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건희 검찰청 소환쇼’조차 안 해…특검 필요성 더 커졌다”

엄지원 기자 2024. 7. 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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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가방 수수와 관련해 비공개로 조사한 사실을 21일 공개하자, 야당에선 "면죄부를 주기 위한 황제 조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검사 출신인 박은정 혁신당 의원도 "검찰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도 검찰청사로 공개 소환해 조사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은 현직 대통령보다 더 안전과 보안이 필요한 특수계급인 것 같다"며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게 불려가서 조사를 당한 건 아닌지 실소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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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제3장소 비공개 조사’ 뭇매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가방 수수와 관련해 비공개로 조사한 사실을 21일 공개하자, 야당에선 “면죄부를 주기 위한 황제 조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조사 시기와 방식을 모두 문제 삼으며 “‘김건희 특검’의 필요성만 더 커졌다”고 강공에 나선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관련 언급을 꺼리며, ‘김건희 리스크’의 전면 재부상 가능성에 긴장감을 내비쳤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약속대련의 막이 올랐다. 유명 배우도, 야당 대표도, 전직 대통령도 수차례 섰던 검찰청 포토라인을, 역시나 김건희 여사 혼자만 유유히 비켜 갔다”며 “방식도, 날짜도, 장소도 모두 김건희 여사 픽(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어 “퇴임이 두달도 남지 않은 검찰총장은 성역 없는 수사력을 증명할 시간도 능력도 놓쳤다”며 소명은커녕 면피용 비공개 조사는 국민 분노만 증폭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특히 조사 시기를 문제 삼고 있다.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인 2020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시작된 뒤 줄곧 김 여사 소환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오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 국민청원 청문회’를 앞두고서야 “소환 쇼”를 연출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그와 관련된 의혹들을 짚는 26일 청문회에 모친인 최은순씨와 함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을 걸로 알려졌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에도 김 여사가 연루됐단 주장이 제기되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무마하려고 조사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 여사 조사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등 점점 옥죄어오고 있는 국정농단 의혹 여론에 물타기 하기 위한 방탄 카드”라며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를 앞에 두고 검찰과 김 여사가 국정농단의 국민적 의혹을 물타기 하기 위해 꼼수 협잡을 벌인 결과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보안청사에서 비공개로 조사했다’는 검찰의 조사 방식도 뭇매를 맞고 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검찰은 묵은 과제를 수행했으니, 이제 김씨(김 여사)의 뇌물 수수와 주가조작 혐의가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질 때까지 사건을 뭉개려 할 것”이라며 “그러려면 최소한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하는 쇼라도 벌였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박은정 혁신당 의원도 “검찰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도 검찰청사로 공개 소환해 조사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은 현직 대통령보다 더 안전과 보안이 필요한 특수계급인 것 같다”며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게 불려가서 조사를 당한 건 아닌지 실소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총선 패배로 이어진 ‘김건희 리스크’가 또다시 정국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수사 중인 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민주당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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