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여론조사] 선호하는 코스 1위는 성중종주…대피소는 세석, 장터목대피소 인기

조경훈 2024. 7. 2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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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레인저와 네이버 밴드 독자들에게 묻다

연간 380만 명이 찾는 크고, 넓고, 깊은 지리산! 지리산에 대한 사람들의 추억과 감상은 각양각색 다양하다.

이들은 왜 지리산을 찾는 걸까? 또 이들이 보고, 느낀 지리산은 어떤 모습일까? 지리산을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본지는 지리산 국립공원 레인저들과 월간산 밴드 구독자들에게 '지리산' 관련 설문 조사를 했다. 총 7개 문항을 질문했고, 지리산 레인저 43명과 밴드 구독자 151명, 총 194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그 결과를 공개한다.

지리산은 워낙 산행 코스가 다양해 모든 답변을 소개할 순 없었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코스들만 취합해 소개했다. 선호하는 지리산 특정 구간에 대해서는 연하선경에 대한 언급이 압도적이었다. 성삼재~노고단 구간이 그 뒤를 이었다.

*대피소 한줄평

노고단대피소

지리산의 가장 신식 건물. 매력적인 1인 1실

연하천대피소

지리산 다른 곳에 비해 목넘김이 상쾌한 샘물

벽소령대피소

깔끔한 시설, 아름다운 벽소령 명월

세석대피소

세석평전이 한눈에 보이는 곳. 크고 깔끔한 시설.

장터목대피소

천왕봉 일출산행의 전초기지.

치밭목대피소

아늑하고, 고즈넉한 매력이 일품.

※ 사실 라면과 삼겹살을 떼어놓긴 굉장히 힘들다. 대피소 취사장을 둘러보면 대부분의 등산객이 두 음식을 함께 즐긴다. 소개된 답변 이외에도 꽤 흥미로운 음식들이 꽤 있었다.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근무 중 먹은 어머니께서 직접 담근 총각김치와 주꾸미.

2) 동료 직원이 만들어준 냉채 훈제오리 월남쌈.

3) 강기용 주임이 멸치 다시다 국물로 만들어준 잔치국수.

4) 일행 8명이 각자 가져온 재료를 한데 모아 만들어 먹었던 비빔밥.

*하산 후 음식 메뉴

1등_산채비빔밥, 2등_지리산 흑돼지

※월간산 독자와 지리산 레인저 모두 봄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머지 순위에 대해서는 결과가 조금 상이했다. 특히, 레인저들은 봄 못지않게 지리산의 겨울을 좋아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리산 레인저에게 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탐방객은?

1) 과거 대피소 테이블에서 식탁보를 깔고 와인을 즐기던 낭만 탐방객들.

2) 드라마 '지리산'을 보고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던 대만 국적의 탐방객.

3) 젊은 시절 산악마라톤을 즐겼다던 탐방객. 그는 무리한 산행으로 무릎이 망가져서 중산리~장터목 구간 오르는 것도 힘들어했다. 결국 헬기로 구조되어 하산했는데, "젊었을 때 경치 구경도 하면서 산을 조금 천천히 다닐 걸…"이라며 후회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4) 음주가 허용되던 시절, 한 잔 하시고는 노래방을 찾으시던 분.

5) 첫 근무 당시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해 주신 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짧은 한마디가 큰 감동과 울림을 줬다.

6) 노란 옷을 입고 단체로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등산하던 유치원 어린이들. 엄청 귀여웠다.

7) 눈 쌓인 지리산에 한 살 된 아이를 업고 연하천대피소에 나타나, 하룻밤 묵을 자리가 있냐고 물었던 탐방객.

8) 로타리대피소 근무 중, 지리산에 올 때마다 공단직원들 고생한다며 간식과 특식을 사다 주시고, 탐방로 환경정화도 해주시던 분. 정말 감사했다.

9) 대피소에서 벨보이 찾던 독특한 탐방객.

10) 젊은 시절 빨치산 토벌대로 근무하셨다던 1923년생 할아버지.

11) 아빠의 대피소 첫 출근을 함께해 준 아들. 아들과 함께 걷고, 쉬고, 먹었던 곳을 그리며 항상 힘을 낸다.

12) 매일 김해에서 천왕봉까지 오르시던 한 탐방객. 지리산 덕분에 암도 완치했다고 했다.

13) 과거 산악회 대장 중 직원들을 많이 도와주시던 분이 있었다. 항상 집게를 들고 다니며 쓰레기도 주워 주셨고, 담요 대여 시절에는 직원들 담요 접는 것까지도 도와주셨다.

월간산 독자에게 물었다! 지리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1) 10년 전 처음으로 성중종주 할 때 천왕봉에서 맞이한 일출이 아직도 생생하다

2) 1980년대 어느 여름 지리산을 종주하면서, 노고단 근처에서 비 맞으며 먹던 라면 맛.

3) 20년 전 종주산행 중 세석대피소에서 등산화를 잃어버린 일. 그때는 신발을 훔쳐가거나, 바꿔 신고 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

4) 1988년 대학생 때, 로타리와 세석에서 텐트 치고 야영하며 산행했다. 그때 만난 한 가족이 기억에 남는데, 남편은 본인 키보다 더 큰 배낭을 메고, 아내는 5~6개월 된 아이를 업고 양산 쓰고 산행하고 있었다.

5) 30년 전 칠선계곡~화엄사까지 3박4일간 홀로 첫 지리산 종주를 했던 경험. 40kg 넘는 120L 배낭을 메고 걸었다.

6) 4년 전 성백종주를 하다가 발에 물집이 크게 잡혔다. 포기하고 싶진 않아서, 결국 맨발로 장터목대피소에서부터 백무동까지 내려갔다.

7) 1990년대 중반쯤, 한겨울 산행하다 대피소에 텐트 치지 못하고 화장실 통로에서 쪼그려 잤던 일.

8) 군대 막 제대한 학교 선배가 지리산 종주 가자고 해서 따라간 경험. 처음이라 무척 힘들었다.

9) 이원규 시인의 시를 보고 견딜 수 없어, 무작정 지리산에 올랐다.

10)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오른 천왕봉에서 등산객 모두가 합창으로 애국가를 부른 일.

11) 반야봉 삼거리에서 배낭을 두고 반야봉까지 다녀왔는데, 반달곰이 도시락을 꺼내 먹고 주변을 신나게 어지럽히고 사라졌다.

12) 벽소령대피소를 지나다 반달가슴곰 뒷모습을 봤다.

13) 연하천 산장에서 한의대 출신 일행이 급체한 어린이에게 침을 놓아 회복시킨 일.

14) 장터목대피소에서 밤새 들었던 풀벌레 소리가 아직도 쟁쟁하다. 무척 그립다.

13) 예보에 없던 비를 만나 벽소령대피소 근처에서 비박할 뻔 했는데, 대피소 직원의 배려로 건물 안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 모두 불편함을 무릅쓰고 자리를 양보해 가며 무사히 하룻밤을 보냈다.

월간산 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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