[사설] 응급실 마비에 코로나19 확산까지, 정부 대응 안이하다

문제는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우며 버텨온 전문의들마저 탈진·사직 등으로 속속 이탈하고 있다는 데 있다. 충북 지역 유일의 상급 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전문의 6명 중 2명이 병가 등을 떠나면서 지난 14일 하루 문을 닫았다. 세종충남대병원도 이달부터 응급실 진료를 축소했고, 순천향대 천안병원과 강원도 속초의료원 등은 응급실 문을 일시적으로 닫았다. 다른 대형병원들도 의사가 부족해 응급실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경증 환자들은 응급실에 가지 말라는 당부만 반복할 뿐이다. 그저 응급실 갈 일 없도록 각자 몸조심하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늑장 대응도 빈축을 사고 있다. 입원 환자 수는 7월 3주차에 226명에서 4주 만에 1357명으로 6배나 증가했다. 환자가 가파르게 느는 데 비해 치료제, 진단 키트 공급은 따라가지 못해 의료진이 애를 먹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예측한 것 이상으로 단기간에 사용량이 급증했다”며 준비 부족에 대해 사과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유행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쯤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까지 유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어떠한 위기 상황에도 응급실은 돌아가게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는 최근 전공의가 없어도 병원이 정상 운영되도록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혁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장 생사를 오가는 응급 환자가 치료받을 곳이 사라지는 판에 이에 대한 대책이 빠진 장기 계획은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의료계와 협의해 응급실만큼은 제대로 가동되도록 빈틈없이 조치해야 한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응급실 대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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