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에 이동국까지' 소신껏 입 여는 축구판 선배들...안정환에 다시 쏠린 팬 시선

권수연 기자 2024. 7. 1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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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지금의 이슈에서 한 단어가 제 머리속을 강타한다. 법적대응" K리그 레전드이자 한국 축구 대표팀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동국도 입을 열었다.

이동국은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이동방송국' 채널의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이번 국가대표 감독 이슈가 크다"며 "5개월이 넘는 시간을 지켜보며 참 아쉽단 생각을 했다. 과정이 좋아야 하는데 한국 축구 팬들의 걱정과 기대만큼 잘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전 한국 축구대표팀 이동국

이어 이동국은 "국가대표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K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뛰었기에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 이슈에서 한 단어가 제 머릿속을 강타한다. 법적대응이다. 누구보다 노력한 사람에게 이런 단어는 아니"라며 박주호 대한축구협회 전 전력강화위원을 저격한 축구협회를 직접 저격했다.

앞서 전날인 8일 박주호 전 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캡틴 파추호'를 통해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을 상세히 폭로했다. 

박 위원이 영상을 찍은 날은 축구협회가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한다고 발표한 날이기도 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5개월간 두 명의 임시 감독(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김도훈 감독) 체제를 거치며 줄곧 공석이었다.

박주호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이 영상을 통해 박 위원은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던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내부 현황을 디테일하게 지적했다.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의 사퇴 전까지 12번 가량의 회의를 거쳤으며, 협회 내부에서는 외인 감독보다 국내 감독을 훨씬 선호한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박 위원은 제시 마시 캐나다 대표팀 감독을 협회에 추천했지만 대부분 관심이 미미했으며, 더러는 마시 감독이 누군지 모른다는 태도를 보여 충격을 받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후 임시 감독 선임 이야기도 전해졌다. 박 위원은 당시 적법한 절차가 아닌 적당한 한국 감독 후보군(박항서, 홍명보, 황선홍)을 추려놓고 투표로 결정했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14일 기준 해당 영상은 조회수 320만을 기록했다.

박 위원의 이러한 초대형 폭로에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내부고발자'라는 낙인을 찍으며 거센 반박에 나섰다.

축구협회 측은 "발언의 진위를 떠나 비밀유지협약을 위반한 박주호를 상대로 법적 조처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박 위원이 한국 축구를 위해 뽑고 싶은 감독상과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이걸 절차상 잘못됐다고 경솔하게 언급한 것은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의 이와 같은 행보에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뛰었던 큰 선배들이 하나둘씩 입을 열어 힘을 싣고있다.

이동국은 "신뢰를 잃은 지금 누구의 탓이 아니라 모두 본인의 탓이라 생각하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축구협회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영표 해설위원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지난 9일 JTBC 및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를 포함해 우리 축구인들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며 "나를 포함한 축구인들은 말 그대로 사라져야한다. 한국 축구가 퇴보했다는 비판에도 동의한다"고 작심 발언을 전했다.

이영표는 박주호 위원과 마찬가지로 "거스 포옛, 다비트 바그너, 홍명보 감독 세 명에게 의사를 물은 뒤 전력강화위원들과 소통을 한 후 발표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됐다. 협회는 정보 보안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는 5개월 간 감독 선임을 위해 함께 노력했던 위원들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허술한 행정 절차를 꼬집었다.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

한국 감독의 선임을 예언한 이천수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리춘수'를 통해 "후배가 내부총질을 했는데 앞으로 (박)주호도 엄청 힘들어질 것이다. 제2의 이천수가 될 것"이라며 축구협회에서 젊은 박 전 위원의 입지가 불안했음을 시사했다.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도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열린 주니어 풋살 행사에 참가해 이 사태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박 디렉터는 "'우리가 이것밖에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커 축구인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특히 박 디렉터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를 두고는 "(사퇴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는 상황에서 내려와야 한다, 말아야 한다를 정하기는 어렵다"며 "정몽규 회장이 스스로 선택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이 가운데 불과 1일 전 K리그에 대해 새로운 영상을 업데이트한 전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 안정환의 채널에 또 한번 축구팬들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안정환은 지난 12일 '스완지 출국 완료! 광주의 별, 그(엄지성)가 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러나 해당 채널의 댓글은 영상과는 관계없는 축구팬들의 비판으로 한가득 찼다. 

한 팬은 "이 시기에 엄지성 스완지 간 것을 분석하고 있느냐"며 "조용하던 박지성도 축협 까는 인터뷰를 했는데"라고 맹렬하게 분노를 표했다. 또 다른 팬은 "입 닫고 있을걸 예상했지만 지금 시점에 이런 컨텐츠를 올리느냐"며 지적했고, 일각에서는 "후배들을 위해 나서지 못할거면 쓴소리도 삼가달라"고 꼬집었다. 

전 축구 대표팀 출신인 김남일, 조원희도 함께 거론되며 화살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안정환이 축구협회에 대해서 욕해주는게 의무는 아니지 않느냐" "갑자기 안정환한테 와서 화풀이하지 마라"등의 반박 의견도 소수 보였으나 대부분은 작금의 침묵에 대해 분개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 가운데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지난 10일 광주전을 끝으로 울산에서 은퇴하며 본격적으로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꾸릴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대비한다. 

 

사진= 유튜브 '이동방송국', '캡틴 파추호', '리춘수', '안정환19' 채널, 대한축구협회, K리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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