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조 `쩐의 전쟁`… `머스크 보상안`에 반대 확산
지난 2018년 테슬라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 대해 총 560억달러(76조7000억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부여했다. 천문학적 액수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준 것이다. 이른바 '560억달러 보상 패키지'를 놓고 미국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테슬라는 지난 2018년 머스크에 대한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다.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적법 절차를 거쳤다.
소액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 잠정 승소했다. 상황이 뒤집힐 수도 있다.
이 소송의 최종 판결은 원고 변호인단에게 지급할 법률 수수료에 대한 심리 결과 등과 함께 오는 7월 내려질 예정이다.
테슬라 이사회는 여전히 보상안을 지지하고 있다. 테슬라 이사회가 친(親) 머스크 인사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이 보상안을 재승인하는 안건을 오는 6월 13일 열리는 주총 투표 안건으로 올렸다.
주식의결권 자문사에 이어 미국 최대 연기금 대표도 반대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미국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의 마시 프로스트 최고경영자(CEO)는 29일(이하 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아직 테슬라와 대화하지는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그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 보상안이 회사의 실적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캘퍼스 CEO의 이런 언급이 테슬라의 머스크 보상안에 대한 반대 여론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캘퍼스는 테슬라 주식 약 950만주를 보유해 테슬라의 상위 30대 투자자 중 하나다.
앞서 미국의 주요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도 최근 테슬라 주주들에게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을 거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글래스 루이스는 머스크에 대한 보상이 지나치게 큰 규모이며 스톡옵션 행사 시 테슬라의 주당 가치가 희석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에 지난 28일 테슬라 주가가 1%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이 최대 주주인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는 캘퍼스의 프로스트 CEO 발언에 대해 "(보상안의) 모든 계약상의 이정표가 달성됐으므로 그녀가 말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캘퍼스는 그들의 말을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엑스 게시 글을 통해 "25%의 의결권(지분) 없이 테슬라를 인공지능(AI) 및 로봇 공학 분야의 리더로 성장시키는 것은 마음이 불편하다"며 이 정도의 지분을 갖지 못한다면 "테슬라 외부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머스크는 오는 11월 미 대선에 출마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재입성 시, 정책 자문역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 낙선을 위해 기업인들과 '반(反) 바이든 연대'를 구성하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밀착을 가속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성공 시 머스크가 국경 안보, 경제 정책과 관련해 공식적인 정책 제안을 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그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머스크가 맡을 가능성이 있는 행정부 자문역은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아이작 펄머터 전 마블 회장이 맡았던 역할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11월 대선에서 부정 투표 및 개표를 막기 위한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 개발 계획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브리핑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가의 행동주의 투자자이자 억만장자인 넬슨 펠츠가 브리핑에 함께 참여했다.김화균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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