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석유·유전' 붙었다 하면 활활…테마주 '묻지마 급등' 주의

김사무엘 기자 2024. 6. 5.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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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앞바다에 최대 140만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 발표에 관련 테마주들이 연일 들썩인다.

반면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관련주들은 주가가 하락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전날 정부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만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석유 테마주와는 달리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관련주들은 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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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석유·가스 테마와 신재생에너지/그래픽=이지혜

포항 앞바다에 최대 140만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 발표에 관련 테마주들이 연일 들썩인다. 반면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관련주들은 주가가 하락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증권가에서는 석유개발 성공 가능성이 아직 미지수인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는 전일 대비 700원(1.81%) 오른 3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상한가(전일 대비 30% 상승)에 이어 이날도 장중 최고 27.52%까지 올랐지만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도시가스 관련주인 대성에너지는 13.74% 상승한 반면 지에스이는 장중 최고 23.56% 상승한 이후 2.93% 하락 마감했다. 석유류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흥구석유는 18.4% 올랐다.

석유개발과 관련성 높은 종목들도 주목 받았다. 석유 수송용 강관을 생산하는 동양철관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LPG 용기용 밸브를 생산하는 화성밸브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전날 정부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만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140억 배럴은 매장량 기준 세계 15위권이며 금액으로는 약 2250조원에 달한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450조원)의 5배에 이른다.

석유 시추와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관련 기업들은 큰 수혜를 볼 수 있다. 시추 단계에서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뤄지면서 플랜트 기업에 수혜가 예상되고 시추한 석유를 수송하는데 쓰이는 파이프 생산 기업이나 원유 시추·운반에 관련된 해운·조선 업체들 역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생산 석유가 수입산 대비 채산성이 높을 경우 한국가스공사나 한국전력 등 공기업도 일부 수혜 가능성이 있다.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관련성이 떨어지는 데도 주가가 급등하는 과열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ANKOR유전의 경우 이름에 유전이 들어있다는 이유만으로 전날 상한가에 이어 이날도 상한가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 종목은 미국 멕시코만 천해에 있는 앵커유전에 투자하는 펀드로 현재는 자산 대부분을 배당으로 분배하고 청산이 진행 중이다.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종목임에도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석유 역시 자원개발이 아닌 아스팔트와 합성수지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석유개발 테마로 묶이면서 이틀 연속 급등했다.

석유 테마주와는 달리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관련주들은 약세를 나타냈다. 정부의 투자가 석유개발에 집중될 경우 신재생 관련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재생에너지 대표 기업인 한화솔루션은 이날 3.73% 하락 마감했다. 태양광 발전시스템 기업 지투파워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하는 금양그린파워도 각각 6.83%, 4.87% 떨어졌다. 풍력발전 설비업체 씨에스윈드는 3.24% 조정을 받았다.

수소 관련주인 두산퓨얼셀은 2.69% 하락했고 범한퓨얼셀과 에스퓨얼셀은 5%대 약세로 장을 마쳤다.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원자력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 우진엔텍, 비에이치아이 등은 7~9%대 낙폭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석유개발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섣불리 판단하고 투자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석유 시추 계획은 향후 추가적으로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겠으나 조금은 이른 시점"이라며 "천해가 아닌 심해이기 때문에 비용 집행이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질 수 있는데 생산 단가는 시추 횟수 및 비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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