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나체 사진 찍게 만든 조주빈 “강제추행죄는 위헌” 주장했지만…

이가영 기자 2024. 7. 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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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뉴스1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8)이 여성을 협박해 강제로 나체사진을 찍게 했다가 강제추행죄로 추가 기소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로 조주빈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조주빈이 형법 298조에 대해 낸 헌법소원에 관해 지난 18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조주빈은 온라인에서 ‘조건 만남’을 해주겠다는 빌미로 여성을 유인한 뒤, 조건 만남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여성에게 나체 사진을 촬영하게 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재판 진행 도중 조주빈은 강제추행죄 조항의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폭행’이나 ‘협박’의 의미가 모호해 헌법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조주빈의 의견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재판부는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새로운 처분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이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우선, 심판 대상 조항 속 단어의 뜻이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예컨대 ‘폭행’이라 함은 거칠고 사나운 행동으로서 유형력의 행사를, ‘협박’은 타인에게 겁을 주는 등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일컫는다. ‘추행’은 타인의 의사에 반해 그 사람의 성적 자유 또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 일체를 뜻한다.

헌재는 또 “강제추행 피해자는 심각한 정신적‧정서적 장애를 경험하거나 그 후유증으로 말미암아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다”며 “강제추행죄는 그 죄질이 나쁘고 피해를 돌이키기 어려우며 가해자에 대한 비난 가능성 또한 상당이 높다”고 봤다. 그렇기에 이 조항의 법정형 상한을 비교적 높게 설정한 건 무거운 처벌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고,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주빈은 2019년 5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수십 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2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지난 2월에는 강제추행 혐의가 대법원에서 인정돼 징역 4개월이 추가됐다.

조주빈은 2019년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어 형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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