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폭증 ‘무니코틴’ 전자담배…‘유사 니코틴’ 검출

박영민,최인영 2024. 6. 2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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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자담배 판매상들의 불법 영업이 청소년들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퍼지는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의 문제점을 KBS 뉴스를 통해 고발한 이후 정부가 규제를 검토하자, 이번엔 니코틴이 없다고 광고하는 '무니코틴' 전자담배로 청소년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최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무니코틴' 전자담배를 검색해봤습니다.

화려한 디자인에 다양한 향을 강조하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용액 판매 업체들은 성분분석 결과까지 제시하며 니코틴이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무니코틴' 용액 판매 업체 관계자 A/음성변조 : "(이거 무니코틴 맞나요?) 네, 무니코틴 맞아요."]

액상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에 희석제와 향료 등을 섞어서 만드는데, 니코틴은 담배를 피우는 느낌, 이른바 '타격감'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무니코틴 전자담배 판매 업체들은 다른 물질로도 니코틴 없이 담배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천연 니코틴을 쓰지 않아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진 않지만, 청소년에게 판매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업체들은 저마다 "미성년자는 살 수 없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상황은 다릅니다.

[무니코틴 전자담배 이용 청소년/음성변조 : "사이트에서 구매하면 설명서랑 같이 와요. 친구가 한 명이 뚫으면 걔 것까지 사주든가 아니면 부모님 걸로 하든가 그러죠."]

심지어 일부 무니코틴 전자담배업체에서는 니코틴을 편법으로 첨가해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무니코틴' 용액 판매 업체 관계자 B/음성변조 : "도저히 못 참으시겠으면 거기다가 이제 무니코틴이니까 온라인 말고 XX에서 따로 구매하셔서 한두 방울 정도…."]

지난 1월 3만 건 수준이던 무니코틴 용액 판매 글은 다섯 달 만에 1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앵커]

온라인을 통해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는 무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를 분석한 결과 메틸 니코틴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사 니코틴 성분을 호흡기로 흡입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합니다.

박영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온라인에서 유통 중인 무니코틴 전자담배 용액입니다.

전문가에게 맡겨 성분을 분석해봤습니다.

검사를 맡긴 3개 업체 6개 제품 모두에서 용기에는 표기되지 않은 '메틸 니코틴'이 검출됐습니다.

메타틴이나 피리딘으로도 불리는 물질로 니코틴과 화학 구조가 유사합니다.

일반 담배 니코틴의 5분의 1 농도로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신호상/국제특성분석연구소 고문/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 : "중추신경 흥분 효과라든지 중독성이라든지 이런 걸 시험해서 니코틴과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을 골라낸 것이 바로 '메틸 니코틴'입니다."]

니코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깁니다.

판매 업체들도 이런 점을 알고 있습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업체 자료입니다.

메틸 니코틴이 '담배 알칼로이드'이자, '활성 니코틴 유사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전자담배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업체에서는) '니코틴이랑 똑같다. 하지만 법에 저촉이 안 된다. 보통 (니코틴을) 1% 정도를 사용하는데 0.5% 정도로도 1%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영업을 많이 하죠."]

미국의 한 판매 업체는 "발암 물질인 폼알데하이드 등에 노출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사 니코틴의 유해성 조사를 통해 국민 보건을 위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성규/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 : "호흡기를 통해서 흡입한다는 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화학 물질의 독성과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는 거죠. 그것이 가습기 살균제에서 우리나라가 경험한 일입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도 유사 니코틴이 천연 니코틴보다 더 강력하고 중독성이 클 수 있다는 학계의 지적이 잇따르자 유해성 검토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이재섭 이상훈/영상편집:김형기 이태희/그래픽:김성일 박미주 이근희/자료조사:유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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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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