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같은 이름, 다른 '두뇌'" 엑시노스 수급 위기, 갤럭시S25에 들어갈 칩은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6월 26일 (수요일)
■ 대담 : 더구루 오소영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다양한 산업분야와 기업들의 움직임, 그 이면까지 생생히 전달해드리기 위해 마련한 코넙니다. 취재부터 뉴스까지, 한큐에 전해드릴 <취재수첩 생생타임즈> 오늘은 더구루의 오소영 기자와 함께 합니다. 기자님, 어서오세요.
◇ 오소영 더구루 기자(이하 오소영) : 네 안녕하세요.
◆ 조태현 : 오늘 이야기 나눠볼 주제는, 삼성 엑시노스의 위기입니다. 기자님, 엑시노스가 뭔가요?
◇ 오소영 :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즉 에이피(AP) 브랜드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탑재돼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스마트폰 작동 과정에서 각종 연산을 담당합니다. 삼성전자는 2011년에 엑시노스라는 AP를 내놓았습니다. 당시 출시했던 갤럭시 S2에 엑시노스가 탑재됐었죠.
◆ 조태현 : 그런데 차기작인 S24에는 엑시노스를 탑재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 나오고 있죠?
◇ 오소영 : 궈밍치라는 대만 IT 전문가가 한 말 때문인데요.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서 내년에 출시되는 폰이죠. 갤럭시 S25에 엑시노스가 탑재 안 될 수 있다고 예고했었습니다. 삼성 엑시노스의 경쟁 브랜드인 퀄컴 스냅드래곤만 쓴다는 이야기인데요.삼성전자는 그동안 엑시노스나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함께 써왔었습니다. 지역별로 모델별로 각기 다른 칩을 썼는데요. 전작을 예로 들어 보면요. S24는 기본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 엑시노스 2400을 탑재했고요. 울트라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3세대를 썼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과 캐나다, 중국, 일본에서는 기본이나 플러스 모델도 스냅드래곤을 썼고요. 이렇듯 엑시노스나 스냅드래곤 모두 썼는데 올해는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왜 그런 거죠?
◇ 오소영 : 가장 큰 이유는 수율에 있는데요. S25에 탑재될 수 있는 엑시노스 2500은 삼성 파운드리가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생산을 합니다. 3나노는 2세대는 삼성전자가 2022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3나노보다 발전된 공정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칩이 양산이 되는데 현재 수율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올 1분기까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2분기에도 20%에 조금 못 미친다는 추측이 있어요. 수율이 낮다는 건 양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어렵다는 뜻이거든요. 결국 엑시노스 전량 탑재는 무리지 않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 조태현 : 퀄컴의 스냅드래곤은 다른가요?
◇ 오소영 : 엑시노스 2500의 경쟁 모델로 꼽히는 게 퀄컴의 스냅드래곤 8 4세대이거든요. 이 칩은 대만 TSMC가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생산합니다. 결국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 경쟁의 이면에는 삼성 파운드리가 우월하냐, 아니면 TSMC냐의 문제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3나노 1세대 공정에서도 TSMC에 비해 수율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삼성은 TSMC와 다르게 3나노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 즉 GAA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GAA는 전력이 흐르는 채널이라는 부분을 4면 게이트로 감싸고 있는 것. 즉 물이 흐르는 수도꼭지를 네 면 모두에서 막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전류를 쉽게 제어할 수 있고 전류 누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이런 이유로 GAA가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우수한 기술이지만 아직 공정 최적화나 수율 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낮은 수율 때문에 삼성의 3나노 공정은 암호화폐 채굴용 칩과 같은 틈새시장 위주로 채택이 됐었고요. 애플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인텔, 퀄컴, 구글 등 우리가 잘 아는 빅테크 기업들은 TSMC를 택했습니다.
◆ 조태현 : 결국 삼성과 TSMC의 파운드리 경쟁이라는 말씀 해주셨는데 파운드리 시장에서 두 회사의 점유율은 어떤가요?
◇ 오소영 : 점유율 격차는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의 조사를 보면 작년 4분기 TSMC는 61.2%, 삼성전자는 11.3%였는데요. 올해 1분기는 TSMC 61.7%, 삼성전자 11% 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파운드리에 기반한 엑시노스 탑재까지 불발된다면 TSMC가 계속 우위를 가져가는 분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 조태현 : 여러 우려가 있는 거 같은데 정말 S25에 퀄컴의 스냅드래곤만 탑재될까요?
◇ 오소영 : 아직 확답은 일러 보입니다. S25가 내년 2월께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통상 AP는 출시 3~4개월 전부터 테스트를 진행하고 양산을 하신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S25에도 엑시노스 2500이 탑재되면 올해 말부터 양산되겠지요. 아직 수율을 높일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삼성전자도 수율 향상에 매진하고 있는데요. 어제 전영현 부회장 주재로 회의를 열었고요. 수율을 60% 이상까지 가져가는 목표로 최대한 수율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수율만 오른다면 스냅드래곤보다 삼성 엑시노스가 경쟁력 있을까요?
