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도 입 열었다…“‘법적대응’ 단어 머릿속을 강타”

최혜승 기자 2024. 7. 1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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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전 축구선수가 지난 5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에세이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K리그 최다골’ 기록을 세운 전 축구선수 이동국이 대한축구협회의 대응을 비판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전력강화위원으로 감독 선임 과정을 폭로한 박주호를 법적 조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동국은 13일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지금의 이슈에서 한 단어가 제 머릿속을 강타한다. ‘법적 대응’이다”라며 “누구보다 노력해온 사람에게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과정이 좋아야 하는데 한국 축구 팬들의 걱정과 기대만큼 잘되지 않은 것 같다. 국가대표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K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뛰었던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신뢰를 잃은 지금, 누구의 탓이 아닌 모두가 본인 탓이라고 생각하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 여러 부분에서 K리그와 국가대표팀에 힘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여러분도 지금처럼 한국 축구 응원도 해주시고 쓴소리도 해달라”고 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을 경질했던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5개월간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한 박주호는 홍 감독 선임 과정이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유튜브를 통해 폭로했다. 축구협회는 “박주호가 비밀유지 서약을 어겼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뉴스1

이후 한국 축구 레전드들도 목소리를 더했다. 박지성은 전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역사상 이렇게 많은 외국인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직을 원한 적이 있었나를 생각하면 아쉽다”며 “대표팀 선수들도 당황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몽규 축구협회장 사퇴론에 대해서 “지금은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마땅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내려올지 말지는 결국 회장이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어떻게 장기적으로 축구협회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재확립시키고 신뢰를 심어줄지가 우선돼야 되는 부분이고, 그 상황에서 그 답이 맞는 거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한국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박지성과 함께하는 MMCA 플레이 : 주니어풋살'에서 축구 꿈나무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천수, 이영표 등 홍 감독과 함께 2002년 월드컵에서 함께 활약했던 후배들도 해당 선임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천수는 “축구계가 가장 심한 꼰대 문화(를 갖고 있다)”며 “그거를 (박주호가) 혼자 싸우고 있는 거다. 선배들이 못났다”고 했다.

이런 여론 속에 축구협회는 13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축구협회는 홍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하는 것에 대해 지난 10∼12일 진행한 2024년 4차 이사회 서면 결의 결과, 총 23명 중 21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서면 결의는 차기 이사회 개최까지 시일이 많이 남은 경우 인사 또는 긴급 특별 사안에 대해 실시한다. 이사회 승인에 따라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업무를 공식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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