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해병대원 특검법에 “위헌 소지 법안, 거부권은 당연”
尹 격노설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
여야가 1일 22대 국회 개원 후 처음으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을 두고 격돌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야당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정무장관직 신설 방침을 밝혔지만, 그 취지와는 대조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운영위 회의 초반부터 작년 7월 31일 국가안보실 회의 당시 윤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냈다는 ‘격노설’을 집중 질의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안보실 회의가 끝나고 800-7070(대통령실 전화번호)으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가 간 후 일사천리로 일 처리가 진행됐다. 누가 전화했기에 국방장관이 움직이나”라고 했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제가 판단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고 의원이 당시 회의에서 대통령이 격노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정진석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격노설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해병대원 사건은) 국방부 장관의 정당한 이첩 보류 지시 명령을 박정훈 수사단장(대령)이 어긴 항명이 사건의 실체”라고 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작년) 8월 2일 대통령께서 하루 동안 국방장관과 세 번, 차관과 세 번, 국방비서관과 한 번, 총 7차례 통화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전화 지시를 받은 국방장관이 차관에게 경찰 이첩 서류 회수를 지시하고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니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대통령과 장차관 간의 전화 소통은 매우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일”이라고 반박했다. 정 실장은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선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판단하는 게 순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권한인 동시에 의무·책무”라며 “위헌 사항이 분명한데도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직무 유기”라고 했다.
여야는 운영위 회의 초반부터 업무보고 문제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소속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대통령실이 (업무보고 자료 등) 아무 준비를 안 하고 나왔다는 것 자체가 국회를 가볍게 여긴 것”이라고 했다. 이에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그 자리에 앉아 계신 게 바로 협치의 부정 아닌가.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했다. 운영위원장을 여당 원내대표가 맡았던 국회 관례를 민주당이 무시했다는 뜻이다. 강 의원은 “‘민주당 아버지’는 그렇게 가르치느냐”라고도 했다. 민주당 강민구 최고위원이 최근 ‘민주당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고 한 것을 비꼰 것이다.
이에 여야 의원 간에 “어디서 삿대질이야” “반말까지 하네” 등 고성이 오갔다. 오후 회의에서도 배현진 국민의힘 위원이 박 위원장에게 “진행을 원활하게 하라”고 하자 박 위원장이 “입 닫으시면 바로 진행할 수 있다”고 했고, 사과를 요구하는 배 의원과 “그럼 입을 열라고 하느냐”는 박 위원장의 실랑이가 길어지면서 회의가 일시 중단됐다.
여야는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를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대통령실은 디올백 의혹에 대해선 “불법적인 녹취와 촬영이 이뤄진 저급하고 비열한 공작 사건”이라고 했다. 정진석 실장은 “최 목사라는 분이 영부인의 돌아가신 아버님과 잘 아는 사이라며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며 “공작 사건 배후에 대한 철저한 수사에 동의한다”고 했다.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김 여사가 최 목사를 만난 서울 서초동 사무실이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 대상 시설인지 물었다. 이에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당시 영부인이 가는 곳은 경호 대상 구역”이라며 “(최 목사가)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시계 형태의 불법 카메라와 촬영 장비를 갖고 온 것을 차단하지 못한 건 인정하지만, 경호 실패라고 단정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윤건영 의원은 2022년에 윤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기록관에 통보한 선물 내역 126건 중에 최 목사에게서 받은 명품백은 누락됐다면서 현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했고, 홍철호 정무수석은 “명품백을 포함해 최 목사에게 받은 선물의 소재에 대해 답변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회고록에서 윤 대통령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조작 가능성을 거론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이에 이도운 홍보수석은 “그런 발언을 들은 적도 없고,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은 이태원 사건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의혹이 언론에 의해 제기됐기 때문에 제기된 의혹을 전부 다 수사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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