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수입 금지하겠다" 총선 공약으로 등장한 문제의 식재료 [스프]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2024. 6. 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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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식재료로 꼽히는 푸아그라(Foie Gras) 수입 금지를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나라가 있습니다.

영국 스티브 리드 노동당 예비내각 환경장관은 집권하면 푸아그라의 상업적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스티브 리드 노동당 예비내각 환경장관은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동물에 대한 잔혹 행위를 끝내겠다'며 '푸아그라의 상업적 수입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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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프링] 정치적 이슈가 된 푸아그라

 
고급 식재료로 꼽히는 푸아그라(Foie Gras) 수입 금지를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나라가 있습니다.

영국 스티브 리드 노동당 예비내각 환경장관은 집권하면 푸아그라의 상업적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에선 이미 푸아그라 생산이 금지되어 있어 수입까지 금지되면 사실상 영국에서는 푸아그라를 먹을 수 없게 됩니다.
 

무슨 상황인데?

스티브 리드 노동당 예비내각 환경장관은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동물에 대한 잔혹 행위를 끝내겠다'며 '푸아그라의 상업적 수입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영국은 푸아그라 생산을 금지하고 있지만, 매년 200톤의 푸아그라 제품을 다른 유럽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영국인들이 푸아그라 요리를 먹고 있는 셈이지요.

푸아그라는 살찐 거위나 오리 간을 재료로 한 고급 식재료로 프랑스가 주 생산지입니다. 한국에서도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는 푸아그라 메뉴가 있고, 수입 푸아그라 가공식품들도 시중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푸아(foie)'는 프랑스어로 '간'을 의미하고, '그라(gras)'는 '지방'을 뜻합니다. '푸아그라(foie gras)'는 말 그대로 "지방간'이네요. 푸아그라는 부드럽고 느끼하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지방과 단백질, 비타민 A가 많은 고칼로리식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푸아그라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즐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집트에서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유럽 본토로 전달됐고, 그중에서도 미식의 나라인 프랑스가 푸아그라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프랑스에선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 등 특별한 날에 레드 와인과 함께 푸아그라를 즐기는 문화가 있습니다. 프랑스는 푸아그라의 생산 방식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2005년 푸아그라를 자국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법안까지 만들었습니다.

프랑스와 벨기에, 스페인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푸아그라 생산과 판매를 1990년대부터 금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의 몇몇 주와 호주, 이스라엘, 튀르키예, 인도 등에서 푸아그라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푸아그라의 생산 과정이 잔혹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기 때문이죠. '가바주(Gavage)'로 불리는 푸아그라 생산 과정은, 어린 거위를 가두고 억지로 사료를 먹여 살을 찌우는 것입니다.

푸아그라를 처음 즐겼던 고대 이집트인들도 가금류에 먹이를 많이 먹여 살찌우는 방식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푸아그라를 대량 생산하는 현대의 '가바주'는 거의 식고문 수준입니다. 거위가 옴짝달싹할 수 없는 좁은 우리에 가두고 목만 밖으로 꺼내 놓은 뒤, 입에 튜브를 연결해 옥수수나 콩 같은 사료를 거위 입에 강제로 퍼붓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금속관을 거위의 위까지 쑤셔넣고 매일 1.5킬로그램의 곡물을 밀어넣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거위의 내장과 얼굴, 목에 상처가 생기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이렇게 잔혹한 과정을 거쳐 거위 간이 보통 간의 10배 정도로 비대해지고 지방간이 되면 도축해 꺼냅니다.

푸아그라를 얻기 위한 가바주
 

한 걸음 더

사실 동물을 학대하지 않고 생산되는 '자연산' 푸아그라도 있습니다. 철새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날씨가 추워지면 스스로 먹이를 많이 먹고 살을 찌워 간에 양분을 비축하게 되는데요, 일시적으로 지방간 상태가 된 시기에 철새를 사냥해 얻는 것이 '자연산' 푸아그라입니다. '자연산' 푸아그라는 1년 중 일정 시기에 사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죠. 그런데 현대에 들어 푸아그라 수요가 증가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잔인한 '공장식' 대량 생산 방식이 개발된 것입니다.

푸아그라가 동물 학대라는 비난이 제기되자, 거위를 방목하며 푸아그라를 생산하는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사진 : 게티이미지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sh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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