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홍병원, 인공신장실 폐쇄 ‘일방적 통보’… 투석환자 ‘날벼락’

오민주 기자 2024. 5. 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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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 시설 누수 이유, 운영 중단... 권선구 혈액투석 유일 종합병원
100여명 환자, 일주일전 통보 ‘분통’... 병원 “두 달간 정비, 재개 노력”
27일 수원 화홍병원 인공신장실 입구에 운영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오민주기자

 

수원 화홍병원이 내부 공사를 이유로 인공신장실 운영을 중단하기로 해 투석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병원 측이 운영 중단 알림을 일주일 전에 통보하면서 이틀에 한 번씩 투석해야 하는 환자들이 제때 진료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환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특례시 권선구의 지역거점 종합병원인 화홍병원이 지난 24일 인공신장실 내부공사를 이유로 이달까지만 운영한다고 환자들에게 통보했다.

화홍병원 인공신장실은 30병상 규모로, 현재 100명이 넘는 혈액투석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운영 중단을 통보받은 환자들은 병원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주기적으로 병원에서 투석해야 하는 환자들이 일주일 안에 새로운 병원을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콩팥의 기능이 떨어진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경우 혈액 속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일주일에 3회, 매회 4~5시간 동안 투석을 필수로 해야 한다.

만성신부전 환자 A씨(49·여)는 “일주일 전에 막무가내로 인공신장실 운영을 중단한다고 통보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이틀에 한 번씩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사람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치냐”고 호소했다.

신장 장애를 가진 환자 B씨(67)도 “만성신부전증뿐 아니라 뇌경색도 있어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화홍병원 근처로 이사까지 왔다”며 “권선구 내에는 혈액투석을 하는 유일한 종합병원인데, 갑자기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한다니 눈앞이 깜깜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화홍병원 측은 인공신장실 내부 공사로 인해 운영을 잠정 중단하는 것이지, 폐쇄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화홍병원 관계자는 “인공신장실 내부 정수 시설에 누수가 발견돼 부득이하게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면서 “2달간 시설 정비를 할 계획이며, 최대한 빨리 정상 운영을 재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혈액투석이 가능한 인근 병원을 알아보고 환자들에게 안내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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