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육아와 골프, 두배로 힘들지만 …가장 행복해요”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4. 6. 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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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둘째 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지난해 10월 이후 2승 정조준
아이 보느라 훈련시간 확 줄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연습
‘닥공’ 버리고 전략적으로 쳐
‘아줌마의 힘’ 정신력 좋아져
박주영이 1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2라운드 13번홀에서 힘차게 세컨샷을 하고 있다. KLPGA
“출산 이후 샷 감각은 아직 안 돌아왔어요. 그런데 정신력이 훨씬 좋아졌어요. 진짜 ‘대한민국 엄마의 힘’이라는게 있나 봐요.”

2022년 출산하고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로 복귀한 박주영은 특유의 힘이 넘치는 밝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박주영은 1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LPGA투어 Sh수협은행 MBN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려놨다. 지난해 10월 이후 KLPGA투어 통산 2승을 기록할 기회다.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박주영은 전날 3번홀부터 5번홀까지 ‘3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하위권으로 미끄러졌다. 하지만 7번홀에서 이번 대회 첫 버디를 잡은 이후 4개의 버디를 더 잡아내며 2언더파 70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기세를 이어 이날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고 선두권으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박주영은 “초반에 보기를 쏟아내면서 이대로 집에 가야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다행히 점점 감을 잡으면서 후반에는 버디가 나왔다”고 돌아본 뒤 “어제 경기 끝나고 그린 경사를 보는 연습을 많이 하며 퍼팅 감각을 잡았다. 덕분에 효과를 봐서 오늘 3홀 연속 버디도 하고 보기 없는 경기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골프에만 집중할 수 없는 ‘엄마 골퍼’의 삶. 박주영은 “진짜로 제가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다. 시합이 없는 월요일은 아이 돌봐주시는 이모님도 안 오셔서 제가 아이를 본다. 오전에 어린이집에 보내고 오후 1시 30분까지 딱 3시간. 이 시간이 제가 레슨받고 운동하는 전부”라며 웃어 보인 뒤 “집에 와도 못 쉬어요. 빨래하고 살림하고 아이가 오후에 오면 놀아줘요. 그래도 이상하게 아이와 함께 있으면 스트레스도 없어지고 힐링이 돼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모든 투어 일정도 ‘아이’가 중심이다. “2시간 이내 거리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웬만하면 집에서 다닌다”고 말한 박주영은 “무엇보다 아이를 한 번이라도 더 보는 게 좋다. 연습라운드도 못 하고 아이와 있어야 할 때도 있다. 그래도 너무 좋다”고 털어놨다. 이어 “체력적으로는 정말 바닥이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가 없다. 육아와 골프 둘 다 책임감을 갖고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박주영이 ‘힘들다’고 말한 육아 이후 골프는 더 좋아졌다. 지난해에는 생애 첫 우승도 했고 올 시즌에도 컷통과 100%에 상금도 1억원 넘게 벌었다. 박주영도 “희안하게 골프는 더 좋아졌다. 사실 힘이 드니까 ‘1타라도 적게 쳐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예전보다 ‘닥공’은 안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한다. 이제 해야 할 때와 안 해야 할 때를 좀 확실히 나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한하게 시간이 없고 절대적인 연습 시간이 줄어들었는데 골프는 는 것 같다”고 웃어 보인 뒤 “최대한 연습하려고 집중하고, 해야 할 것을 찾아서 하고, 대회에 출전했을 때 최대한 많이 연습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판단도 빨라지고 대회를 치를 때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골프에 관한 생각도 달라졌다. “남은 이틀간 가장 중요한 것은 ‘퍼팅 감각’이다. 사실 체력은 진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너무 힘들어도 시합만 시작되면 힘들다는 생각을 안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골프에 최대한 집중하지만 결과는 받아들이는 점도 달라진 점이다.

박주영은 “못하는 못하는대로 ‘괜찮아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더 생겼네’라고 생각한다. 잘하면 더 좋지만 혹시 컷 탈락을 해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러면서 스트레스가 적어진 것 같다”라며 “힘듦이 배가 됐지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논리적으로 맞지는 않지만 지금 이렇게 생각 하고 있다. 진짜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무시못하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정신력이 강해졌다”며 남은 라운드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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