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는 이제 ‘국민 첫사랑’···9년 무명 변우석, 첫 주연작서 ‘청춘의 아이콘’ 되다
배우 변우석(33)은 신인이 아니다. 패션모델로 데뷔해 약 9년째 연기를 하고 있다. 모델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계기는 단순했다. ‘인생에서 더 재미있는 일은 없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졌을 때 연기가 떠올랐다. 마음은 간단히 먹었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100번 이상의 오디션에 떨어졌다. 오랫동안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조연으로 출연했다. 오랜 기다림 끝,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대본이 들어왔다. 남자주인공 류선재 역이었다. “글이 너무 아름다워서 꼭 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이 감정을 같이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사뿐 아니라 지문까지도 섬세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는 이 드라마를 통해 변우석은 단숨에 ‘첫사랑의 아이콘’이 됐다. 그를 지난 29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선재 업고 튀어>는 우연히 타임슬립을 하게 된 여자 주인공 임솔(김혜윤)이 자신이 ‘덕질’하던 밴드 이클립스의 멤버 류선재를 만나며 벌어지는 타임슬립 로맨스 드라마다. 극 중 등장인물들은 30대에서 10대로, 10대에서 20대로 끊임없이 시간을 오간다. 변우석도 예전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지금 상태로 6살쯤으로 돌아가서 부모님에게 ‘천재 아들’을 뒀다는 소리를 듣게 해주고 싶기도 했고,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할머니가 계셨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지난 <선재 업고 튀어>의 마지막 화를 보면서는 마음이 바뀌었다. “돌아가고 싶지 않아 졌어요. 타임슬립을 하면 새로운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게 재밌는 거잖아요. 그런데 드라마가 끝나고 느낀 감정이 너무 소중하고 좋아서, 지금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이번 드라마로 영화 <건축학개론>의 수지 같은 ‘첫사랑’의 이미지를 얻었다. 스스로도 인기가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사실 어리둥절해요. 저도 실감이 안나지만 주변 사람들도 잘 실감을 못 하는 것 같아요. ‘이게 진짜인가? 영화 <트루먼쇼> 같은 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다양한 얼굴을 보여줘야 하는 배우로서 ‘첫사랑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그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첫사랑’ 캐릭터 이전에 악역도 해봤거든요. 지금보다 훨씬 발전해야겠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요.”
그에게 ‘입덕’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과거 그가 출연했던 유튜브 콘텐츠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댓글에는 실제 타임슬립을 하는 것처럼 ‘선재야 나 여기까지 왔어’ 라는 댓글을 다는 이들도 많다. “제 지난 10년간의 모든 영상을 사람들이 보니까 저도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요. 이렇게까지 캐릭터에 공감하면서 연기할 수 있는 순간이 또 있을까 싶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연기에 관한 마음도 더 진지해졌다. 그는 “어떤 분이 ‘삶이 힘들었는데 드라마를 보며 행복해졌다’고 하는 걸 보며 누군가에게 그렇게 큰 감정을 줄 수 있는 게 이쪽 일이구나,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졌다”고 했다. ‘류선재’로 인기를 얻게 된 지금이 그에겐 “또 다른 시작 같은 느낌”이다. “사실 욕심이 좀 있는 편이에요. 지금보다 더 연기도 잘하고 싶고, 또 다른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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