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신문이 백지로 발간된 이유는?

벌써 한 주가 끝나고 토요일이 찾아왔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떤 한 주를 보내셨는지요? 저는 날씨가 화창해 산책을 많이 했는데, 걷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더라고요. 이제 초여름도 지난 본격적인 여름입니다. 곧 무더위가 찾아오겠지요. 각각의 계절을 나려면 각각의 힘이 든다는 어느 소설 속 문장을 떠올리며 이번 여름도 살아야겠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독자분들을 위해, 이번 주도 원샷 국제뉴스에서 한 주 동안 쏟아졌던 국제 뉴스를 간추려봤습니다.

◇천안문 사태 35주기 맞은 中

지난 2일 공개된 주간지 ‘시대논단’의 1면. 백지 상태다. 시대논단은 이날 홍콩 당국의 압박으로 매년 게재했던 천안문 희생자를 위한 추모 기도문도 싣지 못한 채 지면을 백지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시대논단

지난 4일은 중국의 천안문 사태 35주기였습니다. 35주기를 앞두고 홍콩 주간지 ‘시대논단(Christian Times)’은 첫 페이지 대부분을 허옇게 비운 채 발간했는데요. 1987년 창간된 시대논단은 매년 천안문 사태 기념일마다 1면에 추모 기도문을 게재해왔지만, 올해는 당국의 압박으로 백지를 발행하게 된 것이죠.

천안문 사태는 1986년 학생 시위 탄압에 반대했던 후야오방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1989년 4월 사망하자, 이를 추모하기 위해 열렸던 집회가 민주화 요구 시위로까지 확산하면서 빚어졌습니다. 1989년 6월 4일 중국 정부는 베이징 천안문 광장 일대에서 민주화를 외친 학생과 시민을 군을 동원해 진압, 수천명에 달하는 희생자를 낳았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언론·집회 자유가 보장되던 홍콩은 그동안 중국에서도 천안문 사태를 공개 추모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었지만, 더는 그렇지 않습니다. 당국이 2020년 천안문 추모 집회를 금지한 데 이어, 현지 언론에도 재갈을 물리며 천안문 사태를 완전한 금기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中 “천안문 기도문 안된다”… 홍콩 종교지 백지 발행

☞천안문 탱크맨… 죽었나 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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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요타 품질 인증서 부정행위...리콜 될까

3일 도요타자동차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부정 인증 문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 회사인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국가의 품질 인증을 받는 과정에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올해 초 도요타 계열사 인증 부정으로 논란이 있었는데 본사 차원의 조작까지 드러난 겁니다. 이에 일본 언론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3일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날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자동차 제조사 다섯 곳이 38차종에 대한 보행자·탑승자 보호 등 국가 인증을 받는 과정에 부정을 저질렀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들 제조사가) 자동차 인증 제도의 근간을 흔들었다”며 이 회사들이 부정으로 인증받은 차종 가운데 현재도 생산 중인 11차종에 대해 생산·출하를 금지했습니다.

이날 도요타자동차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올바른 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제조·판매했다. 도요타그룹 책임자로서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지난해 1003만대를 제조한 세계 최대 제조사 도요타인 데다, 부정 인증이 밝혀진 코롤라 등 차종 일부는 주력 제품이기 때문에 리콜 규모가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日 도요타, 7종 자동차 인증 부정... 최대 리콜 가능성 부상

◇이달 조기 대선 치르는 이란...출사표 던진 ‘올드 보이’들

메흐르다드 바즈르파쉬 이란 교통부 장관이 이란 대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3일 이란 테헤란의 내무부에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선거는 28일 열린다./EPA 연합뉴스

크고 작은 선거가 많이 치러지는 올해. 얼마 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리콥터 사고로 사망하면서 이란에서도 오는 28일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됐는데요.

여기에 전직 대통령과 국회의장 등 이른바 ‘올드 보이’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3일 오후 6시 마감된 제14대 이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에 총 80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IRNA 통신은 80명의 후보 중 46명을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 13명을 진보적 개혁 성향, 2명을 온건 성향으로 분석했습니다.

가장 주목받는 이는 대표적 반서방 강경파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재임했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입니다. 그는 집권 이후 극단적 반(反)미, 반이스라엘 정책을 펼치고 핵무기 개발도 추진하면서 이란의 국제적 고립을 초래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인데요.

