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 이 여행] 시장으로 간 청년들⨉정선, 삼척 청년몰

글 남혜림·사진 신규철 2024. 7. 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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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글 남혜림·사진 신규철)

이 계절, 웅장한 산과 빛나는 바다를 품은 강원도에서 청년 상인을 만났다. 정선 사북시장 '별애별 청년몰', 삼척 중앙시장 '청춘해'는 그들의 열정으로 활기차다.

강원도 정선 사북시장 '별애별 청년몰'은 2020년 10월 문을 열었다. ⓒKTX매거진 신규철

탄광의 역사를 품은 시장, 정선 사북시장 '별애별 청년몰'

과거 정선이 석탄 산업으로 호황을 맞았던 시절, 사북은 호황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꿈을 찾는 광부가 터전을 꾸리고, 석탄을 나르는 기차가 쉴 새 없이 오갔다. 지금은 광부도, 석탄도 보이지 않지만 사북은 여전히 북적거린다. 정선의 깨끗한 자연과 폐광을 활용해 조성한 석탄역사체험관 등이 여행자를 불러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은 물론 여행객도 자주 찾는 사북시장에 2021년 7월 별애별 청년몰이 문을 연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통시장육성재단이 정선군, 사북시장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탄생한 공간인데, 시장 입구에 조성한 5층 규모 건물에 카페, 음식점, 서점, 옷 가게가 옹기종기 모였다. 청년의 개성이 별처럼 빛나는 이곳에서 시장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다.

사북 연탄빵은 옛 가정용 19공탄을 닮은 초코 브라우니 디저트다. ⓒKTX매거진 신규철

사북의 기억을 담다, 감탄카페

사북시장 입구 바로 옆, 파란 간판에 새겨진 연탄 그림이 눈에 띈다. 카페 내부에는 연탄이 더 많다. 쇼케이스 냉장고 안에 줄지어 놓인 조그마한 연탄의 정체는 바로 브라우니. 제법 묵직한 연탄빵을 한 입 베어 물면 진한 초콜릿 맛이 느껴지는데, 은은한 단맛이 입맛을 당긴다. '감동을 주는 연탄'을 줄여 이름으로 내건 감탄카페는 사북고등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장인영 대표가 뜻을 모아 탄생했다. 사북 탄광 문화를 기억하고 이어가자는 마음이 그들을 하나로 만들었고, 3년이라는 준비 기간 끝에 2020년 7월 별애별 청년몰에서 아이디어를 실현했다. "메뉴 개발에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건 청년몰 덕분이에요. 특히 마케팅, 홍보 측면에서 걱정할 게 없었죠." 옛 가정용 19공탄을 똑 닮은 연탄빵은 오리지널 흑탄, 백탄, 보석 흑탄, 눈 내린 흑탄 총 네 종류다. 기본 초코 브라우니에 과일 절임을 얹거나 코코넛을 더했고, 백탄은 화이트 초콜릿과 크랜베리, 아몬드 슬라이스를 조합해 타고 남은 연탄을 형상화했다. 탄광촌 아이들의 꿈과 함께하겠다는 다짐을 안고 수익 일부를 지역 아동, 학생에게 기부하며 달려온 지 4년. 사북의 새로운 여행지가 된 감탄카페는 늘 빵 굽는 냄새가 가득하다.

'별애별 청년몰'에는 음식점, 서점 등 다양한 상점이 입점했다. ⓒKTX매거진 신규철

정선 이야기를 엮은 그림책, 내사랑사book

신종숙 대표는 청년몰 입점 3개월 차를 맞은 신입 그림책방지기다. 책, 특히 그림책을 좋아해 그림책 서점을 운영하고 싶었던 그에게 청년몰은 둘도 없는 기회였다. 2023년 12월, 청년몰 지원 조건인 나이 제한이 완화되자마자 발 빠르게 준비를 마친 덕에 청년몰 건물 4층에 '내사랑사book(북)'이 자리 잡았다. "청년몰에 입점하려고 '별애별' 노력을 쏟았네요. 그림책 판매·대여와 더불어 초등학생, 중학생과 함께 사북 지명 유래나 정선에 어린 설화를 소재로 그림책을 제작하는 수업을 진행 중이랍니다." 정선과 사북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 서가 한편을 꽉 채웠다. 공간에도, 책에도 서점 이름처럼 사북을 향한 신 대표와 지역 주민의 사랑이 가득이다.

