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만 300그릇 가까이" 삼계탕집 초복 분위기 물씬.. 그런데 제주 고유 복날이?

제주방송 정용기 2024. 7. 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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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 잘 나려면 제때 몸보신은 해줘야지."

오늘(15일) 제주시 삼도동의 한 삼계탕 전문점은 점심시간 전인 오전부터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저마다 뚝배기에서 푹 고아진 두툼한 닭다리를 뜯거나 걸쭉한 국물을 들이키며 삼복더위의 시작 초복을 맞았습니다.

1만 3,000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동네 맛집으로 소문난 이 식당에선 오늘 점심시간에만 포장까지 포함해 300그릇에 가까운 삼계탕이 팔려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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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 삼계탕 전문점 주방 화구가 모두 가동되는 모습


“삼복더위 잘 나려면 제때 몸보신은 해줘야지.”

오늘(15일) 제주시 삼도동의 한 삼계탕 전문점은 점심시간 전인 오전부터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저마다 뚝배기에서 푹 고아진 두툼한 닭다리를 뜯거나 걸쭉한 국물을 들이키며 삼복더위의 시작 초복을 맞았습니다.

1만 3,000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동네 맛집으로 소문난 이 식당에선 오늘 점심시간에만 포장까지 포함해 300그릇에 가까운 삼계탕이 팔려나갔습니다. 뚝배기가 올라간 화구는 모두 불 타올라 주방은 찜통이었습니다.

초복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단골손님인 70대 부 모 씨는 “다른 복날은 몰라도 초복 때는 이 삼계탕을 먹으면서 진짜 여름이 왔다고 느낀다. 다른 곳은 삼계탕이 제법 비싼데 여기는 맛도 좋고 저렴해서 자주 온다”고 말했습니다.

제주시 한 삼계탕 전문점이 이른 점심시간부터 꽉 찬 모습


부 씨의 아내도 함께 뚝배기를 비워내며 원기를 회복하고 있다며 흐르는 땀을 닦아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삼복더위 시작인 초복은 보통 대략 7월 11일부터 19일 사이에 옵니다. 이 시기는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절기상 대서(大暑) 전이기도 합니다.

삼복의 유래는 고대 중국 진나라 풍습에서 전해졌다는 설이 있습니다. 덕공이라는 왕이 여름철에 삼복 제사, 즉 세 차례 제사를 지내면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제사는 해충을 없애려 지냈습니다.

제사만 지낸 게 아니라 제사 뒤 나온 고기를 여러 사람들과 나눠 먹었다는데서 삼복의 기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세시풍속지 ‘동국세시기’에 나옵니다. 이 같은 세시풍속, 제주에도 있었습니다.

제주대학교박물관이 펴낸 ‘할망 하르방이 들려주는 제주음식 이야기’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촌로(村老) 강상우 씨의 생생한 설명이 나옵니다.

제주시 한 삼계탕 전문점 주방


“일월에 난 병아리가 유월 스무날 되면 딱 먹을 만큼 커. 닭이 너무 늙어도 약이 안 되어. 또 농사가 딱 끝난 때가 유월 스무날이라. 막 버치지(힘들지). 콩, 조, 팥, 고구마 같은 거, 그 때 딱 끝나. 가을에 거둬들이지만...(중략)...농사가 다 끝나면 유월 스무날이 되어, 음력으로”

제주의 농사가 마무리될 때 지친 기력을 닭으로 보충해 왔다는 세시풍속을 엿볼 수 있습니다. 촌로의 설명대로면 음력 6월 20일 올해 양력으로는 7월 25일입니다. 때마침 이날은 삼복더위 중 하나인 중복과도 같은 날입니다.

옛 제주도민들이 먹곤 했던 닭제골이라는 요리도 있습니다. 일반 삼계탕처럼 육수에 담가 고아내는 기존 삼계탕과 달리 닭제골은 중탕으로 만들어집니다. 닭 속에 마늘, 찹쌀을 넣고 뚝배기에 넣는 것까지는 비슷합니다.


다만 손질한 닭이 들어간 뚝배기를 끓이진 않고 솥에 넣어 물에 잠기지 않는 중탕으로 조리합니다. 이렇게 닭제골을 만들면 뚝배기에는 닭의 영양분만 담긴 진액이 남게 되겠죠, 양도 얼마 되지 않지만 이걸 마시면 기운을 북돋아 약처럼 먹었다고 전해집니다.

요즘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조리법이긴 합니다. 1960년대만 해도 닭은 집집마다 마당이나 텃밭 등에 몇 마리씩 풀어놓고 기르는 정도였습니다. 양계장에서 대규모로 사육되는 현재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죠.

그만큼 닭이 귀하기도 했습니다. 또 제주에는 토종닭유통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마을이 있습니다. 현재도 교래리에 가면 닭 요리 전문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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