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의 놀라운 교차점…조이엘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happy@mk.co.kr) 2024. 5. 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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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엘 작가의 신작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이 출간됐다.

짧지만 강렬하게, 인식을 파고드는 탁월한 이야기들로 매번 흥미진진한 인문학 재미를 선사해온 조이엘 작가는 이번에도 역사, 철학, 종교, 문학, 과학, 지리, 정치 등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들며 전작보다 더 아찔하고 통렬하게 164편의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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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에서 21세기 윤선도까지…멈출 수 없는 지식의 향연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시대를 관통하는 가치와 생각을 제시하는 책
조이엘 작가의 신작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 사진ㅣ섬타임즈
조이엘 작가의 신작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이 출간됐다.

짧지만 강렬하게, 인식을 파고드는 탁월한 이야기들로 매번 흥미진진한 인문학 재미를 선사해온 조이엘 작가는 이번에도 역사, 철학, 종교, 문학, 과학, 지리, 정치 등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들며 전작보다 더 아찔하고 통렬하게 164편의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은 퇴계 이황과 선조, 이괄, 허엽, 허난설헌, 광해군 등 역사의 언저리에서 그간 주목받지 못했거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인물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오늘날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엮어낸다.

특히 전반에 다룬 퇴계 이황의 생애 마지막 여정을 바탕으로 절묘하게 이어지는 풍성한 이야기들은 독자들에게 앎의 즐거움과 더불어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 책은 퇴계 이황과 2년 차 초보 임금인 선조의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어린 왕에게 퇴계는 ‘겸손한’ 왕이 되기를 바라며 마지막 충언을 쏟아낸 후, 생애 마지막 여정을 시작한다. 작가는 이를 따라가며 다양한 역사의 한 장면들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어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준다.

이야기는 어느덧 안중근 의사의 휘호로, 복잡한 파워게임에서 패배한 추사 김정희로 가지를 펼치다 퇴계가 죽고 17년 후에 태어나는 윤선도로 이어진다. 허균이 쓴 ‘호민론’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허난설헌인 허초희로, 이는 다시 2018년 서울대 논문으로 연결되어 ‘문화 자본’, ‘사회 자본’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렇듯 작가는 우리가 띄엄띄엄 알고 있던 지식이나 접점이 없을 것 같던 정보들을 날실과 씨실처럼 촘촘히 엮여 놀라운 연결고리를 발견해낸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가의 찰진 글 맛이다. 단편적인 지식이나 정보 전달이 아닌 오늘의 생생한 이야기와 메시지로 재가공해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인문학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작가가 촘촘히 새겨놓은 각주들도 이 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각주에 실어놓은 원문을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본문에 다 담지 못한 추가 정보는 물론, 함께 읽어보면 좋은 추천 책에 이르기까지 본문을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했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소설처럼 단숨에 술술 읽힌다. 읽을수록 생각이 차오르고 유연해진다. 역사의 파편들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퍼즐을 맞추듯 꿰어낸 결과물에는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오늘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책을 읽으며 단순히 지식을 얻기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저자 조이엘(@joy.joy.el)

서울대에 입학해 하루 종일 먹고, 놀고, 자면서 젊음을 낭비하다가 ‘인생의 책’을 만난 후 독서인으로 변신했다. 주 전공은 인문학이지만 다른 분야, 특히 과학을 좋아한다. 그렇게 책과 함께 30년쯤 살아보니 세 가지 깨달음이 왔다.

첫째, 노안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온다. 둘째, 고전보다 유익한 책이 꽤 많다. 셋째, 인명재처(人命在妻), 사람의 운명은 아내에게 달려 있다.

“저 책들 살 돈이면 제주도에 과수원 몇 개는 살 수 있지 않았어?”

제주 땅과 맞바꾼 ‘비싼’ 책들이니 혼자 끼고 있지 말라는 아내의 엄명에 제주 청소년들과 성인들에게 ‘고전보다 유익한 책’들을 소개하며 책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1센티 인문학’ ‘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 ‘아내를 우러러 딱 한 점만 부끄럽기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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