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에 강림한 '사직예수' 윌커슨, 왜 8000m 홈런보다 볼넷이 싫다고 했을까 [오!쎈 고척]
[OSEN=고척,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35)이 팀의 2연패를 끊은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윌커슨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5탈삼진 1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1회말 2사에서 김혜성에게 2루타를 맞은 윌커슨은 송성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에는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용규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건희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이재상은 2루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롯데가 2-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 장재영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한 윌커슨은 1사에서 로니 도슨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김혜성과 송성문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4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5회 1사에서 장재영을 볼넷으로 내보낸 윌커슨은 이주형과 도슨을 모두 뜬공으로 잡았다. 6회에는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송성문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최주환에게는 삼진을 뺏어냈다. 이용규는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7회 윌커슨은 선두타자 김건희를 3루수 내야안타로 내보냈다. 하지만 김태진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장재영에게는 6-4-3 병살타를 유도하며 손쉽게 이닝을 끝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윌커슨은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맞았고 진해수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진해수는 도슨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선행주자를 잡았고 장재영에게 6-4-3 병살타를 이끌어내면서 윌커슨의 책임주자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롯데는 6-1로 승리하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윌커슨은 투구수 97구를 기록했다. 체인지업(28구), 커터(25구), 직구(24구), 슬라이더(13구), 커브(7구)를 구사한 윌커슨은 평소보다 체인지업 비중을 높여 키움 타자들을 공략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까지 나왔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71.1%에 달할 정도로 타자들과 적극적으로 승부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윌커슨은 “오늘 경기는 전체적으로 좋았다. 팀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점에서 좋게 생각한다. 체인지업이 경기 초반에 효과적이었다. 약한 타구들이 많이 나왔다. 물론 그러면 타자들이 나를 상대로 조정을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체인지업이 잘 먹혀서 뜬공 타구나 약한 타구들이 많이 나왔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볼넷을 11개 기록한 윌커슨은 9이닝당볼넷이 0.97개로 규정이닝 투수 중 두 번째로 적다. 이날 경기에서는 볼넷 하나를 내준 윌커슨은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홈런을 맞은 것 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다. 나는 크게 빠지지 않았다고 봤는데 어쨌든 마음을 다잡고 다음 타자를 상대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볼넷을 내주는 것보다 비거리 8000m 홈런을 맞는 것이 낫다고 말했던 윌커슨은 "올해도 같은 생각이다"라고 웃으며 "타자가 출루를 하게 되면 재앙이 시작된다. 나는 그 재앙의 시작을 공짜로 주기가 싫다. 타자들이 빗맞은 타구든 잘맞은 타구든 상관없이 스스로 출루의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 그냥 공짜로 내보내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라고 볼넷을 싫어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5월 4일 삼성전(7이닝 2실점 승리)을 시작으로 지난 4일 KIA전 완봉승을 포함해 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이어가고 있는 윌커슨은 "남은 시즌 끝까지 계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겠다"라며 당찬 포부를 내걸었다. 이어서 마운드를 내려갈 때 자신의 이름을 연호해준 팬들에게 "너무 좋았다. 우리 팀은 최고의 팬을 가진 것 같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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