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시즌2, 이번엔 우주로...에스파 첫 정규 ‘아마겟돈’

선공개곡 ‘슈퍼노바’ 주요 차트 1위 장악
다중 우주에서 또 다른 나 만나는 세계관
민희진-방시혁 ‘밟으실 수 있죠?’ 카톡 공개에
“정규 잘되려나보다 생각했다” 심경 털어놔

27일 데뷔 4년 만의 첫 정규음반 ‘아마겟돈’을 발매하는 그룹 에스파. 이날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더블 타이틀곡 ‘아마겟돈’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복고풍 이지리스닝이 대세로 자리 잡은 듯했던 K팝 시장에 에스파의 ‘쇠맛’이 제대로 먹혔다. 지난 13일 선공개된 ‘슈퍼노바’가 국내 주요 음원 차트를 휩쓸면서다. 에스파는 슈퍼노바를 포함해 총 10개의 신곡을 담은 첫 정규음반 ‘아마겟돈’을 27일 오후 6시 공개하며 대세 흐름을 이어간다는 포부다. 미니·싱글 형태로 곡을 발표했던 이들에겐 데뷔 4년 만의 첫 정규 음반이다.

타이틀곡 ‘아마겟돈’은 강렬한 신스 베이스 사운드가 깔린 올드스쿨 힙합 댄스 장르다. 데뷔 초기 ‘블랙 맘바’ ‘넥스트 레벨’ 강렬한 전사 이미지로 디지털 세계의 분신인 ‘아이 에스파’와 함께 활동한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내걸었던 이들은 이번 음반에서 ‘세계관 시즌2’를 구축에 나선다. 이번엔 다중 우주에서 또 다른 나를 맞닥뜨리고, ‘나는 오직 나만이 정의할 수 있다’는 주체적 콘셉트를 보여준다.

이지리스닝 대세 속 ‘쇠맛’ 뚝심 지켜
멤버들 “에스파다운 색깔, 차별점 됐다”
CD플레이어 판매 등 마케팅도 화제

강렬한 사운드에 쨍한 보컬을 살린 에스파 음악과 다소 무거운 콘셉트는 요즘 ‘쇠맛’이라는 표현으로 통용된다. 멤버 지젤은 “우리만의 색깔을 가져가는 것에 대중들도 반갑게 받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조금 이상한 4차원의 매력을 다시 보여드리게 됐다”고 했다. 멤버 카리나는 “‘쇠일러문’(쇠맛과 세일러문의 합성어)이라고 불러주신 것도 기억에 남는다”며 “이런 밈(인터넷상 유행어)을 많이 만들어달라”고 했다.

“세계관이 있을 때 장점은 표현할 수 있는 게 무한하고, 우리만의 색깔이 확실히 잡혀있다는 거예요.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단점은 초반의 부끄러움.(웃음) 그걸 표현하는 데 있어서 뻔뻔함이 요구되거든요. 이제는 4년 차가 돼보니 많이 뻔뻔해졌어요. 그래서 단점보다 장점이 많습니다.”(카리나)

음반에 실리는 총 10곡의 신곡 중 ‘리코리시’ ‘롱 챗’ ‘리브 마이 라이프’ 등은 타이틀곡과 달리 귀엽고 경쾌한 느낌으로 구성해 다채로운 그룹의 매력을 살렸다. 멤버 윈터는 “첫 정규음반이니 가장 에스파다운 것에 중점을 맞춰 준비했다”고 했다. 카리나는“이지리스닝, 하드리스닝을 떠나 우리 색깔을 유지하자는 생각이 컸다”고 덧붙였다.

27일 데뷔 4년 만의 첫 정규음반 ‘아마겟돈’을 내는 그룹 에스파가 ‘볼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에스파는 최근 불거진 이슈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앞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민희진 어도어 대표에게 ‘에스파 밟으실 수 있죠?’라고 보낸 카카오톡 대화가 지난달 공개된 것. 민 대표와 하이브의 경영권 분쟁 와중에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공개했다. 이에 관한 기자 질문에 카리나는 “저희도 인지하고 있지만 그냥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슈퍼노바’라는 곡으로 여러모로 사랑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또 뉴진스와의 경쟁 구도에 대해선 “최근에 그 그룹 분들(뉴진스 멤버들)과 음악방송에서 만나 대기실에서 하트를 주고받았다”면서 “걱정하시는 그런 부분은 전혀 없고 너무 좋은 동료로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윈터도 일련의 이슈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보다 ‘우리 첫 정규 음반이 잘 되려나 보다’ 이렇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멤버 닝닝은 “저희는 (다른 그룹과) 경쟁한다기보다 우리 자신의 예전 모습과 경쟁하고 발전하는 것 같다”며 “모든 아티스트가 각자 색깔과 매력이 있으니 비교할 수도, 대체할 수도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에스파의 이번 음반은 휴대용 CD 플레이어(CDP)와 함께 구성된 버전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더이상 CD를 듣지 않게 된 요즘 CD와 CDP를 같이 파는 깜짝 기획을 선보여 품절대란을 일으켰다. 윈터는 “이 자리를 빌려 말하자면 저희도 CDP를 갖고 싶다. 물량을 좀 더 늘려서 저희와 부모님들, 팬분들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회사를 향해 제안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에스파는 음반 발매에 이어 다음 달부터 단독 콘서트 ‘2024 에스파 라이브 투어 - 싱크 : 패러렐 라인’에 나선다. 다음 달 29~30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호주 총 14개 지역 무대에 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