과연 이란의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지, 이에 따라 중동의 정세가 어떻게 요동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이란 대선 80명 출마...前대통령·국회의장도 출사표

◇총선 치른 인도...이겼지만 웃을 수 없는 모디 총리

4일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에서 시민들이 텔레비전 화면으로 개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또 선거 뉴스입니다. 이번엔 인도입니다. 무려 6주 간 진행됐던 인도 총선이 막을 내렸습니다. 당초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권 연합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예측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여권 연합은 가까스로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디 총리에겐 어쩐지 뒷맛이 씁쓸할 이번 결과는 여당이 고수해온 ‘힌두 우선주의’가 인도 남부의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남부는 최근 IT·스타트업이 밀집하면서 고학력·고소득자가 쏠리는 신흥 부자 지역으로 꼽히는데, 이곳에서 낡은 보수 전략이 먹히지 않은 것이죠.

길고 길었던 인도 총선의 결말이 궁금하다면 아래 기사를 읽어보세요.

☞3연임 성공했지만 가까스로 과반… 모디, ‘反힌두’ 남부에 발목 잡혔다

◇세기의 ‘트럼프 재판’ 파스텔로 그리는 법정 화가

4일 미국 뉴욕 리버사이드 파크에서 만난 법정 화가 제인 로젠버그. 그의 스케치로 세계는 트럼프의 재판을 엿볼 수 있었다./윤주헌 특파원

미국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역사상 첫 형사피고인이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은 지난달 30일 배심원단의 만장일치 유죄 평결로 일단락됐는데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 재판은 방송 중계가 일절 불허됐고, 법정 사진 촬영은 재판 시작 전 45초 동안만 허용됐습니다. ‘세기의 재판’을 바깥에 전달하는 유일한 통로는 ‘법정 화가’ 세 명이 그려낸 그림뿐이었죠. 피고인 트럼프의 미세한 표정 변화, 트럼프와의 부적절한 과거를 주장하며 민망한 장면까지 증언한 전직 성인물 배우, 해결사에서 저격수로 돌변해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던 전 트럼프 변호사…. 이런 장면들을 담은 그림이 세계 언론을 통해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전달됐습니다.

윤주헌 뉴욕 특파원이 이번 재판에서 활약한 세 명의 법정화가 중 한 명인 제인 로젠버그를 맨해튼에서 만났습니다. 로젠버그는 인터뷰 중에 윤 특파원을 다그치는가 하면,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는데요.

로젠버그와의 일문일답 인터뷰가 궁금하다면 아래 기사를 클릭해보세요.

☞파스텔 하나로… 트럼프 ‘세기의 재판’ 세계에 보여줬다

◇80주년 맞은 노르망디 작전...기념식엔 서방 정상 총출동

6일 프랑스 북서부 콜레빌시르메르 오마하 해변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 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오른쪽에서 첫째·둘째)와 에마뉘엘 마크롱 부부(왼쪽에서 첫째·둘째). /EPA 연합뉴스

한국은 현충일이었던 지난 6일은 노르망디 작전이 80주년을 맞은 날이기도 했습니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은 1944년 6월 6일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12개국 연합군이 나치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 상륙, 서유럽 해방을 앞당긴 대규모 군사 작전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가장 결정적인 작전으로 꼽히죠.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방 정상들은 프랑스 노르망디에 모였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를 국빈방문 했고, 영국의 찰스 3세 국왕과 리시 수낙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이 얼굴을 비췄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참석했습니다.

기념식의 사진과 이모저모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기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이든, 프랑스 국빈 방문... “美·나토, 우크라서 물러서지 않을 것”

◇영국인들은 왜 밀크셰이크를 던질까?

4일 영국 클랙턴온시에서 영국의 대표 극우 인사로 꼽히는 나이절 패라지가 손에 밀크셰이크를 들고 웃고 있다(왼쪽). 그는 이날 앞서 한 여성이 집어던진 바나나 밀크셰이크를 된통 얻어맞았다(오른쪽)./AP·EPA 연합뉴스

여러분, 밀크셰이크 좋아하시나요? 저는 참 좋아하는데요. 영국에선 이 밀크셰이크가 마시는 것 외에 다른 용도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바로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들에게 던져버리는 겁니다. 한국에서도 정치인 등 유명인에게 달걀과 밀가루를 던지는 것과 비슷하게 말입니다.

실제로 지난 4일 다음 달로 다가온 영국 조기 총선에 출마한 유명 극우 인사이자 영국 개혁당 대표 나이절 패라지가 바나나 밀크셰이크를 된통 얻어맞았습니다.

영국 사람들은 정치인에게 왜 하필 밀크셰이크를 던질까요? 밀크셰이크가 어디서든 구하기 쉽고, 시위 현장에 들고 가도 잘 의심받지 않고, 뒤집어썼을 때의 시각적 효과가 좋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우유가 ‘백인’을 상징하기도 하는 만큼 백인이나 백인 우월자를 조롱하는 뜻으로 쓰인다고도 하는데요.

☞英 극우정치인의 봉변… 왜 영국인들은 시위 때 밀크셰이크를 던지나

오늘 원샷 국제뉴스는 여기까지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저희는 다음주 15일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