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0번째 금 반효진… ‘15시간50분’ 필리버스터 박수민[금주의 인물]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최연소 선수인 반효진(17·대구체고)이 한국의 하계올림픽 출전 역사상 100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반효진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여자 사격 공기소총 10m 결선에서 슛오프 끝에 중국의 황위팅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효진은 2021년 처음 사격을 시작해 불과 3년 만에 세계 정상까지 오르는 놀라운 사격 실력을 선보였다. 24발을 쏘는 결선에서 251.8점으로 동률을 이룬 둘은 단 한 발로 운명을 가르는 슛오프에서 반효진이 10.4점을, 황위팅이 10.3점을 쏴 희비가 갈렸다.
반효진의 금메달은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네 번째 금메달이자 역대 하계올림픽 출전 사상 100번째 금메달이다. 한국은 1976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양정모가 레슬링 자유형 62㎏급에서 첫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48년 만에 세계 13번째로 하계올림픽 금메달 100개를 채웠다.
반효진은 16세 313일의 어린 나이에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해 1988년 서울올림픽의 양궁 윤영숙(17세 21일)이 갖고 있던 한국 선수의 하계올림픽 최연소 금메달 기록까지 새로 썼다.
오해원 기자ohwwho@munhwa.com
2. 김용태 13시간12분 기록 깨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기록을 세웠다. 박 의원은 전날 오후 2시 54분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 반대 토론자로 나와 이날 오전 6시 44분까지 단상을 지켰다. 무려 15시간 50분이나 된다. 나흘 전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에 반대 토론자로 나섰던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이 세운 13시간 12분을 깼다.
박 의원은 “현금 살포 방식은 필요한 곳에 필요한 방법으로 전달될 수 없다”며 “25만 원 지급은 13조 원의 국가채무다. 취약계층을 보듬거나 생산성을 높이거나 둘 중 하나의 효과는 있어야 하는데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관료 경험을 살려 법안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행정고시 36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예산, 세제 등을 다뤘고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 등을 역임했다. 또 슬라이드 등 시각 자료도 충실하게 준비해 설득력을 높였다.
박 의원은 야당을 향해 협치를 간곡히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토론 마지막에 “진보의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 보수의 걱정과 분석도 받아달라. 해법을 함께 다시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3. 대선 부정선거 의혹에 위기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난달 28일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를 선언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계속되는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31일 대법원에 투·개표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는 등 권력을 이어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당국의 마두로 당선 발표 후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계속돼 16명이 사망하는가 하면, 미국이 공개적으로 야권 후보의 승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나서는 등 국내외적인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그간 이념적 연대와 동지애로 마두로 정부를 옹호해왔던 중남미의 좌파 정부들도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2017년 대선 때 부정선거를 항의하는 시위를 진압하고, 야당 탄압과 사법부·입법부·행정부 장악에 몰두해 온 마두로 대통령은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마두로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정권에서 국회의장, 외교장관, 부통령에 오르며 승승장구했고, 2013년 차베스 사망 후 권력을 움켜쥔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의 포퓰리즘 정책도 그대로 계승했다. 그 결과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했던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붕괴됐고, 국민 770만여 명이 나라를 떠난 상태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4. 우크라에 감격의 첫 메달 펜싱 올하 하를란
올하 하를란이 우크라이나에 2024 파리올림픽 첫 메달을 안겼다. 지난해 하를란은 조국을 침공한 러시아 선수와의 악수 거부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 파리올림픽 출전 불발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끝내 값진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를란은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페메르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의 최세빈을 15-14로 누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를란은 동메달을 획득한 후 눈물을 쏟았다. 얼굴을 감싼 손끝엔 우크라이나를 뜻하는 푸른색과 노란색이 빛났다.
하를란은 지난해 7월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64강전에서 러시아 출신의 안나 스미르노바를 꺾고 악수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규정상 악수는 의무이기에 하를란은 실격을 당했다. 하를란은 이 실격으로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해 필요한 세계랭킹 포인트를 놓쳤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구제로 파리올림픽에 참가했다. 하를란은 “조국을 위한 메달이고,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메달”이라며 “여기 오지 못한 선수들, 러시아에 의해 죽은 선수들을 위한 메달”이라고 강조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5.‘노동개혁’진두지휘 발탁 김문수 고용장관 지명자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 ‘막말·극우 정치인’ 등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김문수 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 장관에 지명됐다.
김 지명자는 1970년 서울대 경영학과 입학 후 전국학생시위와 민청학련 사건으로 두 차례 제적됐고 1980년대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인천 5·3 민주항쟁 과정에서 두 차례 구속되며 ‘노동운동의 상징’으로 불렸다. 이후 정치에 입문한 후에는 3선 국회의원(15·16·17대)과 재선 경기지사(32·33대)를 지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문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칭하면서 ‘막말·극우 정치인’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특히 그는 장관 지명 후에도 과거 발언을 고수하며 야당·노동계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다만 김 지명자가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경사노위 내에선 노동계를 위한 그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처음에는 직원들 사이에 ‘극우 정치인’이란 선입견이 강했지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한국노총을 비롯해 미조직 근로자들을 만나려 지방을 훑고 다녔다”며 “노동계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며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복귀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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