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태극마크 완전 박탈되나…'불법 촬영 혐의' 불구속 기소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불법 촬영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온 축구선수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따라 국가대표 영구 제명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김지혜 부장검사)는 11일 황의조를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황의조는 지난 2022년 6월~9월 4차례에 걸쳐서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하는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황의조의 불법 촬영 피해자는 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황의조는 불법촬영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낸 입장문에서 피해자 신상 관련 정보를 공개해 2차 가해 혐의로도 조사를 받아왔는데,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발표 내용만으로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인적 사항이 공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조는 지난해 6월 자신과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형수를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이 포착됐다. 그는 지난달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검찰은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디지털 성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동영상 등을 올리고 황의조를 협박한 형수 A씨는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황의조가 불구속 기소되면서 그의 국가대표 자격 정지 처분이 영구제명 징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11월 회의를 통해 황의조를 당분간 국가대표에 발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가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의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본인의 사생활 등 여러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정식 징계를 판가름할 기준으로 검찰의 기소 여부를 꼽았는데 11일 기소가 확정되면서 황의조도 대한축구협회 정식 징계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 운영 규정 제14조에서는 폭력, 성폭력, 체육인으로서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를 징계 대상으로 삼는다. 유형별 징계 기준을 살펴보면 '범행 과정을 촬영 또는 유포한 경우 등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 등 성폭력을 저지른 자에겐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처분할 수 있다.
황의조는 불법 촬영 혐의로 뒤숭숭한 가운데 본업인 축구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는 2022년 여름 입단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자리 잡지 못해 임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K리그 FC서울에서 6개월씩 임대 생활을 하고 절치부심한 그는 지난해 여름 프리시즌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친선 경기에도 꾸준히 출전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시즌 개막 후엔 쭉 명단 제외되다가 결국 노리치 시티로 임대를 떠났다.
2023-2024시즌 전반기에는 노리치 시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한 달 간 리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 2골을 터뜨린 황의조는 11월 A매치 일정이 끝나고 대한축구협회에서 국가대표 자격 잠정 정지 처분을 받은 뒤 복귀전이었던 퀸스파크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5경기 만인 지난해 12월 24일 2023-202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허더스필드전서 복귀전을 치렀으나 지난 1월 사우샘프턴과의 경기 이후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하며 임대 계약이 조기 종료 됐다.
이후 올 초 일시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언 황의조는 2월 다시 유럽으로 건너가 이번 시즌 잔여 경기를 소화하는 조건으로 튀르키예 알라니아스포르로 임대됐다.
당시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노팅엄 소속이었던 황의조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 이적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황의조가 유니폼을 착용한 사진, 계약서에 사인하는 사진, 유니폼을 들고 촬영한 사진 등을 골고루 게시했다.
황의조는 "내게 관심을 가져주신 회장님을 비롯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팀에 도착한 첫 순간부터 모두가 나를 매우 환영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현장에서, 훈련에서, 경기에서, 어디에서나 최선을 다해 팀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 최대한 빨리 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황의조는 2월 중순 26라운드에서 아다나 데미르스포르를 상대로 후반 교체 출전해 데뷔전에 나선 지 4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아웃 됐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이었다. 최근 황의조는 계속해서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노리치에서도 지난해 11월 2경기 연속 골을 넣고 햄스트링을 다쳐 한 달 동안 쉬는 등 불운했다. 이번에도 부상으로 데뷔전을 망쳤다.
약 2개월 동안 회복에 전념한 황의조는 시즌 막판 가지안테프 FK와의 31라운드 때 후반 35분 교체 투입돼 복귀전을 치렀고, 갈라타사리전에서는 시간을 더 늘려 연속 교체 출전했다.
코니아스포르전에 이어 앙카라귀쥐전에서도 교체 투입된 황의조는 앙카라귀쥐를 상대로 도움 하나를 기록하며 첫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이후 베식타스, 삼순스포르전에서 침묵한 황의조는 안탈리아스포르를 상대로 마침내 데뷔골을 터뜨리며 1골 1도움으로 튀르키예를 떠나게 됐다. 막판 기사회생했으나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해선 검찰이 기소 결정으로 내리면서 다시 시련을 맞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알라니아스포르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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