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응용수단 아닌 그룹 혁신”… AI 전환, CEO들이 앞장선다[AI 혁명, 현장을 가다]

김호준 기자 2024. 5. 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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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혁명, 현장을 가다 - (6)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등 AI 전략 논의
그룹 플랫폼 ‘아이멤버’ 도입
안전한 인공지능 서비스 제공
롯데마트, 딥러닝 기술 활용해
육류 단면 분석 상품성 개선 등
계열사별 자체 AI역량확보 분주
롯데마트가 충북 증평군 신선품질혁신센터에 설치한 인공지능(AI) 선별기(왼쪽 사진) 모습. 딥러닝 기반의 AI 장비가 삼겹살의 단면을 분석해 살코기와 지방의 비중을 확인, 과지방 제품을 선별한다. 오른쪽 사진은 신동빈(사진 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CEO AI 콘퍼런스’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장면. 롯데그룹 제공

“인공지능(AI)을 단순한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여겨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의 AI 전환 전략을 이처럼 설명했다. AI를 업무에 응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그룹사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에 롯데는 지난 3월 ‘AI+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CEO AI 콘퍼런스’를 열었다. CEO가 먼저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비즈니스에 적용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콘퍼런스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롯데지주 실장, 그룹사 CEO 등 110여 명이 참석해 AI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과 CEO의 역할을 논의했다. 롯데가 CEO를 대상으로 대규모 AI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AI 전환에 대한 신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외부에 보인 것으로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AI 전략을 수립하는 ‘AI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의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의 강력한 의지 속에 지난해 9월 출범한 AI TF는 데이터 유출 없는 AI 보안 기반 구축과 그룹 데이터 수집, 활용 플랫폼 구축, 그룹 특화 AI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AI TF는 계열사 AI 전담 조직과 함께 그룹의 AI 전략에 맞춰 각 사업의 핵심 역량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AI 전환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임직원들의 ‘AI 수용성’ 높이기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가 개발한 그룹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 도입이 대표적이다. 아이멤버는 AI와 동료를 의미하는 영어 ‘멤버’를 합쳐 업무를 함께하는 동반자라는 뜻을 담았다. 아이멤버는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안전하게 활용하면서도, 자체 데이터를 학습하는 그룹 특화형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체 보안 알고리즘을 적용해 기업 내부 정보의 유출 위험을 차단하면서도 임직원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AI 서비스 사용 환경을 돕는다.

또 문서 번역 및 요약, 코드 생성, 홍보문구 작성 등 서비스도 지원한다. 회사 규정이나 경영 정보에 대한 질문에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답변하는 대화형 서비스도 PC와 모바일에서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각 계열사에서는 아이멤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활용법 강의를 진행하고 지침도 배포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아이멤버 누적 사용량은 지난 4월 기준 115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멤버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AI 기업 업스테이지가 주최하는 한국어 초거대 언어 모델 리더보드 ‘Open Ko-LLM’에서 1위를 차지하며 한국어 이해력과 추론, 상식 생성 능력 등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계열사들도 자체 AI 역량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유통에 특화된 생성형 AI 추진체인 ‘라일락’(LaiLAC)을 구성,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만이 가지고 있는 국내 최대 수준의 4200만 소비자 데이터를 자산으로 AI 기술의 유통 사업 연계, 데이터 커머스 등을 통해 새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단계적으로 광고 제작 자동화, AI 기반 소비자 상담 등 리테일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롯데마트에서는 이미지 영상을 기반으로 객체를 분석하는 딥러닝 기술 ‘Vision AI’를 활용해 삼겹살 단면을 분석, 살코기와 지방 비율을 추론해 상품성도 개선했다.

/ 제작후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포스코, 롯데, 한화, 이마트, KT, CJ, 대한항공, 카카오, 네이버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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