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터진 날 사고…굉장히 즐거워했는데” 야근길 공무원도 참변

윤예림 2024. 7. 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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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9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번 사고로 직원 2명을 잃은 서울시는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사고 당일 시청 공무원들은 시청 인근 식당에서 식사 후 야근하러 귀청하던 도중에 횡단보도에서 대기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사고로 희생된 서울시청 청사운영1팀장 고 김인병(52)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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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과 저녁식사 후 시청 복귀하다 참변
사고 당일 우수팀상 등 2개상 수상
시청역 사고 피해자 추모하는 시민 - 2일 오전 지난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 한 시민이 국화꽃을 놓고 있다. 2024.7.2 연합뉴스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9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번 사고로 직원 2명을 잃은 서울시는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사고 당일 시청 공무원들은 시청 인근 식당에서 식사 후 야근하러 귀청하던 도중에 횡단보도에서 대기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세무직 출신이거나 현재 세무과에서 근무하는 동료 공무원이었다.

사고로 희생된 서울시청 청사운영1팀장 고 김인병(52)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서울시 재무국 38세금징수과에서 체납 세금을 징수하며 ‘좋은 나라 운동본부’ 등 TV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출연하기도 했다.

6개월여 전 청사운영팀장으로 발령받은 뒤에는 날마다 시위가 열리는 청사 앞을 관리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고 한다.

김씨, 사고 당일 우수팀상 등 2개상 수상

사고 현장에 붙어 있는 추모 글 - 2일 오전 지난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 추모 글이 붙어 있다. 2024.7.2 연합뉴스

특히 사고 당일은 김씨가 속한 팀이 2개의 상을 받은 날이어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고 당일 김씨가 팀장으로 있는 팀은 이태원 분향소를 안전하게 이전했다는 등의 평가를 받아 소속국 내에서 ‘이달의 우수 팀’으로 선정됐다. 오후에는 서울광장 야외도서관 조성에 협업해 성공적으로 꾸린 공로를 인정받아 ‘동행매력협업상’에 뽑혔다. 서울시가 최근 선보인 야외 밤 도서관 행사는 시민 호응이 매우 좋은 사업으로 꼽혀왔다.

김씨의 동료는 “하루 2건 수상으로 굉장히 즐거워하셨는데 너무 아이러니한 날”이라고 한겨레에 말했다.

김씨는 함께 세무과에서 일했던 동료 직원들과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시청으로 돌아가 남은 일을 하려다 변을 당했다. 김씨와 식사한 윤모(31)씨 또한 숨졌고, 또 다른 직원은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

김씨의 고등학교 동창인 권모(52)씨는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졌던 친구였다”며 “지난주 토요일에는 통화하면서 ‘자기는 서울시를 위해 한 몸을 다 바칠 각오를 한 사람’이라고 하기에 ‘미련하다’고 웃어넘겼다”고 안타까워했다.

2일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에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출동한 119구급대와 경찰 등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24.7.2 홍윤기 기자

시청 직원들은 동료 2명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허탈하고 비통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시청 관계자는 “어제는 사실 아침부터 상복이 터지는 날이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김인병 팀장님이 세무직 출신이어서 같이 있었던 직원들 격려 차원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하더라. 저녁을 함께 간단히 먹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변을 당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 27분쯤 A(68)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후 일방통행 4차선 도로(세종대로18길)를 역주행하다 왼편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A씨를 포함해 6명이 다쳤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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