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시세차익은 따놓은 당상이래”…하반기 ‘로또 청약’ 줄줄이 뜬다는 강남 [부동산 이기자]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4. 6. 2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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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기자-30]
‘분상제’ 적용받는 강남 새 아파트
하반기 반포·방배·대치서 일반분양
7월엔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 앞둬
3년전 땅값 적용받아 인근보다 저렴
3.3㎡당 6736만원, 차익 20억 예상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조감도. [사진출처=삼성물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서 나오는 새 아파트에는 작년부터 흔히 ‘로또 청약’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로또에 당첨되는 것만큼 높은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청약이라는 거죠. 참고로 주택 청약은 쉽게 말해 ‘새 집을 사고 싶다’고 신청하는 겁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새로 지어지는 주택에 대한 청약 업무를 주관해 입주자를 모으곤 합니다.

왜 유독 강남3구와 용산구에 지어지는 아파트 단지에 이런 수식어가 붙을까요. 단순히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부촌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분양가 상한제라는 제도의 여파가 큽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단지도 함께 알아볼게요.

분양가 상한제란?
분양은 부동산을 판다는 겁니다. 흔히 주택을 분양한다고 하죠. 분양가 상한제란 주택 분양가격을 일정 수준 아래로 정하는 제도입니다. 가격에 상한을 둬서 더 못 올리게 하는 겁니다. 줄여서 ‘분상제’라고 많이 부릅니다. 주택법 57조가 근거 조항인데요. 집값이 너무 빠르게 오르는 걸 막고자 도입됐습니다. 내 집 마련의 부담을 줄여주는 게 목표입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적용 대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가진 공공 땅에 새 아파트를 지을 때는 이 제도가 꼭 적용됩니다. 나라에서 새 집을 공급하는 만큼 싸게 내놓는 거죠. 민간 땅이라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정하면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됩니다. 주로 집값이 많이 오르는 지역에 설정됩니다. 이른바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정해진 곳 말입니다.

현재 서울에선 강남·서초·송파·용산구만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습니다. 정부가 작년에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했지만 이 4곳은 끝내 풀리지 않았습니다. 바꿔 말하면 지금 서울에선 강남·서초·송파·용산구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새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정해지고 있죠. 시세 차익이 많게는 10~20억원까지 나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로또 청약이란 말이 꼬리표처럼 붙는 겁니다.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 투시도. [사진출처=GS건설]
예를 들어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지어지는 ‘메이플자이’는 올해 2월 162가구에 대한 청약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전용면적 59㎡ 분양가가 17억원 초중반대에 나왔는데요. 주변에 있는 아파트 단지의 비슷한 평형 시세는 25~26억원에 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첨만 되면 7억~9억원을 버는 셈이니 로또 청약으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실제 1순위 81가구 모집에 3만 5828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442.3대 1을 기록했죠.
분상제 적용...래미안 원펜타스 7월 분양
조만간 역대급 로또 청약 단지가 또 나올 예정이라 시장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 주인공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만든 ‘래미안 원펜타스’입니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지상 35층 높이, 6개동, 641가구 규모로 지어졌습니다. 한강변의 하이엔드 주거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 아크로리버파크와 이웃하고 있습니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 초역세권 단지이기도 합니다. 또한 주변에 학교가 많은데요. 계성초·반포중·세화여고·세화고 등이 가깝게 위치합니다. 반포한강공원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역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이 같은 입지적 장점 때문에 많은 청약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었죠.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전경. [매경DB]
이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292가구 예정돼 있습니다. 오는 7월 분양하는 게 목표입니다. 최근 서초구청 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 래미안 원펜타스의 일반분양 가격을 3.3㎡ 당 6736만원으로 확정했습니다. 참고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는 자기 마음대로 분양가격을 정할 수가 없습니다. 관할 구청의 분양가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분양가심의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셈입니다.
분양가 평당 6736만원...역대급 로또 청약 되나
래미안 원펜타스의 일반분양 가격은 역대 최고가였던 메이플자이의 3.3㎡ 당 6705만원을 넘어선 금액입니다. 하지만 조합이 원하던 3.3㎡ 당 7500만원보다는 훨씬 낮게 나왔습니다.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난 이유는 땅값 때문입니다. 분상제 적용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땅값인 택지비와 공사비인 건축비를 합산해 정합니다.

그런데 래미안 원펜타스 택지비는 3.3㎡ 당 4169만원으로 2021년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4203만원)보다도 낮게 평가됐습니다. 조합이 택지비 감정평가를 너무 이른 시기에 받은 탓입니다. 보통 재건축 조합은 땅값에 대한 감정평가를 분양 예정 6개월 전쯤 진행합니다. 래미안 원펜타스도 원래라면 2021년 하반기에 일반분양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같은해 5월에 감정평가를 받은 이유죠. 하지만 시공사를 대우건설에서 삼성물산으로 교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일정이 확 밀렸습니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전경. [매경DB]
낮은 일반 분양가로 수익성이 하락하자 조합은 그간 3년이 흐르는 동안의 변동분을 반영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서초구청은 현행법 상 안된다고 거절했습니다. 한번 땅값을 평가 받았으면 그걸로 끝이란 겁니다. 여러 차례 평가를 받게 하면 분양가격을 올리기 위해 악용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결국 래미안 원펜타스는 최종 분양가가 메이플자이와 비슷하거나 소폭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메이플자이 분양가는 전용 59㎡가 17억원 초중반대로 나왔습니다. 전용 84㎡ 물량은 없었지만 대략 계산해보면 24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 원펜타스 주변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26층)는 지난달 30억 6000만원에, 전용 84㎡(18층)는 지난 1일 42억 5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습니다. 결국 전용 59㎡는 13억원, 전용 84㎡는 20억원 가까이 시세차익이 날 수 있단 뜻입니다. 이러니 역대급 로또 청약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이지요.

올해 하반기 나올 또다른 분상제 단지는?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나올 또 다른 단지는 어디가 있을까요.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강남구에선 총 5개 단지가 연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도곡동 도곡삼호 재건축, 청담동 청담삼익 재건축과 영동한양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 일원동 개포한신 재건축,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을 통한 공급입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 과거 전경. [매경DB]
재건축 이후 도곡삼호는 래미안 레벤투스로, 청담삼익은 청담르엘로, 구마을3지구는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로 이름이 바뀔 예정입니다. 일반분양 물량은 청담르엘이 176가구, 래미안 레벤투스가 133가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가 79가구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서초구에선 래미안 원펜타스를 포함해 총 6개 단지가 일반분양에 나섭니다. 특히 방배동 재건축 물량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방배5구역을 재건축한 디에이치방배는 무려 3065가구 규모 대단지로 지어집니다. 아직 일반분양 물량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의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재건축 사업지인 방배5구역 현장 전경. [사진출처=현대건설]
방배6구역도 재건축을 통해 1097가구 규모 래미안 원페를라로 바뀔 예정이죠. 일반분양 물량은 465가구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 외에도 방배동 삼익아파트 재건축(아크로 리츠카운티), 서초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아크로 클라우드파크), 잠원동 신반포22차 재건축 물량이 줄줄이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송파구에서도 잠실진주(잠실래미안아이파크), 미성크로바(잠실르엘), 가락프라자 재건축 사업을 주목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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