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통증' 이후 7G ERA 7.09, 사라진 에이스의 '공끝'…브랜든만 문제가 아니다 [잠실리포트]

김영록 2024. 7. 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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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 2회 5실점한 알칸타라가 고개 숙이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3/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 1회초 2사 전준우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알칸타라가 아쉬워하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3/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공끝이 뻗는 맛이 사라졌다. 구속은 150㎞ 넘게 나오지만…"

팔꿈치 통증을 겪고 돌아온 라울 알칸타라. 야구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알칸타라가 또 무너졌다. 알칸타라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시리즈 2차전에서 2이닝만에 6실점했다.

경기는 비록 양의지-양석환이 3홈런 11타점을 몰아친 두산이 승리했지만, 알칸타라의 부진함에 포수 양의지조차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2이닝 동안 홈런 포함 4피안타 3볼넷으로 6실점. 에이스다운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대로 집중타를 맞고 5실점 빅이닝을 내주며 산화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3회초 시작과 함께 즉각 김민규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 1회초 2사 전준우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알칸타라.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3/

1회초 시작은 좋았다. 황성빈 윤동희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전준우에게 149㎞ 직구가 통타, 선제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2회초는 말 그대로 초토화됐다. 첫 타자 나승엽에게 10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게 시작이었다. 최항의 안타, 손성빈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노진혁에게 우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1사 1,3루 위기엔 황성빈을 3루 땅볼로 잘 처리했지만, 다시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를 자초했다. 그리고 전준우에게 이번엔 150㎞ 직구를 얻어맞았다. 3루 옆을 빠지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순식간에 0-6.

알칸타라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76이 됐다. 하지만 앞서 팔꿈치 부상 이후를 살펴보면 심각하다.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SSG전. SSG 선발투수 시라카와가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13/

올시즌 두산으로 돌아온 알칸타라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4월 21일까지 5경기 평균자책점 2.30의 호투를 이어갔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3번, 그것도 8이닝 2실점, 7이닝 무실점,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가 더해진 결과였다.

하지만 4월말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했고, 구단의 만류에도 미국 주치의에게 다녀오는 등 소동을 피웠다.

그리고 5월 26일 1군에 복귀했다. 이후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09를 기록중이다. 퀄리티스타트가 단 2번 뿐이다. 5회 이전에 강판된 것도 이번이 3번째다.

두산은 그러잖아도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의 부상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 브랜든의 공백을 대비하기 위해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까지 고려중이다.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시라카와 케이쇼, 지난해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5시즌을 뛴 에릭 요키시를 두고 고민중이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의 경기. 9회초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온 후라도를 향해 요키시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24/

시라카와는 계약 즉시 던질 수 있다. 투구수는 이미 끌어올린 뒤고, 비자 문제도 없다. 최근까지 SSG에서 던진 만큼 경기 감각도 살아있다. 우천 취소나 부상이 없다면 최소 6번의 선발등판은 확실하다.

하지만 차기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진입을 꿈꾸는 그가 또한번의 6주 대체 선수 생활을 감수할지도 관건이다. 방출된 선수의 경우 당일 기준 순위 역순으로 영입 순서가 돌아온다. 현재 4위인 두산으로선 앞선 6팀이 시라카와 영입의사 없음을 표해야 그때부터 공식적인 접촉을 할수 있다. 경기전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도 "현재로선 언론을 통한 것 외엔 어떤 교감도 없었다"고 답했다.

요키시의 경우 이미 두산의 품에서 훈련 중인 상황. 계약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번시즌을 통째로 쉰 요키시 입장에선 기량 회복을 보여줄 기회가 필요하다. 이미 5년간 한국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커리어도 화려하다. 구속보다는 제구와 무브먼트, 완급조절이 장점인 투수다.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두산 브랜든이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5.19/

두산 구단이 판단한 요키시의 몸상태는 90% 이상. 하지만 6주 대체 선수인 이상 정해진 시간내 최대의 퍼포먼스가 필요한데, 두산 입장에선 요키시의 비자 문제를 시작으로 몸상태, 실전감각, 투구수, ABS(자동볼판정 시스템) 적응 등 의문점이 많다.

부상중인 브랜든의 복귀 시기도 변수다. 이승엽 감독은 "브랜든이 원래 3주 뒤 재검진 예정이었는데, 선수가 자신의 상태가 좋다고 했다. 팀닥터가 한번 보고 날짜를 예정보다 빠르게 잡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만약 시라카와가 6주 일시 대체 선수 신분을 거절한다면 어떻게 될까. 브랜든이 아니라 알칸타라야말로 고민의 대상이 아닐까. 두산의 머릿속은 한층 더 헝클어지게 됐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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