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일 싸"…고분양가 논란에도 뜨거운 청약 열기
1년 새 37.6% 치솟아
강북 3.3㎡당 5000만원 돌파
강남권 7000만원 육박 쏟아져
지난달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의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 전용면적 84㎡는 최고 12억원대에 공급됐다. 2년여 전 분양한 인근 단지 ‘장위자이레디언트’(10억원 초반)보다 가격이 2억원가량 높다. 마포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는 지난 6월 서울 강북 일반 아파트 중 처음으로 3.3㎡당 분양가가 5000만원을 넘었다. 지난달 공급한 서초구 ‘래미안원펜타스’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중 최고가를 썼다.
서울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경쟁하듯 치솟고 있다. 금융비용과 인건비, 원자재 가격 등이 일제히 큰 폭으로 올라 분양 원가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연말까지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강남권에서 아파트 공급이 잇따라 분양가 고공행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강남권 3.3㎡당 7000만원 ‘코앞’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민간아파트 3.3㎡당 분양가(직전 1년간 HUG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단지 평균)는 4401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달(4190만원)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었는데 한 달 만에 211만원 더 올라 4000만원대 중반에 이르렀다.
서울 민간아파트 3.3㎡당 분양가는 작년 1월 3000만원을 돌파해 17개월간 3000만원대에 머물렀는데 최근 분양가 상승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를 비롯해 고가 단지가 최근 분양시장에 풀린 영향이 크다. 올해 들어 서초구 ‘메이플자이’(6705만원), ‘래미안원펜타스’(6736만원), 강남구 ‘래미안레벤투스’(6480만원) 등 3.3㎡당 분양가가 7000만원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쏟아졌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연내 서초구 ‘래미안원페를라’(총 1097가구)와 강남구 ‘청담르엘’(1261가구)을 비롯해 강남 3구에서만 13개 단지가 분양을 계획 중이다. 예정대로 물량이 나온다면 서울 평균 분양가를 더욱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
서울 비강남권과 지방 아파트도 분양가가 뛰는 건 마찬가지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이 최근 전용 84㎡ 일반분양가를 14억8000만원으로 추정해 부동산 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HUG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도권 전체 3.3㎡당 평균 분양가는 2773만원으로 1년 전 대비 23% 상승했다. 지방 광역시와 세종시의 분양가(2012만원)도 1년 새 18% 뛰며 2000만원을 재돌파했다. 부산에서도 올해 전용 84㎡가 20억원을 웃도는 고가 단지(수영구 ‘테넌바움294 Ⅱ’)가 나왔다. 전국 평균 분양가는 1878만원 수준이다.
◆공사비, 3년 새 16% 상승
분양가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공사 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주거용 건물 공사비지수는 2021년 6월 110.73에서 올해 6월 128.87로 3년 새 16.4%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금융비용이 치솟은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인건비와 규제 비용이 상당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분양팀장은 “하도급 입찰을 할 때 예산의 150% 수준에 낙찰이 이뤄지는 사업장이 있을 정도로 인건비 등이 크게 올랐다”며 “정부의 안전·품질관리 강화 규제와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과의 갈등으로 공사 기간이 길어지는 데 따른 비용 인상분도 크다”고 말했다. 내년 민간 공동주택에 도입될 예정인 제로에너지 인증 의무화(에너지자립률 20~40% 달성)도 공사비 추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수도권 청약 열기가 분양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얘기도 있다. 고분양가 논란이 벌어진 단지조차 수요자들 사이에서 ‘지금이 가장 저렴하다’는 심리가 확산해 ‘완판’(완전 판매)되고 있어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 선호 지역에선 가격을 비싸게 책정해도 100% 계약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판단에 공사비 상승분 이상으로 분양가를 올리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선 미분양이 쌓여도 상승한 원가 부담 때문에 분양가를 조정하기 쉽지 않은 만큼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인혁/김소현/사진=강은구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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