시그너처 메뉴인 청양까르보나라를 필두로 치킨텐더샐러드, 목살그릴스테이크 등 다채로운 이탈리아 음식을 만든다. ⓒKTX매거진 신규철

한식과 이탈리아 음식의 만남, 빠Star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4층에 도착하면 노란색 '빠Star(스타)' 간판과 마주한다. 별을 테마로 꾸민 별애별 청년몰과 짝꿍처럼 어울리는 이곳은 김재현・설신애 대표가 이탈리아 음식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해 내는 양식당이다. 파스타, 리소토 등 다양한 메뉴 가운데 청양까르보나라, 우삼겹마라크림파스타처럼 특이한 이름에 호기심이 인다. 스테디셀러 청양까르보나라는 진한 우유 크림과 맵싸한 청양고추를 배합한 크림 파스타. 눈이 번쩍 뜨이는 맛과 든든한 양이 감동을 안겨 준다.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할 수 있어 가장 기쁩니다. 음식의 맛은 신선한 재료에서 나오니까요. 올해 말 정선옥수수크림파스타를 출시할 계획이니 오셔서 맛보세요!"

강원도 삼척 중앙시장 청년몰 '청춘해'는 상설시장 건물 내부에 자리한다. ⓒKTX매거진 신규철

삼척 여행 필수 코스, 삼척 중앙시장 청년몰 '청춘해'

산과 강, 바다가 어우러져 자원이 풍부했던 삼척은 예부터 정기적으로 큰 시장이 열리는 고장이었다. 1916년 삼척항이 자리를 잡고, 탄광 산업 역시 발달하면서 삼척 곳곳에 북평장, 도계장 등 여러 시장이 생겨난다. 그중 읍내장이 명맥을 이어 지금의 중앙시장으로 거듭났다. 삼척 향토 음식을 찾거나 싱싱한 해산물을 구매하려는 여행자에게 필수 코스다. 시장에 여행자를 부르는 요소가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2019년 12월 탄생한 청년몰 청춘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통시장육성재단, 삼척시, 시장 상인, 그리고 청년이 의기투합해 시장 2층과 3층에 청년의 아이디어를 실현한 공간을 만든 것이다. 중앙시장에 비타민처럼 새 활기를 불어넣은 청년몰 청춘해에서 청년의 삶이 꽃을 활짝 피운다.

에이드 캔들은 소이 왁스와 향료, 색소를 조합해 만들어진다. ⓒKTX매거진 신규철

여름을 닮은 캔들, 내마음바다

흰 벽에 쓴 파란색 글자가 바다를 연상시킨다. 상큼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내마음바다' 안으로 들어서면 은은한 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향기의 근원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자 각양각색의 캔들이 깜찍하다. 삼척에서 나고 자란 오진주 대표는 캔들 공방을 열기 전까지 간호사로 일했다. 바쁜 일상에 치이듯 살다 보니 자신의 존재가 희미해져 간다고 느꼈다. 힘들 때마다 떠올렸던 삼척 바다가 그리웠고, 결국 사직서를 낸 뒤 양초공예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제가 좋아하는 삼척과 바다를 표현하고 알리려고 캔들이라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서로를 경쟁자가 아니라 공동체로 여기는 청년몰 상인들이 인상 깊게 남아 지원했습니다. 서로 이끌며 돕고, 부족한 점을 채워 주는 모습이 매력적이었죠." 조곤조곤 말하는 오 대표의 안내에 따라 에이드 캔들 원데이 클래스를 시작한다. 캔들 베이스인 고체 소이 왁스를 녹이고, 원하는 색과 향료를 선택해 왁스와 섞은 다음 붓고 굳히기를 반복한다. 30분쯤 지나자 금세 청량함이 가득 담긴 캔들이 탄생했다. "혼자 사업을 시작하는 청년이라면 고민할 이유가 없어요. 많은 지원과 교육, 그리고 청년몰 상인들이 힘이 되어 줄 거예요."

