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이 꼽은 최고의 한국영화 ‘1위’는…

한국영상자료원 공개

영화 ‘하녀’.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고 김기영(1919∼1998) 감독이 연출한 김진규, 이은심 주연의 1960년작 ‘하녀’가 영화인들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한국 영화에 올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하녀’를 비롯해 영화인 260명이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을 31일 공개했다. 학계, 언론, 창작 등 영화계 종사자들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했다. 영상자료원이 이런 조사를 한 건 2006년, 2013년에 이어 세 번째다. ‘하녀’는 2013년에도 1위에 오른 바 있다.

2위는 2013년 조사에서 7위에 올랐던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이 차지했다. 3위는 ‘기생충’(2019)으로, 새롭게 순위에 들었다. 봉 감독뿐 아니라 박찬욱 감독도 ‘올드보이’(2003)를 5위, ‘헤어질 결심’(2022)을 공동 8위에 올리며 두 편의 영화를 10위 안에 진입시켰다.

박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아가씨’(2016) 등 7편이나 100위 안에 들어가면서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연출작을 ‘한국영화 100선’에 올린 감독이 됐다. 임권택 감독은 6편, 이만희·이창동 감독은 각 5편, 김기영·배창호·봉준호 감독은 각 4편이 100선에 들었다. 배우로는 송강호와 안성기가 각각 10편의 출연작이 100선 안에 들어갔다. 여자 배우 중에선 배두나가 100선 가운데 4편에 출연해 가장 많았다.

여성 감독들의 작품도 100선에서 늘었다. 2013년에는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1995)이 유일하게 목록에 올랐으나, 이번에는 총 9편의 여성 감독 영화가 100위 안에 들었다. 박남옥 감독의 ‘미망인’(1955),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2013) 등이다.

영상자료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 ‘한국영화 100선’ 단행본을 발간해 선정 작품들의 리뷰와 해설을 소개한다.

영상자료원 ‘한국영화 100선’ 상위 10위 선정작은 다음과 같다.

1위 김기영 감독 ‘하녀’(1960)
2위 봉준호 감독 ‘살인의 추억’(2003)
3위 봉준호 감독 ‘기생충’(2019)
4위 유현목 감독 ‘오발탄(1961)
5위 박찬욱 감독 ‘올드보이’(2003)
6위 하길종 감독 ‘바보들의 행진’(1975)
7위 이창동 감독 ‘시’(2010)
8위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2022), 허진호 감독 ‘8월의 크리스마스’(1998)
10위 홍상수 감독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