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느린 학습자' 경계선 지능인 첫 실태조사…지원체계 만든다(종합)
IQ 지수로 국민 13.6% 추정…구체적 실태조사 부재
실태조사 벌이며 정서행동특성검사에도 '진단' 기회
교육부, 디지털 규범 마련…구속력 없는 교육 '헌장'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지능 지수(IQ)가 70 이하인 지적 장애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 불과해 배움과 삶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정부 공식 첫 실태조사가 올해 하반기에 이뤄진다.
경계선 지능인은 전체 국민의 13.6%로 추정되는 만큼 배제와 차별이 이뤄지지 않도록 인식 개선을 병행한다. 학교에서는 느린 학습자를 위한 수업을 마련하고 직업을 찾아 자립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교육부는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갖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경계선 지능인 지원 방안'을 보고해 심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든 국민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촘촘한 지원체계를 만드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며 이번 방안의 취지를 강조했다.
느린학습자, 13.6% 추정…올해 첫 실태조사 벌인다
이로 인해 배움은 물론 또래 생활도 쉽지 않으며 성인이 돼도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지만, 지적장애가 아니라 사회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 규모 역시 명확하지 않지만, 정부는 지능지수 정규분포에 의거 국민 전체의 13.6%(약 697만명)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초중고 학생 중 78만명에 해당한다.
이번 방안은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첫 종합 대책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보건복지부(복지부)를 통해 전(全) 연령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표본조사 방식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조사 대상자들에게 교육·고용·사회참여·가정생활 등 영역별로 경계선 지능인 삶 전반의 실태와 지원을 희망하는 영역에 대해 물을 계획이다.
정서행동특성검사에 자가진단 도입…맞춤형 학습
초1·4, 중1, 고1 3년마다 실시하는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정행특)에 학부모 검사 설문지를 탑재해 경계선 지능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한다. 이런 선별도구는 내년 연구를 거쳐 오는 2026년에 적용될 전망이다.
이용욱 교육부 사회정책총괄담당관실 서기관은 "추후 정행특 시기에 맞춰 자율적으로 참여 가능한 학부모용 체크리스트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계선 지능인으로 판별되면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영유아기에는 가족센터 212개소, 육아종합지원센터 134개소 등을 통해 경계선 지능인 부모에게 상담을 제공한다. 특히 시설에 있는 한부모 가족에게는 내년부터 전문 진단검사와 매달 상담을 제공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맞춤통합지원팀을 통해 고위기 학생으로 분류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맞춤형 지원 방안을 지역 기관 및 시도교육청과 함께 논의한다. 이런 체계는 시범 교육지원청 57개와 선도학교 252개교에서 운영 중이다. 정부는 관련 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학력은 교실-학교-학교 밖의 '3단계 안전망'을 마련해 돕는다. 교실 내에서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느린 학습 속도에 맞는 지도를 실시한다. 수업이 끝나면 심리·정서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지원청 단위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지원도 들어간다.
경계선 지능인 일자리 진입 돕고 소외 않도록 지원
성인 경계선 지능인을 위해서는 별도의 직업훈련과 일 경험을 제공한다. 경계선 지능인 가족이 소외되지 않도록 별도의 자조모임을 구성하고 성인이 돼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돕는다.
고용노동부도 경계선 지능인의 노동시장 진입을 돕는 취업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 사업을 추진한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직업훈련 과정을 마련한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캠페인을 통해서도 경계선 지능인에 대해 우리 사회 편견의 장벽을 허물어 나간다.
교육부, '디지털 규범' 확정…"발달 단계 맞게 활용"
규범은 장애인, 다문화학생, 노인 등이 디지털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격차 완화를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다른 주체들과 건전하게 소통하는 '시민 교육'이 강조돼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자녀들의 디지털 과몰입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을 고려해 연령과 발달 단계에 맞게 디지털 기술을 적정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보강됐다. 아동과 청소년, 교사 등 교수자의 개인정보 보호도 강조했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중 디지털 교육 규범의 의미를 알리는 가이드라인 성격의 해설서를 마련하며,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릴레이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추진 계획도 심의했다.
장애인 개인 예산제는 장애인 각자가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지난달부터 8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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