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한국 증시보다 큰 엔비디아, 'AI 판' 짜며 세계 최고 가치 기업 등극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인공 지능 열풍이 이제 주식 시장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인공 지능 반도체를 만드는 엔비디아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단 소식, 관심이 뜨거웠죠.
<기자>
엔비디아 최근 1년 동안 아마 가장 그 이름을 많이 들어보신 기업일 겁니다.
엔비디아가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습니다.
시가총액이란 말 그대로 그 회사의 전체 주식 수에 주당 현재 가치를 곱한 금액입니다.
전 세계 시총 1위라는 건 세상 사람들의 돈이 가장 많이 몰려 들어와 있는 기업, 세계인들이 지금 가장 큰 기대를 가지고 이 회사의 성장과 실적의 과실을 나눠가지고 싶어 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오늘(20일)은 뉴욕증시 휴장했고요.
어제 아침 종가 기준으로 4천610조 원 규모였습니다.
우리 코스피 시가총액이 지금 2천281조 원, 코스닥 시가총액이 418조 원 수준이니까요.
한국 주식시장의 지금 가치를 모두 합쳐도 엔비디아란 회사 하나에 몰려있는 돈의 60%를 약간 밑도는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5년 동안에 3천% 넘게 뛰었습니다.
올해 초로부터는 3배가 올랐습니다.
사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엔비디아는 전 세계 시가총액 6위 정도였는데, 반 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사상 첫 1위로 올라섰습니다.
원래도 큰 기업이었지만, 그야말로 엄청난 가속도가 붙었다는 겁니다.
올해 들어서 테슬라를 제치고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고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지금 한국인들이 134억 달러 정도, 우리 돈 18조 5천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엔비디아 열풍과 관련해서 전해지는 말로는 경쟁자가 마땅히 없는 게 경쟁력이다. 이런 말이 있던데요.
<기자>
지금 첨단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거의 전부 이 회사가 만드는 반도체를 사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인공지능에게 학습과 추론을 시키려면 이 회사의 반도체 세트가 필요한 겁니다.
다른 반도체 회사들도 우리 회사 제품의 성능이 좋다고 하면서 계속 훌륭한 신제품들을 내고 있지만요.
엔비디아는 더 빠른 속도로 신제품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기술력에서 앞서가고 있는 데다가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발전 과정에서 자기네 제품을 써야지만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소프트웨어 CUDA라는 플랫폼으로 일종의 생태계를 구축해 놨기 때문에 여기에 다른 회사가 끼어들기 쉽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영어로 진행되고 있는 회의에서 혼자 한국어로 말할 수 없는 것 같은 상태를 만들어 놓은 겁니다.
이렇다 보니까 전 세계적으로 AI 개발의 열기가 꺼지지 않는다는 얘기는 곧 이 회사의 매출이 계속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얘기가 됩니다.
한 대에 5천만 원 정도 하는 AI 칩 반도체 세트를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이 앞다퉈서 1년에 수십만 대씩 사갑니다.
이렇다 보니까 지금 AI 열풍은 모두 일단 엔비디아로 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분위기가 만들어진 겁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반도체가 산업과 수출의 핵심인데, 우리 기업들도 영향을 많이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엔비디아가 첨단 AI 개발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보니까,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아야 우리 기업들도 AI로 이익을 내는 그 판 안에 낄 수가 있습니다.
[노근창/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엔비디아와 협업을 못한다면 그만큼 성장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거든요. 엔비디아와 TSMC(타이완 반도체 기업) 조합 안에 우리 기업들이 못 들면, 주류에서 좀 이탈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저는 가져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올해 들어서 역대 최고치를 계속 갈아치운 건 엔비디아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자기 제품과 세트를 이룰 고성능,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SK하이닉스의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반대로 올해 반도체 수출이 사실 전반적으로 호조인데도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시선들이 계속 나오는 것은 아직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처럼 협업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엔비디아의 사실상 독점 구조를 허물려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요.
지금 엔비디아가 구축한 위치가 흔들리는 모습이 우리 예상보다 더 빠르게 나올 수도 있고, 지금 주가는 이미 너무 비싼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일단 앞으로도 한동안은 AI 개발 생태계에서 자기중심의 판을 짜놓은 엔비디아가 협업하자 손을 내밀 만한 기술력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해야 할 상황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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