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변종 감염 예방 원리 규명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여러 번 접종했을 때 오미크론 변종에 대한 면역반응이 발달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향후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예방하는 백신 접종 전략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박완범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백신 3차 접종이 체세포 과돌연변이 증가를 유도해 코로나19 항체의 특이성을 확대하고 다양한 변종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10일 게재했다. 

기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것과 동일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정보를 체내로 전달한다. 이후 체내 면역세포가 스파이크 단백질에 노출되면 항원(바이러스)과 결합해 감염을 중화(무력화)시키는 항체를 만든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원형 백신 3차 접종은 오미크론 변종 감염 예방에도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종에 노출된 적 없는 면역세포에서 다회 접종 후 항체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화이자의 mRNA 백신 3차 접종자 41명의 혈액을 총 6회에 거쳐 채취했다. 1차 접종 전 1회, 2차 접종 전 1회, 3차 접종 전 3회, 3차 접종 후 1회 등 샘플을 얻었다. 이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방법으로 백신 접종에 따른 코로나 항체의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백신 반복접종 후 형성된 항체에서는 항원과 결합하는 부위의 유전자 구조에 발생하는 돌연변이인 ‘체세포 과돌연변이’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체는 특정 항원에만 결합하는 특이성이 있는데 체세포 과돌연변이가 발생한 항체는 여러 항원에 결합할 수 있어서 다양한 변종에 대응이 가능하다. 

실제로 백신 접종 횟수가 증가할수록 코로나19 항체가 대응할 수 있는 바이러스 종류도 다양해졌다. 2차 접종 후 이들의 항체는 야생형 바이러스 및 알파, 베타, 감마 주요변이에 대항할 수 있었다. 3차 접종 후에는 오미크론 하위 변종들에도 대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백신 다회 접종으로 유발된 체세포 과돌연변이가 바이러스 항원에 대한 항체의 특이성을 확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변화는 오미크론 변종 감염에 대응하는 메커니즘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치매연구센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4단계 BK21 사업, 한국연구재단, 서울대병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의 변종 감염 예방 원리를 밝혀낸 연구진. 왼쪽부터 서울의대 박서령 연구원, 서울대 공대 최재원 연구원,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김승택 박사,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박완범 교수, 서울의대 오명돈 명예교수(전 서울대병원 교수), 서울대 공대 권성훈 교수,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정준호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