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맞벌이 가정, 네 집 중 한 집은 “우울”…하루 중 휴식은 1시간
응답자의 40% “일에 치여 삶 목표 잃어”
서울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23.6%가 우울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0% 가량이 “일에 치여 삶의 목표를 잃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연구원은 ‘2023년 서울양육자서베이’와 서울 영유아 양육 여건·양육자의 정신건강 양육 스트레스 등에 대한 설문조사 및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맞벌이 부부의 고충을 정리한 ‘서울 워킹맘·워킹대디의 현주소’ 인포그래픽스를 지난달 29일 발행했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에서 만 0∼9세 자녀를 둔 서울 맞벌이 부부 5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23.6%는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불면증과 불안감을 경험한 비율은 각각 20.8%, 15.8%로, 8.6%는 자살 생각까지도 한 경험이 있었다.
최근 3개월간 일과 생활의 균형 정도를 묻는 항목에 맞벌이 가정 여성의 43.7%가, 남성 38.8%가 ‘일에 치이다 보니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잊을 때가 있다’고 답했다. 여성의 36.5%, 남성의 34.8%가 ‘일이 바빠서 내 삶에 대한 비전과 반성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했다.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기도 했다’(여성 30.2%, 남성 14.7%), ‘퇴근 후에도 일에 대한 걱정을 했다’(여성 31.1%, 남성 34.0%) 는 등의 항목에도 유의미한 응답률이 보였다.
맞벌이 부부의 하루 휴식시간은 1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맞벌이 가정 여성이 1.4시간, 남성이 1.5시간이라고 휴식시간을 추정했다. 하루 전체 일과를 보면 여성의 가사·자녀 돌봄 시간이 남성의 2배 가량을 기록했다. 가사·자녀 돌봄은 여성이 3.4시간, 남성이 1.8시간을 기록했다. 직장생활·경제활동 시간은 여성이 7.5시간, 남성이 8.9시간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배우자와의 자녀 돌봄 분담 비중과 만족도에 따른 정신건강 문제의 분포를 살펴본 결과, 맞벌이 가정 여성의 돌봄 비중이 증가할수록 우울·불안·자살 생각의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육아휴직의 경우 만 0∼9세 자녀와 함께 사는 20∼64세 기혼자 807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의 30.3%, 남성의 46.4%가 ‘직장에서 이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2022년 결혼 적령기(35~36세)를 맞은 서울 미혼 청년 중 15.8%는 ‘향후에도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서울의 연간 혼인 건수는 3만6324건으로, 2010년(7만466건)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연구원은 양육자의 양육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 예방을 위해 여가·신체활동 등을 포함한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 개발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궁극적으로 부모의 행복을 위해서는 엄마가 주로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을 개선하고 엄마와 아빠가 함께 키우는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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