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 '수사반장 1958'로 날아오르다 [인터뷰]

현혜선 기자 2024. 6. 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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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성이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규빈 기자
[서울경제]

배우 최우성이 '수사반장 1958'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원조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기성세대에게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또 원조를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얼굴로 다가갈 수 있었다.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극본 김영신/연출 김성훈)은 1958년을 배경으로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이제훈)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최우성이 연기한 조경환은 훗날 종남서의 '불곰 팔뚝'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등장만으로도 극강의 포스를 뽐내는 장대한 체구의 소유자로 건실하고 예의 바른 총각이지만 깡패에게는 예의 없이 괴력을 발휘한다. 원조 드라마 '수사반장'에서는 故 조경환이 연기했다.

"'러닝메이트' 촬영 중에 오디션을 봤어요. '수사반장'이 리메이크 된다고 들었고, 이제훈 선배님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수사반장'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지만,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참여만 해도 영광이라는 마음으로 오디션에 임했습니다. 1차, 2차, 3차까지 간 후 캐스팅이 됐어요. 그런데 조경환 역으로 캐스팅 될 줄은 몰라서 의아한 마음이 들었죠. '아 내가 이제훈, 이동휘 선배님과 같이 호흡을 맞추는 구나' 싶어서 그때부터 긴장이 많이 됐고, 부담감도 있었어요. 폐를 끼치지 말자는 마음이었습니다."

배우 최우성이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규빈 기자

조경환은 장대한 체구의 소유자로 괴력을 뿜낸 캐릭터다. 최우성은 이런 캐릭터에 자신을 맞추기 위에 한 달 반 만에 25kg을 증량했고, 이를 반 년 이상 유지했다. 초반 '러닝메이트' 촬영과 겹쳤기에 증량과 감량을 반복했고, '러닝메이트' 촬영이 끝난 시점부터는 본격적으로 증량에 힘섰다.

"제가 원래 잘이 잘 안 찌는 체질은 아니에요. 먹는 대로 찌고 운동하는 대로 빠지는 편이죠. 그래서 자신이 있었어요. 먹고 싶은 거 마음 대로 먹으면서 증량하는 경험은 또 언제 해보겠어요? 하루에 5끼 이상을 먹었고, 피자, 치킨에 가벼운 반주를 곁들였습니다. 소화제까지 먹어가면서 음식을 많이 먹었어요. 최고 몸무게는 103kg였어요."

원조 드라마의 캐릭터 故 조경환 배우와의 인연도 있었다. 외할아버지와 인연이었는데, 공장에서 술도 한 잔씩 걸쳤다고. 어머니의 기억으로도 풍채가 좋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원조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을 주기 위해 최우성은 호탕하면서 겸손한 자세를 입혔다.

"외형 자체부터가 크시고 성격도 호탕하고 자신감 넘치는 분이셨어요. 남자다운 모습도 있었고요. 최불암 선생님이 말씀해 주시길 '힘이 세지만 겸손했고, 과시하지 않았다. 불의를 보면 못 참았고 정의로운 사람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부분을 극대화하기 위해 집중했습니다. 선생님처럼 살을 찌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행동들도 있었는데, 가만히 서 있을 때 다리를 조금 더 벌린다던가, 다리 꼬기 힘들어진다던가, 목소리가 커진다던가의 부분들이요. 그 부불을 다이내믹하게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배우 최우성이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규빈 기자

"액션 스쿨에 다니면서 액션을 배우기도 했어요. 제가 타격 액션이 아닌, 집어 던지고 메치는 액션이 많았어요. 유도와 씨름 사이 어딘가에 있는 액션이었죠. 합을 맞춰 볼 필요가 있어서 대역 해주는 형과 만나서 서로 메치는 등 감각을 익혔습니다. 어떻게 해야 아프지 않게 할 수 있는지, 시각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배웠어요. 그래도 누군가를 들고 다니는 건 어렵더라고요. 살이 찌고 힘이 늘어서 다행이었죠."

195~60년대를 연기하는 건 배우로서 특별한 경험이었다. 잘 꾸며진 현장은 최우성을 그 시대로 초대했고,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당시 물건들의 손 때까지 다 살려줬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우성은 촬영 자체가 재밌는 기억이 됐다고 떠올렸다.

"당시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영어 발음도 더 구수하게 하려고 했죠. 선크림도 없던 시절이라 피부톤을 많이 다운시켰어요. 머리는 검정색으로 염색했고요. 헤어 스타일이나 옷도 당시 유행하던 것으로 꾸몄습니다."

배우 최우성이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규빈 기자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시청률 1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넘기며 큰 인기를 끌었다. '수사반장'을 기억하는 기성세대는 물론, '수사반장'을 전혀 모르는 젊은 세대까지 다양하게 사로잡은 것이다. 최우성은 인기 작품에 큰 배역으로 출연한 만큼, 자신의 얼굴을 알리게 된 기회를 얻었다.

"방송 다음 날 가족들과 외식을 갔어요. 옆 테이블에 할아버지, 할머니, 자녀, 손자 3세대로 이뤄진 가족이 있었는데 저를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할아버지가 제 손을 잡고 '수사반장은 참 인기드라마였다'고 해주시는데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알아봐 주시고 먼저 다가와 주셔서 감사해요. 오히려 긴가민가 하면 조금 서운할 정도에요. '수사반장 1958'은 이처럼 제 일상을 더 재밌게 채워 준 작품이에요. 저라는 사람을 알린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배우 최우성이 서울경제스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규빈 기자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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