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 해소된 강남 재건축, 재개 시동…하반기 신규 ‘분양’ 쏟아진다
시공사·조합 비용 인상 속속 합의
서울 강남 3구 1만5000가구 추산
그동안 분양을 미뤄왔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속속 분양 일정을 잡고 있다. 올 하반기 강남에서만 1만5000가구가 대기 중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사비 상승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분양가 상한제 규제로 가격을 더 올려 받는 데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분양을 미루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새 아파트 공급물량은 1만5000가구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 서울 전체 공급물량(약 3만6000가구)의 42%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1294가구)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증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는 오는 2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 일정을 개시한다. 2022년까지만 해도 선분양을 계획했던 이 단지는 이후 시공사 교체 등을 둘러싼 각종 법적 다툼을 겪으며 분양 일정을 미뤘고, 결국 후분양으로 선회했다. 분양가 상한제 규제하에서 분양가를 최대한 높여 받을 수 있는 우회로를 찾은 셈이다. 래미안 원펜타스의 3.3㎡당 분양가는 6737만원으로, 조합이 원했던 분양가(7500만원)보다는 낮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 중에서는 가장 높다. 직전 역대 최고가는 지난 2월 서초구에서 분양한 ‘메이플자이’(3.3㎡당 6705만원)였다. 그럼에도 주변 시세 대비 최대 20억원 낮게 공급돼 ‘역대급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밖에 강남구 도곡동 삼호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레벤투스’와 대치동 대치동구마을 3지구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도 하반기 분양을 예고했다. 서초구 방배동에서는 방배5구역을 재건축한 ‘디에이치 방배’와 방배6구역을 재건축한 ‘래미안 원페를라’ 등도 하반기 분양 일정을 확정했다.
최근에는 분양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시공사·조합 간 공사비 갈등도 속속 해소되고 있다.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공사비를 3.3㎡당 666만원에서 811만5000원으로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앞서 시공사들은 공사비를 889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조합은 지난 16일 열린 총회에서 서울시 중재를 거친 인상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고, 10월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다.
청담르엘(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도 공사 중단 사태까지 이를 뻔했던 롯데건설과 조합 간 공사비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하고 9월 일반분양을 계획 중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를 더 올릴 수 없는 데다, 공사비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차라리 빨리 재건축을 하자’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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