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반하겠네" '솔친자' 선재에서 '스윗남' 변우석으로[문답]

김소연 기자 2024. 5. 3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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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캡처

요즘 2030 여성들 사이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tvN '선재 업고 튀어'의 주인공 '류선재'다.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이 5%대로, 시청률로 본다면 큰 흥행작은 아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빼놓고서는 2030여성들과 대화할 수 없을 정도로 화제성은 꽉 잡았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온라인에는 '현실에 왜 이런 남자가 없냐'며 토로하는 성토 글이 가득 차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 '류선재(변우석)'는 여주인공 '임솔(김혜윤)'의 덕질 대상이다. 드라마는 최애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을 안 임솔이 최애를 되살리기 위해 과거로 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다. 과거로 갔는데 알고 보니 최애의 첫사랑이 나(임솔)였고, 15년간 순애보를 지킨다는 설정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설정에 몰입감을 부여한 것은 류선재로 분한 배우 변우석의 매력이었다. 조각 같은 외모는 아니지만 훤칠한 키에 하얀 얼굴, 중저음의 듣기 좋은 목소리, 나만 바라봐줄 것 같은 달콤한 눈빛까지. 첫사랑의 두근거림을 상기시키는 소년과 남자 사이 그 어딘가의 청량함을 지닌 배우 변우석은 10대 소년에서 20대 대학생, 30대 유명 연예인을 맞춤옷처럼 소화했다.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변우석을 만났다. 그는 이번 드라마로 그가 원했던 '로코 천재' 타이틀을 거머쥐고도 극 중 선재처럼 겸손하고 다정한 모습이었다. 인터뷰 시작 전 노란 장미와 파란 우산을 1대1로 건넨 그는, 수 시간에 걸친 릴레이 인터뷰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눈을 바라보며 경청하고 심사숙고해 대답했다. 그의 미소는 모두를 따라 웃게 할 만큼 청량했다.

이제 드라마는 종영했고 '솔친자(임솔에 미친자)' 류선재도 떠났다. 그러나 우리에겐 아직 다정한 배우 변우석이 남았다. '연기 잘한다'는 이야길 듣고 싶다는 그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재 스틸컷. 보이밴드 모습/사진= mbc

△드라마에서 수영하고 노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직접 했나?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수영 2~3개월 배웠고 노래는 음악감독님이 잡아줘서 그 순간을 즐기면서 했다. 노래는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원래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클립스 멤버들에게도 도움을 받았다. 실제 가수 활동을 하는 친구들이다. 특히 인혁(엔플라잉 이승협)에게 도움을 받았다.

△인기가 신드롬 급이다. 실감하나?
-해외에서의 인기는 SNS 게시물 같은 것을 봤을 때 와닿는다. 내 인스타 팔로우 수가 2배가량 늘었다. 요새 회사에 가면 1시간 정도는 사인만 한다(웃음). 여기(인터뷰 장소)도 아침에 왔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팬들이 엄청 많이 와 있더라. 그리고 어제 뉴욕 타임스퀘어에 내 광고가 올라갔다. 살면서 인생에서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될까 싶다.

△이클립스 인기가 많은데 앨범도 나오고. 실제 활동할 가능성은?
-계속 좋아해 주시면 깜짝 음악방송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

△선재 캐릭터, 실제 변우석과 비슷한가?
-무언가에 집중하는 모습은 닮았는데 내가 (선재처럼) 서툰 것 같진 않다. 선재는 운동선수여서 표현이 투박하고 진솔되기도 하고. 좀 서툴지 않나. 나는 대학생 때도 표현을 거칠게 하거나 그렇진 않았던 것 같다.

△연기할 때 롤모델은
-특정인이 있진 않고 각본을 읽다가 어려운 점은 주변 스타일리스트에도 물어보고 감독님한테도 물어봤다. 리허설한 후 "괜찮아요? 과하지 않아요?" 물으면 더 하라고 말해주셨다. 중간에 개그 코드가 있는데 코미디도 잘하고 싶어서 어떻게 잘 살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선재로서 가장 행복했던 장면?
-16화에서 기억을 찾는 장면. 둘이 막혀 있던 게 뚫리는 순간. 이 순간부터 감춰져 있던 감정이 터지고 마음껏 사랑하는 감정을 내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델로 활동하다 배우로 전향했는데 어떤 일에 더 만족하나?
-둘 다. 내가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어하는 일이 뭘까 생각하다 한 일이다. 첫 번째가 모델이었고 다음이 연기였다.

