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억지 ‘남혐’ 누명, 유재석→트와이스도 당했다 [이슈와치]

이해정 2024. 7. 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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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전 국민이 알 수 있게 '남혐' 단어 사전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

명확한 뜻으로 실재하는 단어를 은어(특정 계층, 부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구성원들끼리 사용하는 말)라고 추측하고 비난하는 억지 검열에 속 터지는 스타가 한둘이 아니다.

'웅앵웅'은 아무 말이나 중얼대는 것을 표현하는 의성어지만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남성 혐오 맥락으로 사용됐다는 이유로 지효가 억울한 비난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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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임영웅 유재석, 뉴스엔DB
트와이스 지효, 뉴스엔DB

[뉴스엔 이해정 기자]

이 정도면 전 국민이 알 수 있게 '남혐' 단어 사전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

명확한 뜻으로 실재하는 단어를 은어(특정 계층, 부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구성원들끼리 사용하는 말)라고 추측하고 비난하는 억지 검열에 속 터지는 스타가 한둘이 아니다.

'드릉드릉'은 표준국어사전에 '크게 자꾸 울리는 소리'로 정의되어 있다. 가수 임영웅이 지난 6월 16일 개인 채널을 통해 생일 기념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저도 몸이 근질근질하고 마음이 드릉드릉하다"고 심경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출연에 크게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슴이 뛴다, 설렌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여초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남성 혐오 단어"라는 추측과 함께 무분별한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임영웅 불매'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포착됐다.

이에 임영웅 팬클럽인 '영웅시대'는 혐오에 혐오로 맞서기보다 "왜 의미 없는 혐오에 얽매여서 서로 미워하고 단어 하나에 온갖 의미 부여해 서로 괴롭히고 있는지 속상하다"고 댓글을 남기는 등 넓은 아량으로 비난 여론을 잠재워 화제를 일으켰다.

앞서 그룹 트와이스 지효는 '웅앵웅'이라는 단어 하나로 억울한 남성 혐오 구설에 올랐다. '웅앵웅'은 아무 말이나 중얼대는 것을 표현하는 의성어지만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남성 혐오 맥락으로 사용됐다는 이유로 지효가 억울한 비난 대상이 됐다. 지효는 "팬들이 상처받고 실망하게 됐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아이돌들이 커뮤니티 은어까지 숙지하고 자체 검열해야 하는 것인지, 과한 처사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채널 뜬뜬의 '핑계고' 역시 정상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일부 남초 커뮤니티로부터 페미(페미니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배우 박보영이 "유모차"라고 언급한 것을 프로그램 측에서 '유아차'라 정정해 자막 처리한 것을 문제 삼은 것. 제작진을 문제 삼은 이들은 "유모차라 한 것을 왜 유아차라 바꾸냐", "페미 용어 아니냐" 등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심지어 진행자인 유재석에게 불똥이 튀기도 했다.

국립국어원은 2022년 11월 '유모차'와 '유아차'는 모두 표준어로 등재돼 있다면서도 유모차를 유아차나 아기차로 순화한 이력이 있어 되도록 순화된 표현을 쓰는 것이 권장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시류를 반영해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소관 시설에 설치된 유모차 보관소 118곳의 명칭도 유아차 보관소로 변경됐다. '유아차'가 문제라면 유재석이나 제작진이 아니라 국립국어원, 아니 국립국어원이 반영하는 국민 언어 사용 실태를 비판하는 게 우선일 텐데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 기분이 언어의 역사성(언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한다)을 앞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커뮤니티는 이용자 행태에 따라 결속을 다지고 유대감을 얻는 사랑방이 될 수도, 근거 없는 루머 발생지가 될 수도 있다. 자신들만의 잣대로 엉뚱한 사람을 비난하고 상처 입힌다면 그들의 안식처인 커뮤니티도 지지를 잃기 마련이다. 애먼 사람에게 혐오 누명을 씌우는 것 역시 그들이 그토록 경계하는 '혐오'라는 사실을 자각하길 바란다.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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