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날리면’ 보도가 방송장악 없다는 증거? 이진숙, 공영방송과의 전쟁 선포

구민주 기자 2024. 7. 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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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원장 내정 일성부터 작심 발언
‘청담동 술자리’ ’김만배 신학림‘도 언급하며 “허위‧가짜”
“정부가 방송장악 했다면 이런 보도 가능했겠습니까?”
“지금 언론은 공기 아닌 흉기…난 정치적 중립”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비속어 논란' '청담동 술자리 의혹'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 등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가짜, 허위 기사들"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방송 장악했다면 이런 보도, 이런 기사가 가능했겠느냐"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방송 장악' 비판을 강하게 부정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브리핑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전임 (이동관‧김홍일) 방통위원장 두 분이 단 세 달, 여섯 달 만에 직에서 물러난 걸 목도하고 그 후임으로 지명됐기 때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두 분은 업무 수행에 있어 어떤 불법적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면서 "정치적인 탄핵을 앞두고 방송과 통신 담당 기관의 업무가 중단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난 분들"이라고 그들을 감쌌다.

이 후보자는 "왜 이런 정치적인 탄핵이 벌어졌나. 탄핵을 한 정당에서는 현 정부의 방송 장악을 막기 위해서 탄핵을 발의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가"라고도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겨냥해 "현 정부가 방송을 장악했나"고 반문했다.

MBC의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관련 보도 장면 ⓒ MBC 캡처

그는 윤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비속어 논란 보도를 콕 집으며 "최소한의 보도 준칙도 무시한 보도다. 음성이 100% 정확히 들리지 않으면 보도를 하지 않는 게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또 "청담동 술자리 보도도 마찬가지"라며 "아무런 근거 없이 이른바 '카더라 통신'을 대대적으로 보도‧확산했다"고 비판했다. 2022년 대선 3일 전 뉴스타파가 처음 보도한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관련 인용 보도에서 대해서도 "1억6000만 원의 받은 기자가 가짜뉴스 써줬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이 후보자는 "언론이 부패하면 우리 사회가 썩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면서 "방송이 지금은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비판을 받고 있다"며 공영방송과의 사실상 전쟁을 선포했다.

특히 그는 "오늘 이 시점에서 공영방송, 공영언론이 노동권력 노동단체에서도 독립해야 한다"면서 "공영방송과 공영언론의 다수 구성원이 민노총의 조직원이다. 노동 권력, 노동단체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는 "어느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정치적 중립성 지켰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해서 정치활동한 건 사실이지만 방통위원장에 임명되면 그 직에 맞는 중립성을 가지고 한국의 공영방송 발전, 특히 공영방송의 발전, 통신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선 발표에 앞서 이미 내정설이 돌았던 이 후보자는 MBC 국제부장, 워싱턴특파원, 기획홍보본부장, 보도본부장, 대전MBC 사장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시절 MBC 김재철 전 사장과 더불어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MBC 퇴사 이후에는 2019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총선을 준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특보 대변인을 지냈으며 2022년 지방선거에선 대구시장에 도전했으나 경선에서 컷오프 됐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이 후보자를 소개하며 "언론인으로서의 능력, 경영인으로서 관리 능력과 소통 능력을 고루 갖췄다"면서 "방통위 운영을 정상화하고 미디어 공정성과 공공성을 확보해 방송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이날 내정에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정권이 MBC 장악을 선언한 것"이라며 "정권몰락을 앞당기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 논평할 가치도 없다"며 "윤 대통령 수준에 딱 맞는 인사"라고 직격했다. 야권의 강한 반발로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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