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열차 가속도" 野,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규탄···與 "생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대규모 장외 규탄대회에 나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결 촉구에 나섰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 9일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돼 국회에서 재표결을 앞두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3일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열린 '채해병 특검법 거부 강력규탄·민생개혁 입법 즉각 수용 범국민대회'에서 "국정농단의 망령이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고 했다.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새로운미래, 진보당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박 원내대표는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 관련 녹취록에서 'VIP에게 얘기하겠다'고 밝혔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이종호씨가 'VIP는 대통령이 아니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라는 해괴한 해명을 내놓았다"며 "이게 말인가, 막걸리인가. 언제부터 해병대사령관을 VIP라 불렀나, 차라리 천공이라고 둘러댔어야 국민들이 이해하지 않겠나. 백번 양보해 해병대사령관에게 구명 로비를 한 결과가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대통령실이 벌집 쑤신 듯 일제히 움직이게 만들었다는 말인가. 상식적으로 앞 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JTBC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 씨가 'VIP'를 언급하며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노력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녹취를 보도했다. 해당 녹취에는 이 씨가 '절대 사표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대통령실은 녹취 파문이 일자 구명 로비에 대해 대통령실은 물론 대통령 부부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김건희 여사도 구명 로비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인데 그러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의 자발적 구명 활동이었단 뜻인가, 그래서 02-800-7070 유선전화로 출장 간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고 대통령 개인 휴대폰으로 여기저기 전화를 한 것인가"라고 했다.
또 "해명하면 해명할수록 의혹만 더 커지고 있다"며 "그래서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해병대원 특검을 거부했다. 수사가 미진하면 자신이 특검을 주장하겠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마저 내동댕이쳤다"며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이어 무대에 올라 "이 더위에 (거리) 끝까지 시민들이 모이신 걸 보면서 탄핵열차는 가속도가 붙었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시나"라며 "지난 (21대 국회서) 특검법 재표결이 부결됐을 때 '탄핵 열차를 이제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재발의한 특검법을 또 거부했다"고 했다.
황 원내대표는 이어 "조국혁신당은 만약 채해병 특검법이 또 부결된다면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윤석열 특검법'을 발의할 것"이라며 "그러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열차는 아주 빠른 속도로 그 종점을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했다.
이석현 새로운미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대통령에 충성하나, 국민에게 충성하나"라며 "채상병 어머님의 간절한 부탁, 해병대 전우들의 호소, 국민들의 분노를 외면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이제 진상을 밝히기 위해, 그리고 나라의 정의를 세우기 위해 특검을 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 의원이 앞장서야 한다"며 "죽음의 진상을 밝혀 채상병의 억울함을 풀고 이 나라의 정의를 세울 수 있는 것은 특검 뿐"이라고 했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는 "진보당은 자격이 없는 대통령을 하루속히 끌어내 국민을 지키고 노조법 2·3조 개정과 민생개혁 입법을 위해 국민과 반드시 싸우겠다"고 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뚫는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민심 압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야권의 범국민대회 시작에 앞서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수사결과는 나오지 않았음에도 거리에 나와 규탄을 하겠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면 모두 오답'이라는 생떼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정략으로 가득찬 특검 추진은 진실 규명을 가로막을 뿐"이라며 "이재명 집권만을 위해 폭주하는 무소불위 거대 야당의 횡포를 끝까지 저지하겠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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