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로 재해석한 신데렐라 이야기…티빙 드라마 '나대신꿈'

황재하 2024. 5. 3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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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빅', 'SNL코리아' 연출한 김민경 감독 드라마 데뷔작
예능·콩트 연상시키는 코미디…10회 중 1·2회 공개
티빙 새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포스터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딸아, 인생 돌아가지 마. 지름길로 가. 여기 들어가서 부자 남편 만나서 팔자 펴라. 이 세상 어차피 네 힘으로 성공 못 해."

젊은 나이에 아버지를 여읜 신재림(표예진 분). 임종 직전 아버지(류승수)가 "두 번째 서랍에 널 위해 마지막으로 준비한 게 있어"라고 말했던 게 떠올라 서랍을 열었는데, 이런 유언장이 남겨져 있다. 유언장 뒷면에는 부자들의 사교 클럽 '청담헤븐'의 매니저 채용 안내문이 있다.

재림은 아버지의 유언에 어이없어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을 깨닫고 청담헤븐 면접을 보기로 한다. 아버지가 떠나고 남은 가족은 늦둥이를 임신한 새어머니와 피가 섞이지 않은 두 언니뿐이고, 어려워진 형편에 더 비좁고 허름한 집으로 이사하면서 결국 아버지 뜻에 따르기로 한다.

티빙 새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1일 1·2회가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이하 '나대신꿈')는 동화 신데렐라 이야기를 비틀어 만든 로맨틱 코미디다.

재림은 정장을 입고 굽이 높은 구두를 신은 채 면접을 보러 청담헤븐의 계단을 오르다가 실수로 구두를 떨어트리는데, 잠시 후 깔끔한 외모의 문차민(이준영)이 재림의 구두를 든 채 계단 아래서 나타난다.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재림은 '신데렐라 되기'에 성공한 예감에 취하지만, 차민은 대뜸 "고소하겠다"고 말해 재림의 환상을 깨 버린다. 알고 보니 차민은 재림의 구두에 머리를 맞았던 것.

차민은 재산을 노리고 자길 죽이려 하는 거냐고 재림을 몰아세우고, 재림은 그런 차민과 옥신각신한다.

'나대신꿈'은 이처럼 예상을 뒤집는 황당한 전개로 폭소와 실소를 자아낸다. 여기에 더해 예능 프로그램이나 콩트를 연상시키는 연출로 최대한 코미디에 집중했다.

남자 주인공 차민은 여자 보기를 돌 보듯 한다는 설정인데, 컴퓨터그래픽(CG)을 이용해 차민이 바라보는 여성들이 돌로 변하는 장면으로 인물의 성격을 표현했다. 재림이 급한 볼일을 해결하러 화장실에 가는 장면에선 화면에 거대한 폭포가 등장한다.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와 '낮에 뜨는 달'에서 이름을 알린 표예진은 사랑을 쟁취하려 발 벗고 나서는 신재림 역할을 맡아 당돌한 매력을 선보였다. 영화 '황야'와 드라마 '로얄로더'의 이준영은 능글맞고 엉뚱한 재벌가 남자 문차민을 연기했다.

티빙 새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대신꿈'의 김민경 감독은 이번 작품이 첫 드라마 연출이다. 그는 tvN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와 'SNL코리아' 등을 연출한 경험을 살려 드라마에서도 희극적인 요소를 최대한 강조했다.

다만 웃음 코드가 맞지 않는 시청자라면 '나대신꿈'이 황당하고 어이없게 여겨질 수도 있다. 코미디를 위해 배치된 일부 장면은 이야기의 맥락과는 별 관련이 없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죽은 재림의 아버지가 운구차에 실리기 직전 난데없이 관 뚜껑이 열리고 죽었던 사람이 벌떡 일어나는 장면, 재림이 청담헤븐에 취업하려고 살을 빼겠다며 뜬금없이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티빙 새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다소 호불호가 갈릴 만한 코미디임에도 '나대신꿈'은 누군가 불편해할 만한 무례한 내용을 담진 않았다.

신데렐라에서 소재를 따 왔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재림과 계모, 언니들의 관계가 불편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계모는 재림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고, 피가 섞이지 않은 언니는 재림과 함께 비빔밥을 나눠 먹으며 가깝게 지낸다.

비록 초반 회차에는 코미디 요소에 집중했으나 중반부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재림의 인간적인 성장과 차민과의 사랑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나대신꿈'의 백미경 크리에이터는 지난 29일 제작발표회에서 "신데렐라 이야기로 종결되지 않는다. 끝까지 보면 주제를 충분히 느끼실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민경 감독 역시 "신데렐라를 꿈꾸던 여자가 여러 사건을 겪으며 각성해 스스로 백마에 오르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10부작인 '나대신꿈'은 31일부터 매주 금요일 2회씩 공개된다. 다음 달 28일 최종회까지 모든 회차가 공개될 예정이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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