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지났나?…韓‧中 묘한 기류에 ‘한류株’ 들썩

조문희 기자 2024. 5. 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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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중 정상회의에 한한령 해제 기대감까지
식품‧화장품‧엔터 등 ‘한류 수혜株’ 급등세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최근 횡보 흐름을 보이는 한국 증시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나타낸 종목들의 공통점은 '한류'다. 삼양식품이나 빙그레 등 식품주나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주, 에스엠과 하이브 등 엔터테인먼트주는 잇따라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들 업종은 대표적인 'K팝' 수혜주로 꼽힌다.

이들 K팝 수혜 업종은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타고 지난 1분기 대부분 호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한·일·중 정상회의가 4년여 만에 재개되는 동시에 한한령(중국의 한류 콘텐츠 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번지면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선 이들 종목을 집중 조명하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 일러스트 정찬동

中에 다시 'K콘텐츠' 열풍 불까

27일 오후 1시50분 현재 국내 증시에서 '방송과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전일 대비 1.8% 올랐다. 전체 업종 가운데 12위에 해당한다. 해당 업종은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와 콘텐츠 제작·배급 업체, 방송 미디어 관련 56개 사를 묶어놓은 지표다.

종목별로는 에스엠이 6.3% 크게 오르고 있다. 에스엠 주가는 오전 장중 한 때 10.6% 급등한 10만700원까지 올랐다. 에스엠은 지난 23일부터 현재까지 18%가량 급등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10만원 선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도 9.4% 크게 올랐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 6.2%, JYP Ent.도 5.0% 올랐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번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당국은 한국 가수 '세이수미'의 베이징 단독 공연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한국 가수의 공연을 허가한 것은 2016년 7월 사드 배치 이후 처음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 가수가 중국 본토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8~9년 만에 처음이라 K팝 아이돌 그룹에 수혜가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한류 콘텐츠 제작·배급사인 CJ ENM의 주가도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CJ ENM 주가는 이날 오전 장중 한 때 전장보다 6.6% 오른 9만4900원을 터치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등 드라마 콘텐츠가 화제 몰이에 성공한 영향이다. 이밖에 CJ그룹은 올리브영, 푸드빌, CGV 등 자회사 모두 매출 증진에 성공했다. 하나증권 연구원은 "CJ그룹은 최근 북미에서 불고 있는 K-wave(한류) 수혜를 톡톡히 향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양식품의 대표 라면 '불닭' 시리즈(왼쪽)와 빙그레의 유명 아이스크림 '메로나' ⓒ연합뉴스

아시아 넘어 북미권으로 번진 'K-푸드'의 '저력'

한류 열풍은 엔터테인먼트 영역을 넘어 식음료와 화장품 산업 전반으로도 번진 상태다. 시장도 아시아권을 넘어 북미권으로까지 확대됐다. 특히 불닭볶음면과 메로나 등 'K푸드'의 인기에 식품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삼양식품 주가는 올해 들어 150%가량 올랐다. 빙그레도 61.6% 올랐다. 두 회사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에서 각각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235%, 65%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주와 관련해 "전세계 K푸드 열풍이 지속되며 음식료 업종의 중요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메인 유통 채널 입점, 현지화 상품 라인업 추가 등이 맞물려 하반기 음식료 업종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화장품주도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은 올해 들어 25.9% 올랐다. 아모레퍼시픽도 25.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8% 오르고, 코스닥 지수는 2.9%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주에 대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수요세가 강하게 유지되는 상황 속에서 한국과 일본을 넘어 다른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부터 개최된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은 경제‧문화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3자 회의가 열린 건 2019년 이후 4년5개월여 만이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중 3국의 정부와 기업이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역내 교역과 투자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기점으로 중국과의 관계 복원이 이뤄질지 재계의 초점이 쏠렸다.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함께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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