닭강정은 주문 즉시 염지한 닭 다릿살을 반죽에 입혀 튀겨 낸다. ⓒKTX매거진 신규철

남녀노소 좋아하는 맛, 삼척달강정

양념을 꼼꼼히 발라 윤기가 도는 닭강정 하나를 콕 집어 입에 넣는다. 갓 만들어 바삭한 튀김옷이 매콤달콤한 소스와 조화를 이루고, 부드러운 닭고기는 담백하다. 주문 즉시 염지해 놓은 닭 다리에 반죽을 입혀 튀겨 낸 강정이다. '삼척달강정' 김홍기 대표는 여행차 삼척에 들렀다가 그대로 이 고장과 사랑에 빠졌다. 직장 생활을 그만두려 고민하던 차에 마침 청년몰 모집 공고를 보았고, 도전한 결과 2020년 11월 지금의 삼척달강정이 탄생했다. "닭강정을 드시고 지친 일상 속에서 잠깐이라도 달콤함을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상호명을 지었어요." 수줍은 미소를 띠고 음식을 조리하는 그의 모습에 정성이 느껴진다.

청년몰 '청춘해' 1층에는 수제 버거, 돈가스, 강정 등을 판매하는 가게가 여럿이다. ⓒKTX매거진 신규철

삼척 수제 버거 맛집, 청년꿉자

삼척 중앙시장에 청년몰이 들어설 때부터 자리를 지킨 청춘해 터줏대감 '청년꿉자'는 식사 시간이면 큼지막한 버거와 핫도그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부러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햄버거를 사랑한 김예든 대표는 5년 전 젊은 나이에 자신만의 수제 버거 가게를 꾸렸다.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았어요. 청년몰이라는 안정적인 환경 덕분에 천천히 경험을 쌓았죠." 숯불에 구워 불 향이 밴 패티에 부드러운 빵과 각종 소스, 중앙시장에서 공수한 양상추, 양파, 토마토 등을 조합하면 보기만 해도 든든한 버거가 완성된다. 한 입 베어 무니 패티, 채소 등 재료가 알맞게 어우러진다. 과연 내공이 느껴지는 맛이다.

● 청년 추천 여름 여행지

정선 사북시장, 삼척 중앙시장 청년몰에서 열정을 뽐내는 상인들이 청년몰과 함께 방문할 여행지를 꼽아 주었다.

도롱이 연못은 운탄고도 코스 중간에 놓여 트레킹, 백패킹 성지로도 알려졌다. ⓒKTX매거진 신규철

-정선

도롱이연못

1970년대 석탄을 채취하려고 낸 갱도가 주저앉아 생성된 연못이다. 사북 광부의 가족들은 연못의 도롱뇽이 죽지 않고 잘 살면 광부가 무사할 거라 믿었고, 그들이 안전하게 귀가하길 바라며 기도를 올렸다는 이야기에서 이름이 지어졌다. 여름엔 각종 야생화가 피어나는 이곳은 운탄고도와 연결되어 있는데, 트레킹과 백패킹 명소로도 알려져 여행자의 발길을 모은다. 신비로운 분위기와 풍경 덕에 종종 영화, 드라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가리왕산케이블카

캐빈에 탄 채 출발지인 숙암역부터 해발 1380미터에 달하는 가리왕산역까지 하늘을 날아 이동한다. 운행 시간은 왕복 40분 정도이며, 녹음 짙은 가리왕산의 모습과 병풍 같은 산등성이가 선명하게 보인다.

만항재

함백산 해발 1330미터 지대의 고개 만항재에서 강원도의 산천을 굽어본다. 포장도로가 정상까지 깔려 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7월에서 8월 즈음에는 야생화가 만발한다.

-삼척

갈남항

무더운 여름,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만 보아도 더위가 가시는 듯하다. 장호항 남쪽 아담한 갈남항은 예부터 물 맑기로 유명해 한때 미역 채취로 성업을 이루던 곳이다. 바닷물이 얼마나 깨끗하고 투명한지, 모래 한 알까지 비칠 정도라 여름휴가철에는 스노클링을 즐기려는 이들로 활기가 돈다. 수심이 얕아 해수욕을 만끽하기에도 그만이다. 방파제 끝에 놓여 마주 보는 빨간 등대, 하얀 등대 앞에서는 삼척의 청량함이 돋보이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미인폭포

삼척과 태백 경계에 놓인 산속, 비췻빛 물이 쏟아지는 장면이 마치 꿈같다. 1억 년 전에 쌓인 퇴적암으로 이루어진 통리협곡 사이에 흐르는 계곡으로, 물에 석회질이 녹아들어 오묘한 빛깔을 낸다.

맹방해변

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얕은 수심, 모래에 파묻힌 조개 때문에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자에게 인기가 많다. 초당동굴에서 흘러나오는 담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이라 담수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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