◇ 오소영 : 아직 단정하긴 이르지만 엑시노스2500이 성능과 전력 효율이 스냅드래곤 8 4세대보다 우수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IT 팁스터인 판다 플래시(Panda Flash)가 지난 4월에 엑시노스2500이 더 우수하다는 예측을 내놓았었죠. 다만 엑시노스2500이 어떻게 구성이 되고 수치상으로 어떤 근거가 있는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조태현 : S25에 엑시노스가 탑재되는지 여부가 엑시노스 사업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야기일까요?
◇ 오소영 : 엑시노스는 그동안 부침이 많았습니다. 엑시노스를 내놓은 이듬해인 2012년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12%까지 점유율을 차지했었습니다. 거의 10년 동안 10% 이상 점유율을 유지했었죠. 아이폰3GS에는 삼성전자가 다른 업체들과 공동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를 통해 제작한 '허밍버드' 현재 제품명으로는 엑시노스 3110, AP가 탑재되기도 했고요. 2019년에는 14%까지 점유율을 기록했었습니다. 잘나가던 엑시노스는 2021년 들어 점유율이 급락합니다. 그해 3분기 5%까지 떨어집니다. 바로 삼성이 국내에 출시한 S20에서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모델에 엑시노스가 빠진 건 처음이었습니다. 유럽과 남미 제품에만 '엑시노스 990'을 썼습니다. S22에서는 엑시노스 2200을 탑재했었는데 성능 저하와 발열 이슈가 있었고 그 이후 S23에서는 급기야 모든 스마트폰에 스냅드래곤을 썼습니다. 삼성 폰인데 삼성의 AP는 단 한 개도 쓰이지 않은 셈이죠. 후속작인 2300 출시를 포기했기 때문인데요. 엑시노스 사업을 이대로 접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여러번 나왔었습니다.
◆ 조태현 : 그래도 삼성은 엑시노스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죠. 이유가 무엇일까요?
◇ 오소영 : 첫째 스마트폰의 가격 경쟁력 때문입니다. 엑시노스를 갖고 있으면 퀄컴과 협상에서도 밀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체 제작이기 때문에 원가 통제도 어느 정도 가능하죠. 단적인 예로 엑시노스랑 스냅드래곤을 병행했던 2018~2019년 삼성의 모바일 AP 구매 비용은 2조7000~2조9000억원대인데요. 스냅드래곤만 썼던 지난 2023년에는 AP 구매 비용이 10조원을 넘겼습니다. 결국 이는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어요.
둘째 파운드리 사업부 입장에서도 엑시노스는 중요합니다. 엑시노스를 자체 파운드리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삼성 파운드리는 그해 수주 물량을 늘릴 수 있지요. 여러 칩을 테스트하고 생산하는 만큼 공정 최적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삼성은 포기하지 않고 엑시노스의 성능 강화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 조태현 :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펼쳤죠?
◇ 오소영 : 일단 GPU를 바꿨습니다. GPU는 그래픽을 담당합니다. 2D와 3D 그래픽 등 대부분의 영상을 처리해줘요. 특히 게임 구동할 때 GPU 성능이 높을수록 고화질로 끊김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삼성전자는 ARM이 자체 제작하는 '말리(Mali)' GPU를 사용해왔습니다. 이 GPU는 퀄컴 스냅드래곤에 쓰이는 '아드레노(Adreno)'보다 성능이 낮다고 비판을 받았었거든요. 결국 삼성전자는 AMD로 파트너를 바꿉니다. AMD는 엔비디아와 GPU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입니다.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AMD와 협업해 개발한 엑스클립스(Xclipse) GPU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GAA 기술을 TMSC보다 먼저 도입한 것처럼 미세 공정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고요. 모바일용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브랜드 자체도 확장하고 있어요. 모바일 및 차량용 모뎀인 엑시노스 모뎀(Exynos Modem)', 전장용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통신용 '엑시노스 커넥트(Exynos Connect)'를 내놓으면서 포트폴리오도 키우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올해 출시됐던 S24에서는 그나마 희망을 봤던 거 같아요?
◇ 오소영 : 삼성전자는 2년의 공백 끝에 엑시노스 2400을 내놓았습니다. S23의 굴욕을 씻고자 절치부심해 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엑시노스 2400은 전작 대비 CPU 성능이 1.7배, AI 성능이 14.7배 높아진 제품입니다. S24의 기본과 플러스 모델에 탑재돼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앱이 긱벤치인데요. 긱벤치 6버전으로 유명 팁스터나 IT 전문 유튜버들이 비교를 해봤더니 점수 차이가 크게 없었습니다. 플러스 모델로 테스트를 했을 때도요.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플러스 모델은 7200점대 엑시노스를 쓴 플러스 모델 7100점 나왔어요. 2400이 호평을 받았어서 엑시노스가 부활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차기작까지도 성공한다면 엑시노스가 좀 더 시장에서 지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S25의 탑재 여부가 더욱 큰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 조태현 : 기자님,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더구루 오소영 기자였습니다.
◇ 오소영 : 네 감사합니다.
#삼성 #엑시노스 #스냅드래곤 #AP #갤럭시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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