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마다 주민들 숨져”… 에티오피아 산사태로 최소 229명 사망
에티오피아 남부 산악 지역에서 연이은 산사태로 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실종자 수색 작업이 길어지는 가운데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수도 아디스아바바로부터 서남쪽으로 약 450㎞ 떨어진 고파의 산악 마을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매몰됐다. 사망자는 전날까지 55명으로 집계됐으나 이날 오후 기준 229명까지 늘었다. 남성 148명과 여성 81명이며 이 중에는 어린이와 임신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산사태는 두 번에 걸쳐 연달아 일어나 피해 규모를 키웠다. 첫 번째 산사태 이후 경찰과 지역 주민들이 피해자들을 구조하던 와중 두 번째 산사태가 터져 이들까지 함께 매몰됐다. 한 지역 행정관은 언론에 “희생자 대부분이 초기 산사태로 피해를 본 이웃들을 도우러 갔다가 매몰됐다”며 “지역 행정관, 교사, 보건 전문가, 농업 전문가 등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7월부터 9월 중순까지인 우기 기간에 산사태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고파는 비교적 산이 많은 외진 곳인 데다, 토양이 단단하지 않아 폭우나 산사태 시 큰 피해를 보는 지역이다. 이곳 출신의 한 난민은 AFP통신에 “이런 재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 비슷한 일로 20여 명이 사망했다”며 “그전에도 거의 모든 장마철에 주민들이 희생된 적 있다”고 했다.
앞서 유엔 인도적지원조정실(OCHA)은 지난 4월과 5월 에티오피아 남부에 쏟아진 계절성 호우로 1만9000여 명이 영향을 받고 1000여 명이 이재민 신세가 됐다고 밝혔다. 과거 2016년엔 남부 울라이타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41명이 숨졌으며, 이듬해 아디스아바바 외곽에서 폭우로 쓰레기 더미가 무너지며 113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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