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되나…시추 성공률 20%의 의미는? [뉴스in뉴스]

박대기 2024. 6. 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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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이 소식에 가슴설렌 분도, 또 갑자기 무슨 이야기인지 어리둥절한 분도 계셨을겁니다.

경북 포항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정부 발표였는데요.

산유국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인지, 시추 성공률이 20%라고 하는데 정확히 무슨 말인지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기자, 단적으로 산유국의 꿈 이룰수 있는 겁니까?

[기자]

황당한 답 같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산유국이었습니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울산 근처 동해 가스전에서 가스와 원유를 생산했던 세계 95번째 산유국이었습니다.

지금은 고갈 상태로 생산이 종료됐는데 만약 이번 시도도 실제 생산으로 이어진다면 산유국 지위를 회복한다는 의미가 있을 겁니다.

다만 정부 발표를 보더라도 '매장 가능성'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아직은 가능성을 확인한 정도입니다.

[앵커]

정부 발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요?

[기자]

석유 개발의 단계는 대략 3단계입니다.

우선 지진파 분석 등을 통해서 땅속을 추정해보는 물리탐사 과정이 있습니다.

그게 통과되면 실제로 구멍을 파보는 탐사시추가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그 구멍 속에서 원유가 발견됐고 들이는 비용 대비 경제성이 있으면 상업 개발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첫 단계 물리탐사에서 35억 배럴내지 140억 배럴 규모의 매장 가능성이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12월부터 실제 탐사시추를 해보겠다는 것입니다.

[앵커]

정부 발표를 보면 그 140억 배럴이 어마어마한 양이라는데요?

어떻게 찾아낸거죠?

[기자]

만약 실제로 존재한다면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쓸 양입니다.

이번에 갑자기 찾기 시작한 것은 아니고 지난 15년간 석유 탐사를 해온 결과를 지난해에 미국 업체인 액트지오에 맡겼고 그 분석 결과가 지난해 말에 나왔다고 합니다.

이 분석 결과를 다시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검증을 받아서 이번에 발표한 거라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앵커]

성공률이 20%라는 말이 있어요.

이게 정확히 어떤 말인가요?

[기자]

산업부 장관이 밝힌 한 개 시추시 시추 성공 확률입니다.

올해 12월부터 구멍을 뚫었을때 실제로 원유나 가스를 찾아낼 확률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산업부에서도 다섯 번 가량 시추해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확률이 20%면 다섯 번 뚫으면 그 중 하나 정도는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뜻입니다.

통상 성공확률이 12.5%가 시추해 볼만 하고 대규모 성공을 거둔 가이아나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7% 기대하고 보고 뚫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 확률로 시추에 성공하더라도 상업생산이 가능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번에 시추할 지역이 수심 1,100미터에서 1,200미터 깊이의 심해입니다.

이런 곳에서 다시 해저 2킬로미터 가량을 더 뚫고 내려가야합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의 심해나 미국의 쉐일가스 등 원유의 존재 자체는 분명한 곳들이 많이 있지만, 채산성이 안 나와서 개발을 포기한 지역이 많습니다.

[앵커]

박기자가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이드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1976년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에서 원유를 발견했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1년 만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해프닝으로 끝난 적이 있습니다.

사실 포항은 이전부터 곳곳에서 가스가 발견되는 등 조짐은 있습니다.

7년 전 지하수를 파다가 가스가 나오면서 지금도 계속 불타고 있는 '불의 정원'이 포항에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불의 정원 가스는 개발해도 경제성이 없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포항 인근 바다에 석유가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수입하는 것보다 저렴한지, 경제성입니다.

[앵커]

당장 12월부터는 시추에 들어가게 되는데 시추에도 돈이 많이 들어가나요?

[기자]

말씀드린 것처럼 심해를 시추하는 것이라 돈이 많이 듭니다.

시추 한 번에 천 억원이 들거라는게 정부 설명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시추를 다섯 번 가량 한다는 것인데 그러면 5천억 원이 들 전망입니다.

이후로도 상업 개발까지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갈 전망입니다.

정부도 그래서 시추 결과 성공 확률이 낮으면 외국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심해 원유 개발을 위해서는 기술을 가진 외국 기업의 참여가 필요한 면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이름에 '가스'나 '석유'가 들어간 일부 기업들의 주가가 어제부터 폭등하던데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실제로 시추를 해봤더니 원유가 있고 상업성도 있어서 순조롭게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2035년입니다.

11년 뒤의 일인데요.

지금 단기 급등하는 것은 11년뒤의 수익을 반영한다기보다는 일종의 바람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업체나 단톡방을 통해서 돌아다니는 투기성정보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시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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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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