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酒인물]NBA 스타가 만든 와인...박재범 아버지도 반했다

손용석 기자 2024. 6.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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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2번 우승했던 사샤의 와인 '알렉산더'...구대륙과 신대륙의 황금 조합
NBA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2010년 열린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파이널 7차전을 기억하실 겁니다. 미국 서부와 동부를 대표하는 두 팀의 경기는 '클래식 매치'로 불릴 만큼 라이벌로 유명하죠.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는 역대 NBA 파이널 17회 우승으로 공동 최다 우승팀. 역대 파이널에서만 12번을 만났던 오랜 라이벌이다.

2008년 파이널에선 셀틱스가 레이커스를 꺽고 우승을 차지했고, 2009년엔 레이커스가 우승하면서, 2010년은 레이커스가 2연패와 함께 셀틱스에게 설욕을 다짐한 게임이었습니다. 실제 2010년 파이널은 역전과 역전이 거듭된 역대급 명승부로 7차전 마지막 4쿼터는 미 전역에서 최대 3650만여명이 시청했던 슈퍼 매치였습니다.
2010년 NBA 파이널 7차전 마지막 게임에서 활약한 코비 브라이언트.

경기 초반 엎치락 뒤치락하다 3쿼터에선 셀틱스가 10점 가까이 앞서가며 고지를 선점한 듯 했지만 레이커스가 4쿼터에 역전하기 시작했죠. 4쿼터 종료 11.7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스코어는 81-79, 레이커스가 2점 앞서고 있었습니다. 셀틱스는 다급하게 파울로 끊었고 레이커스는 자유투 2개를 얻었습니다. 셀틱스로선 레이커스가 자유투 하나만 실패해도 공격권을 가지고 3점슛으로 동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왔죠.
LA레이커스가 2점차로 이기고 있는 가운데 11.7초 남은 상황에서 자유투를 시도하는 사샤 부야치치.

NBA 역사상 가장 살 떨렸을 자유투 2개를 던진 선수는 슬로베니아 출신의 사샤 부야치치였습니다. 사샤는 2m 넘는 키에도 3점슛을 잘 넣어 '더 머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머리를 감싸며 기도하던 가운데 사샤는 자신의 별명을 입증하듯 2개의 자유투를 깨끗하게 성공시킵니다. 레이커스는 16번째 NBA 우승을 사실상 확정했습니다. NBA 역사 한 페이지에 이름을 장식한 사샤는 이후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와 약혼하면서 국내에도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2010년 파이널 7차전을 승리한 후 코비 브라이언트와 기쁨을 나누는 사샤.

그 사샤가 얼마 전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사샤가 한국을 찾으며 들고온 건 농구공이 아니라 와인이었습니다. 자신의 본명을 딴 '알렉산더'(Aleksander)라는 와인이었습니다. 최근 미국 와인 업계에서도 가장 힙한 지역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의 파소 노블레스(Paso Nobles)에서 사샤 가족이 생산하고 있는 와인이었죠.
한국 찾은 사샤 부야치치


2010년 NBA를 떠나 스페인과 터키 리그를 뛰었던 사샤는 지금은 농구계에서 은퇴했습니다. 그동안 그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과거 농구 코트에서 필 잭슨 감독, 코비 브라이언트와 '원팀'으로 NBA 우승이라는 첫 번째 꿈을 이뤘던 사샤. 〈요酒인물〉 취재진을 만난 그는 이제 가족이라는 '원 팀'으로 두 번째 꿈인 최고의 와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샤 가족이 함께 만드는 와인 〈알렉산더〉

농구와 와인 모두 '원팀'을 통해 열정과 사랑을 쏟아 붓는다면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말하는 사샤. 실제 알렉산더 와인에는 사샤 가족의 열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샤 가족이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꿈을 키웠던 것처럼 와인에도 신대륙의 열정과 구대륙의 풍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파소 노블레스에 위치한 알렉산더 양조장

메를로를 기본 베이스로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프티 베르도, 말벡 5가지 품종을 배합(Blending)해 만드는 알렉산더 와인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나 소노마밸리보다 보르도 생테밀리옹과 더 닮아 있었습니다. 포도 품종마다 18개월 개별 숙성 후 블렌딩해서 다시 18개월을 오크통에서 숙성시키기 때문에 와인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최소 3년이 넘게 걸립니다. 파소 노블레스나 나파밸리 와인과 비교해 13~13.5도의 상대적으로 낮은 알코올 농도에도 복합적인 향과 은은한 피니쉬도 일품이었습니다.
미국의 열정과 유럽의 풍미를 간직한 알렉산더 와인

알렉산더(Aleksander)라는 와인 이름은 사샤의 본명입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이 놀릴 때 불렀다는 이름이라 본인은 싫어했다고 합니다. LA레이커스 시절에도 필 잭슨 감독이 상대를 괴롭혀야 하는 밀착 수비가 필요할 때마다 자신을 '알렉산더'로 부르며 호출했다는군요. 실제 사샤는 당시 성가신 수비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유럽의 감성까지 녹인 와인 이름이라며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와이너리에서 일하는 사샤

참고로 이 와인을 수입하는 회사는 STOS입니다. Seattle To Seoul(시애틀에서 서울)이라는 뜻의 이 회사의 CEO는 박용준 대표로 가수 박재범 씨의 아버지입니다. STOS는 미국 코스트코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와인 중 하나인 파소 노블레스의 다우(DAOU)도 수입하고 있습니다. '원소주'로 편의점에서 주류 돌풍을 일으켰던 재범 씨의 성공 뒤에도 가족이라는 '원팀'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요酒인물: 국내외 화제가 되고 있는 술을 직접 만들거나 팔고 있는 인물을 만나 주류에 대한 그의 생각과 해당 제품의 스토리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네이버에 관련 인터뷰와 함께 JTBC 뉴스 유튜브에서도 해당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취재: 손용석 기자 son.yongseok@jtbc.co.kr
편집: 조광현 PD, 촬영: 이지환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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