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명품 화장품’ 어루만지며 확인”…檢, 첫 접견 메모 확보
“김 여사, 비서에게 선물 포장지 뜯도록 지시”
檢, 코바나컨텐츠 전 직원 2명 등 목격자 조사할 듯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 화장품을 전달했던 첫 접견 내용을 기록한 메모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 메모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었던 ‘목격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달 31일 최 목사를 두 번째로 불러 조사하면서 2022년 6월20일 김 여사와의 첫 접견 때 상황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20일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조사하며 최 목사가 김 여사와의 첫 접견 현장에서 직접 작성한 메모의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메모에는 명품 화장품 등의 선물을 건네받은 김 여사의 행동과 발언이 상세히 묘사돼 있다. 최 목사는 “최 목사가 준비해 간 명품 화장품 선물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자, 김 여사는 자신의 등 뒤에 있는 업무 책상에서 근무 중이던 비서 정모씨를 불러 선물 포장지를 뜯도록 지시했다”고 적었다. 정씨는 김 여사 회사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목사는 이 메모에서 “화장품과 향수 포장지를 해체하니까 김 여사가 직접 물건을 어루 만지며 확인하더니 만족한 모습을 보이며 여러 말들을 했다”며 “특히 김 여사는 ‘그냥 오시지 뭘 이런 걸 사 오셨어요? 한국이나 동양 여성들은 샤넬을 잘 안 찾는데 목사님이 이걸 어떻게 아시고 고르셨어요’라고 질문한 뒤 최 목사가 ‘미국에 있는 와이프가 이걸 적극 추천했어요’라고 답하니 ‘아이구 사모님께 정말 고맙다고 전해주세요’라고 감사의 표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문서를 바탕으로 최 목사 본인에게 김 여사를 접견한 이유와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한 검찰은 이 메모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었던 ‘제3의 인물’을 조사할 가능성이 크다. 이 메모에 따르면 최 목사는 해당 날짜 오후 1시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상가 안에 있는 빵집에 도착했고, 또 다른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 유모씨가 마중을 나왔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경호팀은 최 목사가 가지고 온 쇼핑백을 검색대에서 검사했고, 최 목사에 대한 몸 수색도 실시했다. 유씨와 정씨는 사무실 안에서 커피와 생수, 과일 등을 준비해 접대했다. 최 목사는 메모에서 “유씨와 정씨는 현재 대통령실 영부인 담당 비서”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언급되는 정씨와 유씨, 당시 경호팀 관계자 등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들을 조사한 뒤 김 여사 본인을 상대로도 최 목사에게 명품 화장품∙가방 등을 전달받은 경위, 윤 대통령이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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