△드라마에 본인 경험을 녹여낸 장면이 있다면?
-고등학생 때 친했던 친구랑 친구 아빠 차 타고 귀가할 때마다 MP3 하나로 둘이 나눠 들었는데 솔이랑도 그랬던 장면이 있다. 그때 기억이 나더라. 그땐 몰랐는데 진짜 청춘이었던 것 같다.

△상대역 김혜윤에 대한 생각은?
-그 친구가 준 에너지. 선재의 마음으로 툭 말할 수 있게 해주더라. 정말 고마웠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길게 촬영하니까 컨디션 조절이 안 되더라. 그럴 때마다 먹을 것 챙겨주고 에너지 계속 올려주고, 현장에서 맨날 젖어서 추울 텐데도 웃고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 가여웠고 고맙고, 기대가 됐다. 혜윤이가 솔이를 연기해줘 너무 고맙다.

△촬영 때 어려웠던 것?
-나이대가 다 다르다. 나이가 19세, 20세, 34세로 바뀔 때마다 톤이나 감정을 삭제하고 다시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 특히 15년 기억을 잃었다가 다시 다 떠오른 것을 연기하는 순간이 어려웠다. 감정 표현을 어느 정도까지 할지 고민이 많아서 감독님이랑 상의했다.

△김혜윤과 큰 키 차이로 설렘을 유발했다. 앞서 '어쩌다 발견한 하루' 상대배우인 로운과 이재욱도 장신이고 김혜윤의 남자들로 불린다. 그들과 차별화되는 매력은?
-외적인 부분보다는 솔과 선재의 감정을 더 집중해서 봐주시는 것 같다. 굳이 꼽자면 신체 부위에서는 입술이 가장 맘에 든다. 예전엔 콤플렉스였다.

△아침에 거울 보면서 무슨 생각하나.
-머리 감고 샤워하고 나왔는데 우연히 머리카락이 물에 젖어 예쁘게 모양이 잡혔을 때 (스스로)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매일 거울 보고 "잘생겼네" 이러진 않는다.

△인기를 얻고 나서 과거 이력이나 어릴 때 사진까지 다 나오고 있다. 부담스럽진 않나?
-올해 34살이고 연예계 활동을 13~14년 했는데 그 기간을 다시 봐주는 느낌이다. 제 삶의 반평생을 돌아봐 주는 느낌, 나라는 사람을 진짜 좋아해 주는 것 같아서 부끄러우면서도 정말 좋다.

(왼쪽부터) 까만 피부, 하얀 피부.

△신드롬급 인기는 처음인데 어떤 생각이 드는지?
-나는 스스로 채찍질하는 스타일이다. 상황에 빠져있는 편은 아니다. 다음 작품 얼마나 잘해야 할지, 고민이 되고 부담된다. (이번 드라마에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많이 봤다. 최선을 다해서 감정 표현이나 컨디션 조절, 발성법 등을 보완하자. 부담스러울 때마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팬미팅 예약에 70만명이 몰렸다는데 기분이 어떤가?
-나도 사실 팬 미팅 예매같이 해봤다. 예매 버튼을 눌렀는데 처음에 대기 5만명이 뜨는 줄 알았다. 그런데 50만명이더라. 그때 홍보팀이랑 다 같이 있었는데 이게 이럴 수 있나, 가짜인가 생각했다.

△10년 연기 생활 동안 일이 안 풀렸을 때도 있을 텐데 그 시간들이 어떤 의미가 있나?
-오디션에 많이 떨어지고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다. 그때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저를 잡아줬던 것 같다. 이 길이 맞나. 그런 고민을 할 때 주변에서 저를 끝까지 믿어주고,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해줬다. 이런 믿음과 응원이 원동력이 된다.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것?
-욕심이 많은 편이어서 '연기를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고. 아직 이제 시작인 것 갖고 갈 길이 멀다. 과연 내가 만족하는 날이 올까 하는 생각도 든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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