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고교 수학 공부… '초등 의대반' 전국 확산

김영훈 기자 2024. 8. 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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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 영향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중심으로 성행하던 '초등 의대반'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13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이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총 89곳의 학원에서 초등의대반 홍보물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원의 의대반에 들어가려면 초등 2~3학년이 고1 수학까지 선행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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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을 중심으로 성행하던 '초등 의대반'이 의대 정원 확대에 힘입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서울 시내 한 학원가에 의과대학 준비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의대 정원 확대 영향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중심으로 성행하던 '초등 의대반'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13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이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총 89곳의 학원에서 초등의대반 홍보물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학원들이 개설한 프로그램은 총 136개이다. 지역 별로는 서울이 28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20곳 ▲대구 10곳 ▲인천 5곳 ▲부산 3곳 등의 순이다.

초등의대반 72개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수학 선행학습 정도는 평균 4.6년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 수학 과정을 학습한다는 의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한 학원은 초등학교 5학년을 대상으로 7년을 앞당겨 고2 과정인 수학1까지 배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등의대반의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다. 한 프랜차이즈 학원은 초등 2~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레벨테스트 문제에 고1 수준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학원의 의대반에 들어가려면 초등 2~3학년이 고1 수학까지 선행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교육과정과 비교하면 최대 18학기 내용을 선행 교육 하는 셈이다. 현재 초등학교 2학년 수학 교육과정은 '덧셈과 뺄셈'과 '네 자리 수 읽는 법' 등이 중심이다.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 대학 교육과정을 수업내용에 포함하는 프로그램도 존재했다. 초등 5학년을 대상으로 의대반을 운영하는 5개 학원을 분석한 결과 중학교 2학년 1학기용으로 출간된 교재에 가우스 기호 등 대학 과정에 해당하는 문제가 다수 실렸다.

구본창 사걱세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개최한 토론회에서 "초등의대반 같은 과도한 선행 사교육 상품은 학생·학부모 부담을 가중할 뿐 아니라 교육 불평등을 악화하는 원인인데도 현행 법률로는 전혀 규제할 수 없다"며 '초등의대반 방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초등의대반 같은 사교육 현장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교육 격차와 교육 불평등은 더 심해지고 궁극적으로 아이들의 인권 보장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학원가의 초등의대반 개설 실태를 면밀하고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선행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mike4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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