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올해 지구기온 상승폭 1.5도 넘는다···5년 안에 사상 최악 더위 찾아올 가능성 86%

김기범 기자 2024. 6. 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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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WMO)가 5일 펴낸 ‘지구 1년~10년 기후 업데이트(Global Annual to Decadal Climate Update·GADCU)’ 보고서의 표지. 세계기상기구(WMO) 제공.

이르면 올해가 전 지구 지표면 평균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서는 역사상 첫 해가 될 수도 있다. 2024~2028년 중 한해라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5년 안에 역대 가장 더운 해가 찾아올 가능성은 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기상기구(WMO)는 5일 ‘지구 1년~10년 기후 업데이트(Global Annual to Decadal Climate Update·GADCU)’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WMO의 1년~10년 기후예측 선도센터인 영국 기상청이 매년 작성하는 것이다. 올해는 전 세계 15개 기관의 예측 자료가 분석에 사용됐다.

이번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2024~2028년 사이 전 지구 지표면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일시적으로 1.5도를 초과하는 해가 찾아올 가능성이 80%에 달한다는 것이다. 빠르면 올해가 1.5도를 넘기는 첫 해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5년 중 1.5도를 넘어서는 해가 있을 가능성은 2015년에는 0에 가까웠으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 예측한 2017~2021년 사이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은 20%였지만 2022년 예측한 2023~2027년 사이 초과 가능성은 66%로 급증했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195개 당사국들은 이번 세기말까지 전 지구 지표면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억제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 이후 1.5도라는 숫자는 인류의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반드시 지켜내야 할 상징적인 수치로 여겨지고 있다.

WMO는 다만 2024~2028년 사이 1.5도를 넘기는 해가 있더라도 추세적으로 1.5도 제한 목표가 실패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시적으로 한해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겼다 해도 이듬해와 그 다음해에는 다시 1.5도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부터 2020년대 전 지구 지표면 평균기온의 산업화 이전(1850년~1990년) 대비 상승폭. 검정색은 2023년까지의 관측치, 파란색은 2024년 이후 예측치의 범위를 의미한다. 오른쪽 하단 갈색 그래프는 산업화 이전(1850년~1990년) 대비 전 지구 지표면 평균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어설 연도별 가능성을 나타낸다. 세계기상기구(WMO) 제공.

코 배럿 WMO 사무차장은 “WMO는 일시적으로 1.5도를 초과할 것이라는 경고를 점점 더 자주 울리고 있다. 실제로 가장 최근 12개월 동안 평균 온도 상승폭은 1.5도를 넘어섰다”면서도 “하지만 일시적인 초과는 1.5도 목표가 영구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 사이 전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63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5도 초과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 동안의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47%라는 내용도 보고서는 담았다. 전년도 같은 보고서에서 2023~2027년의 5년 동안 1.5도를 넘어설 가능성으로 제시된 32%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WMO는 앞으로 5년 중 적어도 1년이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가 될 가능성은 86%에 달한다고 봤다. 5년 안에 찾아올 역사상 가장 더운 해의 전 지구 평균기온은 지난해의 수치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WMO는 지난 3월19일 발표한 ‘2023년 전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45도 높았다고 했다.

보고서에는 앞으로 찾아올 5번의 겨울(11월~3월) 동안 북극의 온난화 정도는 지구 전체 평균 온난화의 3배 이상 극심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카를로 부온템포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 국장은 “우리는 전례 없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또한 기후를 예측하는데 있어 전례 없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세기말 다시 (과거의) ‘추운’ 기온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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