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입에 낚싯바늘 꽂힌 새끼 돌고래…“사람 보면 달아나”

김지숙 기자 2024. 5. 2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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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도구가 몸에 걸려 6개월째 고통받고 있는 새끼 제주 남방큰돌고래 '종달'을 유인해 낚싯바늘·낚싯줄을 제거하고 상처를 치료하는 긴급 구조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구조단)은 "4월8일 긴급 구조 시도 이후 5월24일에도 온종일 구조 작업을 진행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현재 바다 날씨, 파도 높이, 종달이의 컨디션 등을 고려해 이른 시일에 다시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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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24일 구조 실패…“종달이 주변서 드론 자제를”
제주 해역 ‘해양보호구역’ 지정 서명운동 진행
지난해 11월 초 폐어구로 고통받고 있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가 발견됐다. 지난 1월 낚시줄 일부를 끊어냈지만, 여전히 입과 꼬리에 낚시도구들이 얽혀있는 상태다.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 제공

낚시도구가 몸에 걸려 6개월째 고통받고 있는 새끼 제주 남방큰돌고래 ‘종달’을 유인해 낚싯바늘·낚싯줄을 제거하고 상처를 치료하는 긴급 구조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구조단)은 “4월8일 긴급 구조 시도 이후 5월24일에도 온종일 구조 작업을 진행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현재 바다 날씨, 파도 높이, 종달이의 컨디션 등을 고려해 이른 시일에 다시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남방큰돌고래 ‘종달이’의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이 지난 24일 ‘분리형 후프넷’으로 구조 시도를 벌이고 있다.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 제공

앞서 구조단은 1월29일 종달이의 꼬리지느러미에 길게 늘여져 있던 2.5m가량의 낚싯줄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여러 차례의 구조 시도에도 입 주변에 걸린 낚싯바늘과 꼬리지느러미에 남은 낚싯줄 제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관찰된 종달이는 잠수나 유영을 못한 채 수면 위에서 1~3분간 가만히 머무는 등 이상행동을 10여 차례 반복했다.

구조단은 제주에서 돌고래 보호·연구 활동을 벌여온 핫핑크돌핀스,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가 연합한 단체로 해양수산부와 제주도청의 승인과 협조를 얻어 종달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구조단이 해양수산부, 제주도청,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등 관계 기관과 구조법을 논의한 결과, 이번 구조에서는 종달이 포획과 치료를 하루 안에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1월29일 낚싯줄 제거 전 ‘종달이’의 모습. 구조단이 수거한 낚싯줄은 길이 250㎝, 무게 196g으로 확인됐다.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 제공

포획에는 ‘분리형 후프넷’(분리형 고리그물)이 활용된다. 분리형 후프넷은 돌고래가 호흡을 위해 수면에 올라왔을 때, 구조자가 그물을 빠르게 내려 포획하는 장비로, 종달이가 그물망에 들어가면 그물망이 프레임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종달이가 포획되는 방식이다.

종달이의 포획과 동시에 구조단은 바다에 ‘부력 매트’를 설치해 대기하고 있던 수의사와 아쿠아리스트가 낚시도구 제거 및 치료를 한 뒤 바로 바다로 돌려보낸다는 계획이다. 치료와 처치는 해양동물 구조치료전문기관인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 맡게 된다.

선박에 의해 상처 입은 돌고래의 등지느러미. 핫핑크돌핀스 제공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는 29일 한겨레에 “종달이의 구조가 시급해지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러 방법이 제기되고 있지만, 상처 입은 돌고래에게 미치는 스트레스, 고통, 포획 트라우마를 최소화할 수 있는 비침해적 구조법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며 “분리형 후프넷을 통한 구조를 위해 지난 몇 개월 동안 종달이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구조 장비 사용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은 남방큰돌고래와 해양생물들의 안전한 서식지 보호를 위해 ‘해양보호구역’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구조단은 종달이의 제한된 움직임과 어미 돌고래의 행동, 무리에 끼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른 시일에 다시 구조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구조 일정과 종달이의 위치, 상태 등은 비공개할 방침이다. 종달이의 구조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이를 촬영하려는 취재진이 늘어나며 종달이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구조단은 “최근 종달이가 선박 접근과 드론 소음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빠르게 잠수하고 거리를 벌리는 등 이전보다 강한 회피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조단 선박과 종달이 주위에서 드론 운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구조단은 폐어구, 플라스틱, 해양 쓰레기, 선박 관광 등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남방큰돌고래와 해양 생물들을 위해 제주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을 진행 중이다. 해양보호구역은 특별히 보존할 가치가 있는 특정 공유수면의 해양생태계와 해양생물을 국가나 지자체가 지정하고 관리(해양생태계법 제2조 제14호)하는 것을 말한다. 서명은 ‘남방큰돌고래의 날’인 7월20일까지 진행되며, 모인 서명은 이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제출된다. 참여 방법은 ‘제주 돌고래 서포터즈’(@jejudolphin_supporters)를 참고하면 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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