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과세 특례' 등 세법개정안… 전문가들 실효성 의문

대상층 한정적이고 지방 수요 늘지 않으면 실효성은 미미 지적

정부가 지난 25일 내놓은 세법개정안 혼인과 인구감소지역에 관한 특례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출생과 지방소멸, 미분양에 대응하는 개정안이라는 점에서 긍정 평가를 했지만 집값과 미분양, 저출생에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서울시내 아파트를 바라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지난 25일 내놓은 세법개정안 가운데 혼인과 인구감소지역에 관한 특례가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저출생과 지방소멸, 미분양에 대응하는 개정안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대상층이 한정적이고 수요를 늘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여 저출생과 미분양에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전날 내놓은 세법개정안은 1주택을 각각 보유한 남녀가 혼인해서 1가구 2주택자가 된 경우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1가구 1주택 간주 기간을 현재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한다.

결혼 가구의 주택 마련 기회 확대를 위해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와 이자소득 비과세 대상에 세대주만 해당하던 것을 배우자로 확대했다. 이에 결혼할 신혼부부는 특례법을 통해 결혼세액공제를 가구당 100만원까지 수령(지방세까지 포함하면 110만원 수령) 가능해졌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가는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결혼이나 출산을 미뤘던 세대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론 전망되지만 여유자금을 늘리는 정도이지 저출생 해결에 실효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인구소멸 우려 지역의 주택과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대상으로 한 과세특례도 신설됐다. 정부는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내 주택을 2026년 말까지 구입하면(공시가격 4억원 이하)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할 예정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의 전용면적 85㎡와 취득가액 6억원 이하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사도 1가구 1주택 특례가 적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구 감소 지역의 주택 매수세를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효성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인구소멸 지역의 경우 여러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만으로 미분양 해소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 주택 100채 기준 1~2채는 팔리겠다만 인구 소멸 지역의 인구를 늘리고 미분양을 해소하려면 조금 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 100 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 결론적으로 인구 소멸 지역 같은 경우에는 현재처럼 양극화가 심한 시기에는 주택 매입 수요가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과세를 해준다고 매수세가 몰려갈 만하다고 보여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에 지방 소멸 같은 문제가 심화돼 국가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을 타깃으로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집값 상승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혼부부만을 대상으로 한 만큼 수요층이 생각보다 크지 않고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 수석위원은 "신혼부부와 같이 일부에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는 집값에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며 "인구소멸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주는 세제 혜택도 추가 구입 수요를 끌어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아 기자 tjddk9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