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① "'박정희 우상화' 홍준표, 독재 망령으로 동대구역 더럽히지 말라"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앞 공간이 '박정희 광장'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대구시는 8월 14일 동대구역 앞에 5m짜리 기둥을 세우고 '박정희 광장'이라는 이름표를 붙였는데요, 이곳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도 곧 들어설 예정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박 전 대통령의 공을 우리가 기려야 한다"고 했는데요, 바로 뒤에서는 대구 지역 시민사회 활동가와 5개 야당에서 "하필이면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독립군을 탄압했던 독재자의 이름을 광장에 세우느냐"며 규탄 집회를 했는데요, 시민사회와 야당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이상룡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
과거를 팔아 미래를 망치려는 홍준표 시장을 강력히 규탄한다.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정의, 대구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분투해 온 우리는 끓어오르는 분개와 참담한 심정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섰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일제의 식민 지배에 맞선 민족독립운동의 성지이자 이승만 독재에 맞서 해방 후 첫 민주화 운동을 일으킨 이곳에 친일과 독재의 상징인 박정희의 망령을 불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동대구역이 어떤 곳인가? 동대구역은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경부선 철도의 심장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열차가 정차하고 서울역에 이어 두 번째로 승하차객이 많은 역으로 전국의 시민이 드나드는 나들목이자 세계의 시민이 첫발을 내딛는 관문이다. 이런 동대구역 광장에 오늘부터 45년 전에 죽은 독재의 화신 박정희의 이름을 우뚝 세우고, 무덤의 관을 열어 그 망령이 마음껏 배회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친일과 독재 망령이 되살아날수록 대한민국과 대구 지역의 민주주의, 민족정신은 추락하고 민생은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것이 8.15 광복 79주년을 기념하는 홍준표의 역사관이며, 홍준표식 행정인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 2년 3개월 만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세계 17위에서 47위로, 언론자유 지수는 62위로 추락하였다. 일제의 조선총독부 수장인양 일본의 식민 지배 역사 지우기에 앞장서고, 독립기념관장 등 국가기관장에 친일 인사들을 대거 임명하여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까지 왜곡하려 하고 있다.
홍준표 시장은 어떤가? 비판적 시민단체와 언론사를 수시로 고발하고 법령과 조례마저 무시하는 홍 시장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의 민주주의, 언론자유 지수를 비교하는 조사가 있다면 꼴찌를 면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이미 광역단체장 지지율 조사와 주민 만족도 조사에서 대구시는 10순위에도 들지 못하여 조사기관의 발표 자료에 언급조차 되지 않는 수준이다. 지역 총생산과 자영업 폐업률 등의 경제지표와 민생지표 역시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전락하였다.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퇴행과 폭주를 거듭하는 동안 대구 사회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삶은 더욱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시대착오적인 사고에 물든 홍준표 시장은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여 표지판을 세우고 동상 건립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법령과 조례까지 위반하여 무단으로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남춘미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과 국토부의 '지명 업무 편람' 및 '대구시 지명위원회 조례'에 따르면 지명을 제정, 변경, 폐지할 때는 동구청과 대구시청 지명위원회의 심의, 국토교통부 지명 고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대구시는 이런 절차도 전혀 밟지 않았다. 법률과 조례마저 무시하고 독단을 자행하는 것이다.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8월 14일은 어떤 날인가? 일본군 성노예로 인권을 착취당한 위안부 기림의 날이자, 일제 36년의 압제를 끝내고 민족이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8.15 광복절 전야이다. 이런 날에 혈서로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 관동군 장교로 항일 독립군을 토벌한 자인 박정희의 이름을 동대구역 광장의 이름으로 명명하는 표지판 제막식을 개최하는 것은 홍준표 시장이 얼마나 반역사적이고 반인권적 사고에 빠져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하는 것이 극우세력에게 충성하여 다시 한번 대권 후보 자리를 넘보는 전략인가? 그렇게 해서 남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도시, 다양성이 사라진 질식사할 것 같은 도시로 대구의 이미지에 똥칠한 최악의 대구시장이라는 오명일 뿐이다. 홍 시장은 과거를 팔아서 미래를 망치는 최악의 정치인이 될 것이다.
홍준표 시장이 세운 이 표지판은 당장 철거해야 한다. 박정희 기념 조례에 시민 886명이 반대 의사를 제출했고, 단 한 명의 찬성도 없었다. 대구시는 박정희 동상 찬성 여론이 높다고 하지만 그 실체를 아는 시민의 생각은 다르다. 박정희 광장과 동상이 대구시민의 세금으로, 그것도 대구 관문 동대구역과 지성의 공간 대표도서관에 세워진다는 것을 아는 시민들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오늘 이 표지판의 철거를 강력하게 요청하며 동상 건립 저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밝히며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마지막 구호 세 번 같이 따라 해 주십시오.
하나, 8.15 광복절에 친일 부역자 박정희 우상화 추진하는 홍준표 시장 규탄한다.
하나, 법률과 조례마저 무시하는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의 독단 행정 규탄한다.
하나, 독재의 망령으로 동대구역을 더럽히지 말라. 박정희 광장 표지판 즉각 철거하라.
하나, 대구를 보수 수구 도시로 전락시키는 박정희 우상화 사업 즉시 중단하라.
2024년 8월 14일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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